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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류청 히든K 편집장, 장은상 스포츠동아 기자, 편집실

#1 K리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팬들과 함께하는 친환경 캠페인

일상, 지속, 데이터 기반···
K리그의 친환경 키워드

모든 야외 스포츠는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날씨가 궂거나 비가 내리면 경기할 수 없는 종목도 많다. 장대비가 내려도 하는 축구는 그중에서 가장 변동성이 적은 종목이지만, 최근 들어 사회적인 공감대가 변하면서 새로운 기준을 받아들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8년 미세먼지 규정을 신설했다. 2021년에는 K리그와 하나은행, 그리고 K리그의 후원사와 구단들이 모두 참여해 ‘친환경 탄소중립리그’로의 비전을 선포했다. 동시에 유엔기후변화협약에도 참가했다.

K리그가 친환경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이에 관련된 비전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 ESG 개념을 빠르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2011년 3월에 환경부 그리고 K리그 서포터즈 연합이 공동으로 녹색응원문화 정착을 위한 ‘Me First! Green Shouting!’ 캠페인을 전개했다. ‘경기장 방문 시 대중교통 이용·친환경 운전’,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응원 도구 사용·Clean Time으로 5분간 내 자리 청소하기’, ‘일회용품 사용 자제’, ‘일회용 색종이·휴지 폭탄 응원 자제’ 등을 내용으로 했다.

연맹은 경기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량을 줄이기 위해 쓰레기 분리배출 캠페인을 진행하며, 함께 그린(GREEN) K리그를 만들어가고 있다. ©K리그 연맹은 경기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량을 줄이기 위해 쓰레기 분리배출 캠페인을 진행하며, 함께 그린(GREEN) K리그를 만들어가고 있다. ©K리그

지속가능한 프로축구를 위한
K리그의 환경 캠페인

축구는 환경 요인을 적게 받는 야외 스포츠지만, 최근 기후 변화가 극심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 유소년 축구 구단들은 매 시즌 날씨의 영향으로 5주를 뛰지 못한다고 한다. 친환경을 비즈니스가 아니라 생존 혹은 일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연맹 전략사업팀 정성 프로는 “작년 캐나다에서 발생한 큰 산불로 인해 북미 프로스포츠 경기가 줄줄이 취소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 대형 산불도 고온 건조해진 날씨로 인해, 즉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외에서 진행하는 축구는 점점 더 환경의 영향을 받게 될 겁니다. K리그의 친환경 캠페인은 프로축구가 지속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연맹이 소속 K리그 구단에 친환경 활동을 의무화(아직 권장 사항이다)하지 않았음에도 많은 구단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수원삼성, 제주유나이티드, 대전하나시티즌은 온실가스 배출량에 관심을 보이면서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는 노력을 다양한 형태로 진행 중이고, 부천FC와 김포FC는 팬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환경 캠페인을 진행한다.

친환경 구단 운영을 선도하는
K리그 그린위너스, 수원삼성블루윙즈

수원삼성은 이런 움직임에 적극적인 팀이다. 2021년에 이어 2023년에도 ‘K리그 그린위너스’ 상을 받았다. 김민우 프로는 “저희 구단은 주도적으로 자체 기준을 설정하고 ESG 경영 방침을 수립하여 친환경 구단 운영에 있어 바람직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선도적 역할을 하고자 했습니다”라며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명한 목표를 두고 체계화하여 진행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과 수원 구단은 ‘RE100 캠페인’ 협약을 맺었다. RE100은 Renewable Electricity(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이다. 김민우 프로는 “해당 협약에 따라 지난 시즌 열린 수원의 홈경기에선 재생에너지가 사용됐고, 이에 따라 약 165t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연맹이 2023년에 진행한 경기일 분리수거율 높이기 캠페인 ‘다시쓰기 스타디움’과 유사하게 수원(푸른새싹)과 제주(그린포인트) 등이 진행한 캠페인도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인상적이다. 수원 김민우 프로가 말한 “친환경 캠페인은 철학보다는 쉽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하다”라는 부분에 맞닿아 있다. 집에서도 하는 분리수거를 통해 재생원사로 만든 티셔츠를 어린이 2,500명에게 나눠줄 수 있고(수원), 경기장에 가면서 투명 페트병을 들고 가서 캠페인에 참여(제주)하고 포인트도 확인할 수 있다니 얼마나 손쉬운가.

투명 페트병으로 만든 ‘푸른새싹 친환경 티셔츠’를 지역 어린이들에게 증정하는 수원삼성의 ‘푸른새싹 캠페인’. ©수원삼성블루윙즈

그린 워싱은 없다, 데이터는 있다
환경보호효과를 데이터로 관리

사실 ESG, 친환경, 탄소중립을 외치는 국가와 기관 그리고 단체는 많다. 문제는 이런 활동이 그저 이벤트에 그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소위 ‘그린 워싱’이다. K리그는 이런 노력이 ‘그린 워싱’이라는 오명과 만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래서 환경보호 효과를 데이터로 관리하고 이를 ‘2023 K리그 온실가스 측정 보고서’로 발행, 각 구단과 공유하고 있다. 또한 아직은 강제 요소는 아니지만 2024년부터는 K리그 클럽라이선싱에도 환경데이터 제출을 포함했다.

“2023년 측정은 Scope1, Scope2, 물, 폐기물 영역만 진행했는데, 점진적으로 참여 구단과 측정 범위를 넓혀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K리그가 환경 데이터를 통해 실질적인 개선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연맹 정성 프로의 답변이다.

친환경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다. 연맹과 각 구단 담당자가 모두 말한 대로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해서, 실질적인 개선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2023 K리그 온실가스 측정 보고서 ©K리그

K리그의 친환경 캠페인은
프로축구가 지속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입니다.
많은 구단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팬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환경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2 KBO 친환경 응원용품 및 다회용기 사용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조성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조성에 앞장
두산 베어스

국내 프로야구는 친환경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가장 모범적으로 보인 사례다.

지난 2023년, 환경부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조성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이후 KBO리그 10개 구단은 야구장에서 막대풍선 등 비닐류 응원용품 사용 금지, 다회용 컵 활용을 통한 일회용컵 사용 줄이기, 쓰레기 배출 수거 운영 체계 개선 등의 다양한 방안으로 친환경 비즈니스를 확립해 가기 시작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두산 베어스는 환경부와 KBO의 자발적 협약이 이뤄지기 전인 2022년부터 이미 친환경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있었다.

박정준 구장관리팀장은 “두산은 2022년 하반기에 서울특별시와 다회용기 사용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2023년부터는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고자 잠실구장 식음료관리 업체인 ‘아모제푸드’와 함께 다회용기 사용을 자체적으로 시행했다”고 말했다.

올해도 잠실구장에서의 친환경 비즈니스는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두산과 함께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 트윈스도 팔을 걷고 나섰다.

박 팀장은 “두산과 LG,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의회, 아람코 코리아, 서울지역자활센터협회, 아모제푸드는 올해 다회용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잠실야구장 다회용기 프로그램 협약을 맺었고, 이는 현재까지도 잠실구장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두산은 구단 마케팅팀이 스폰서와 연계해 야구장에서 배출되는 페트를 수거해 구단 굿즈 상품으로 제작하는 방안을 기획하고 있다. 또한 고려대학교 환경동아리인 ‘IGreen’의 환경캠페인 활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두산 베어스

©서울시

친환경 제1야구장
KT 위즈

수원KT위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KT 위즈는 10개 구단 중 ‘친환경 제1야구장’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친환경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했다. 배태한 마케팅지원팀장은 “야구장의 연간 폐기물이 2,203t이나 된다는 점을 파악하고선, 우리 팀 역시 야구장 환경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KT 역시 두산과 마찬가지로 연고 지역과의 협업을 활성화해 친환경 비즈니스 사업 효율을 높여 왔다. 2023년에 모기업인 KT (AI/DX융합사업부문 그린DX사업담당/ESG추진담당)와 진행했던 ‘KT 탄소중립 프로젝트’에 이어 수원시 청소자원과와 함께 다회용기 사용 사업을 실시했다.

이로써 구단은 팬들에겐 자발적 탄소 중립 행동과 친환경 활동을 경험하게 하고, 다회용기 사용에 앞장서는 매장엔 일회용품 구매비용 절감, 친환경 음식료 판매 이미지 제고 등의 기대 효과를 보게 만들었다. 구단 역시 일회용품 처리 비용 절감, 친환경 구장 이미지 실현 등으로 친환경 비즈니스 효율을 높였다.

쓰레기 분리 배출 수거를 통한 폐기물 저감 활동 역시 적극 장려했다. KT는 기존 쓰레기통을 모두 일괄 세척한 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음식물 배출용 쓰레기통까지 추가로 구입해 쓰레기통 5개 세트(일반 배출 2개, 재활용 2개, 음식물 1개) 운영을 실시했다.

배 팀장은 “폐기물 감소를 위해 실시한 다양한 방안이 야구장 폐기물을 전 시즌 대비 15% 이상 감소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비용으로 계산하면, 1톤 당 처리 비용을 40만 원으로 계산해 약 1,200만 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팬과 함께하는 친환경 활동까지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KT 탄소 중립 앱’ 다운로드를 권장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함과 동시에 다회용기 사용을 인증하는 이벤트를 마련했고, 지난 5월엔 청년 환경 서포터즈 ‘푸른문간’과 함께 수원KT위즈파크 ‘플로깅’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플로깅은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친환경 활동을 말한다.

이제까지 사회공헌적 성격이 강했던 프로스포츠 산업의 친환경 비즈니스는 어느덧 경영 효율성까지 더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현장의 다양한 고민 끝에 첫 단추는 잘 꿰졌다. 이제부터는 효율성을 쌓아 가는 단계다. 성적 못지않게 치열하게 챙겨야 하는 친환경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 시작했다.

©kt 위즈

#3 KBL, WKBL, KOVO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각 리그·구단별 노력

©원주DB

[원주DB프로미]
선수 유니폼 재활용

원주DB프로미는 매시즌 종료 후 폐기했던 경기장 내 배너 현수막과 선수 유니폼을 재활용해 친환경 카드지갑 및 에코백을 제작했다.

©SK

[서울SK나이츠]
‘스포츠 ESG’ 팀 플레이

모기업 SK그룹 내 스포츠 구단인 서울SK나이츠는 친환경 유니폼·응원도구·굿즈 사용의 확대, 지역사회 환경 정화를 위한 플로깅 행사, 1회용 컵을 줄이기 위한 ‘No Plastic 캠페인’을
시행 중이다.

©청주KB국민은행스타즈

[청주KB국민은행스타즈]
그린 스포츠 얼라이언스 최초 가입

청주KB국민은행스타즈는 ‘그린 스포츠 얼라이언스’에 지난 2021년 국내 최초 회원으로 가입,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 활동을 약속했다. 이에 업사이클링 파우치 및 텀블러를 제작하기도 하고, 팬들과 함께 새활용 기부행사 및 플로깅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흥국생명]
친환경 유니폼 제작

흥국생명은 2020-21시즌 여자프로배구에서 처음으로 친환경 유니폼을 선보인 이래, 지난 시즌에도 새로운 친환경 유니폼을 공개했다. 폐페트병을 사용하여 만든 친환경 원사로 신축성이 좋고, 속건, 항균 기능 또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