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SA 한국프로스포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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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현정

김현정 선임 컨설턴트는 인터브랜드 한국 법인에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그룹 인터브랜드는 국내외 기업·브랜드의 Iconic Moves를 위해 최적의 브랜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환경에 진심,
매출도 성장하는
파타고니아

©Patagonia

Don’t Buy This Jacket. 미국의 패션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가 지난 2011년 뉴욕 타임스에 게재한 광고문구이다. 파타고니아는 최고 매출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블랙프라이데이에 이 광고를 게시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수익 창출이 목적인 ‘기업’에서 자사 제품을 사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버려지는 옷을 최소화하자고 목소리를 내다니, 이 얼마나 도전적인 시도인가!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성을 기업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파타고니아는 뉴욕 타임스 광고 게재 이전에도, 이후에도 꾸준히 지구에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왔다. 1985년부터 매출의 1%를 환경 보존을 위해 사용해 왔고, 유명 조끼 제품을 친환경 기업에만 판매하기도 했다. 기업 운영에 있어 이윤 창출보다 환경을 먼저 고려해 온 파타고니아인데,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기업 철학을 고수하는 모습이 소비자의 공감과 선택을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다.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 ESG. 이제는 정말 많은 사람에게 익숙해진 키워드일 것이다. 기업과 브랜드는 ESG 경영/브랜딩에 집중하며 비전을 재정립하고, 탄소 감축을 목표로 설정하고, 환경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기존 사업 영역에 친환경을 효과적으로 접목한 사례부터 친환경 비즈니스로 시작점을 찍은 사례까지 살펴보고, 프로스포츠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움직임으로는 무엇이 있을지 사례와 함께 제언한다.

©Patagonia

기존 비즈니스에
친환경 더하기 이케아, 유니레버

첫 번째로 살펴볼 사례는 사람들이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홈퍼니싱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브랜드, 이케아(IKEA)이다. 이케아는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사업 방식에 변화를 주었다고 말한다.

제품 배송에 전기차를 도입하고, 모든 조명 제품군을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LED로 전환했다. 또 이케아 제품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원료인 목화와 목재를 지속가능한 공급처에서 제공받는다. 자원 선순환을 위해 중고 거래도 확대했는데, 바로 ‘바이백(Buy Back) 서비스’라 명명한 서비스로, 이케아는 고객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가구를 매입해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재판매한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글로벌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Unilever)는 ‘지속가능한 삶의 일상화(to make sustainable living common-place)’라는 명확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기업임을 강조한다. 지구를 건강하게 하는 데 일조하기 위해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줄이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단백질 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 새로운 친환경 브랜드 라인이나 제품 개발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글의 서두에서 살펴보았던 파타고니아부터 이케아, 유니레버의 사례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집중하기보다, 기업의 철학과 비전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 수립과 실행을 해나가며 지구를 위한 투자에 거침이 없다는 점이다.

©IKEA

©shutterstock

사업 모델 자체가
친환경 에코알프, 비욘드 미트 외

환경오염을 많이 일으키는 패션 산업에서 지속 가능성을 인정받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스페인의 패션 브랜드 에코알프(ECOALF)는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의류와 액세서리를 제작하며 많은 물과 이산화탄소를 절약하는데, 대표적으로 바다 쓰레기를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4개월 전, 에코알프는 자사 유튜브 채널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영상을 하나 업로드한다. “ECOALF – Because There Is No Planet B.” 2009년 시작된 이 브랜드의 견고한 철학과 친환경 행보에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의식주. ‘의(衣)’에 해당하는 에코알프 사례 다음으로, ‘식(食)’ 분야에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브랜드 사례를 살펴본다.

많은 기업/브랜드가 식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지만, 대체육 시장의 성장 포문을 연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사례를 소개한다. 동물과 환경을 보호하는 기여하는 비욘드 미트는 젊은 세대의 가치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큰 인기를 얻었다. 뉴욕 증시 상장 후에는 빌게이츠, 디카프리오의 투자까지 끌어내며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였다. 맛과 비싼 가격 때문에 성장 정체를 겪기도 했지만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인다.

국내에도 대체육 산업을 끌어가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미트(meat)의 세계’라는 뜻을 가진 브랜드 언리미트(UNLIMEAT)가 그 주인공이다. 언리미트는 건강한 미래 먹거리를 제안하는 회사 지구인컴퍼니의 대체육 브랜드이다. 제품 개발, 같은 비전을 가진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체육 시장이 있는 미국에 진출하는 등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키워나가고 있다.

©Beyond Meat

프로스포츠에 적용해 보는
친환경 아이디어

경기 운영이나 구단의 홍보 마케팅 측면에서 프로스포츠도 ‘환경’ 키워드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팬들과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나가는 활동을 함께한다면, 즉, 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활동을 펼친다면 더 끈끈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 종료 후 함께 쓰레기를 수거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팬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거나, 재활용 소재로 응원 도구를 제작해 배포하거나, 친환경 비즈니스를 펼치는 브랜드와의 협업을 고려해 보는 등 경기 운영이나 팬들의 참여 여정을 촘촘하게 살펴보며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만드는 여러 출력물/제작물을 업사이클링하여 굿즈로 제작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아이돌 그룹 위너(Winner)가 콘서트 폐현수막으로 업사이클링 굿즈를 제작해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이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는데, 환경도 고려하고 경기를 함께한 팬들과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해 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