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우경
교보생명 디지털 혁신 담당 전무. <기업의 판도를 흔드는 AI 초혁신> 저자.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이라는 화두로 기술에 기반한 전략수립부터 서비스기획, 사업, 혁신관련기획, 개발, 실행, 운영까지 두루 경험했다.
세계적인 테크 업계의 선구자들은 SF 소설을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예정된 미래의 모습으로 여기며 이를 실현해왔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에서 영감을 받아 우주 이주 프로젝트를 구상했고,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는 <스노 크래시>에서 메타버스의 영감을 얻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도 아서 C.클라크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등장하는 AI ‘HAL 9000’이 인간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보며, 인공지능 기술이 미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역시 <스타 트렉>에서 영감을 받아 음성 기반 AI 인터페이스 개발을 추진했고, 이는 구글의 AI 비서 프로젝트(AI Assistant)와 데이터 중심 혁신의 기초가 되었다.
이처럼 SF는 세계적인 혁신가들에게 신기술의 잠재력을 탐구하는 도구이자 창의적인 사고의 원천으로 꾸준히 활용되어 왔다. 이러한 작품들이 영화화되면서 일반 대중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미래 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디지털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오늘날, SF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초개인화 마케팅 장면들은 기업들에게 고도화된 디지털 고객을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영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상상 속 기술들은 AI의 급격한 발전과 맞물려 점차 현실화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를 통해 새로운 디지털 고객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려 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shutterstock
마크 저커버그 ©shutterstock
래리 페이지 ©shutterstock
세르게이 브린 ©shutterstock
2022년 11월, 챗GPT-3.5의 등장은 AI 혁신의 폭발적 성장을 촉발하며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경쟁을 가속화했고, 다양한 산업에서 AI 활용 사례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형 경험을 강화하고, 멀티모달 처리 능력을 개선하며, 실시간 상호작용과 AI 에이전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도출, 복합 에이전트 수행이 가능하고 더욱 정교해진 GPT-4.5, GPT-5.0을 곧 선보일 예정이며, 일론 머스크 역시 최근 ‘Grok-3’이라는 실시간 학습, 맥락 대응이 가능한 AI 플랫폼을 공개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중국의 딥시크 등장 이후, 글로벌 AI 업계의 시계가 빨라지는 모양새다.
AI는 더 이상 부분적인 보조 혹은 생산성 향상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전반의 문제 해결과 창의적 작업을 지원하는 ‘머스트 잇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해 보였던 기술들이 현실화되면서, 인간 수준의 사고 능력을 갖춘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이렇게 가속화된 경쟁 속에서 기업들은 과거의 단편적인 디지털 혁신만으로는 생존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성장하기 위해서 보다 입체적이면서 종합적인 형태의 AI 기반 초혁신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기업은 AI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조직의 디지털 인프라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디지털의 근간인 0과 1의 데이터가 조직 내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디지털프로덕트, 프로세스, 생태계를 최적화해야 한다. AI 기본 기술과 AI 응용 기술, 생성형 그리고 다양한 AI 솔루션이 데이터를 중심으로 활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래야 비로소 디지털 혁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AI 초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진다. 특히, AI가 주도하는 실시간 타겟팅과 실시간 콘텐츠 생성은 지능형 마케팅의 핵심인데, AI를 활용한 마케팅은 디지털 가치를 고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과거 마케팅이 고객군을 대상으로 일정한 주기에 맞춰 진행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고객 개개인의 성향과 행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최적의 메시지를 즉각적으로 전달하는 ‘실시간 Micro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AI 기본 기술, 응용기술인 생성형 AI, 그리고 관련 솔루션 덕분에 고객 여정의 전 과정에서 더욱 다이내믹한 소통과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필요한 순간에, 맥락에 맞춰 제공하는 초개인화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가능해지게 된 것이다.
초개인화 마케팅(Personalized Marketing)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AI 기반 기술, AI 응용 기술, 그리고 관련 AI 솔루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 요소를 복합적으로 엮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개인의 취향과 니즈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AI 기술, 애플리케이션과 솔루션의 이해와 이의 복합 활용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은 AI 기반 기술(머신러닝, 딥러닝, 자연어 처리, 강화학습, 이미지 인식 등), AI 응용 기술(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 및 생태계), 그리고 관련 AI 솔루션(지능형 CDP 및 자동화 솔루션)을 이해하고, 마케팅 목표에 따라 적절히 교차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AI 기술과 솔루션은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첫 번째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은 데이터에서 패턴을 학습하고 예측 및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핵심 기반 기술이다. 경사 하강법(Gradient Descent), 서포트 벡터 머신(SVM), 의사결정트리(Decision Tree) 등의 알고리즘을 통해 데이터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 고객을 특정 그룹으로 분류하거나 맞춤형 추천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딥러닝(Deep Learning)은 신경망 구조를 기반으로 인간 뇌의 뉴런 작동 방식을 모방하여 데이터를 학습한다. 컴퓨팅 파워의 발전과 함께 다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s)이 활성화되면서, 텍스트, 이미지, 음성 인식 같은 복잡한 패턴을 처리하는 분야에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해오고 있다.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과 콘텐츠 기반 필터링(Content-Based Filtering) 등 알고리즘을 결합하여 고객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고객이 선호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한편,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RL)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최적의 행동을 학습하는 방식으로, 광고 노출 빈도와 고객 반응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가장 효과적인 광고 전략을 자동으로 조정하거나 동적 가격을 책정(Dynamic Pricing)하는 데 활용된다. 고객의 구매 패턴과 시장 상황을 반영해 최적의 가격을 실시간으로 제시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아마존은 실시간 수요와 공급을 분석해 모든 상품의 가격을 10분마다 자동으로 조정하는 동적 가격 정책을 실제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두 번째로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개별 고객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제작하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NLP)는 고객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며, 고객의 취향과 요구를 학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인데, 트랜스포머(Transformer) 모델은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며, 문장 내 단어 간의 연관성과 문맥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셀프 어텐션(Self-Attention) 메커니즘을 활용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s, LLMs)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특정 분야에서 익힌 지식을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전이 학습(Transfer Learning) 능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는 사전 학습(Pre-training), 미세 조정(Fine-tuning), 그리고 인간 피드백을 통해서 점점 더 정교한 언어 생성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나이키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한 ‘나이키 러닝 클럽 봇’을 통해 브랜드 페르소나를 담은 언어로 고객과 실시간 소통하며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생성형 AI는 텍스트·이미지·동영상·음성 등 다양한 유형의 마케팅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하며, 초개인화 마케팅을 더욱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다. 이미지 생성 AI 애플리케이션(DALL·E, Stable Diffusion, Midjourney 등)은 마케팅 비주얼, 광고 디자인, 제품 시각화 등의 제작을 지원하며, 브랜드 로고나 네이밍(LOGO ai, NAMELIX 등)뿐만 아니라 상업적 디자인(어도비 Firefly, 구글 Imagen, 마이크로소프트 Designer, Immersity AI 등)까지도 가능해졌다.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동영상 생성 AI(오픈AI Sora, 구글 Lumiere, 런웨이 Gen-2, 메타 EmuVideo 등)는 짧은 영상, 광고 콘텐츠, 가상 인플루언서 제작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Dream Machine, Kling AI, Vrew 등의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며 초개인화 마케팅을 위한 영상 제작을 혁신하고 있다.
또한, AI 아바타 및 음성 합성 기술(Synthesia, Elai, D-ID 등)은 고객 서비스, 교육, 가상 프레젠테이션 등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데 보다 현실적인 인터랙션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고객 경험을 한층 더 향상시키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들은 실시간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생성하여 고객 경험을 혁신하며, 점점 더 정교하고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마케팅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변화시키고 있다.
©Stable Diffusion
세 번째로, 실시간 고객 분석을 위한 지능형 솔루션의 활용이다. 초개인화 마케팅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고객 데이터를 신속하게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별 고객을 정확하게 식별하여 하나의 통합된 고객 프로파일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솔루션이 바로 지능형 CDP(Customer Data Platform)이다. 여러 채널에서 수집된 고객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 여정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개인화된 마케팅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데이터의 수집·정제·통합·중복 제거 등의 작업을 자동화하여, 보다 정교한 고객 프로파일을 비용 대비 효율적으로 생성한다. 다양한 소스에서 수집된 고객 데이터를 일관된 형식으로 변환하여 분석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즉, 여러 가지 식별자 정보를 하나의 통합 ID로 단일화하고, 여러 데이터 소스에서 관리되는 속성값의 중복을 제거하여 단일화된 고객 ID에 연결함으로써 정확한 고객 프로파일을 구축한다.
이렇게 기업은 고객의 전체 여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360도 뷰(360-degree view)를 생성할 수 있다. 이후, 프로파일 속성들을 그룹화하여 정교한 세그멘테이션을 생성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고객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분석으로 아마존은 고객을 시간과 맥락에 따라 다른 니즈를 가지는 개별적 존재로 분석하며, 0.1명 단위로 초개인화 마케팅을 진행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전통적인 AI 기술(머신러닝, 딥러닝, 자연어 처리, 강화학습)과 응용 AI(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지능형 솔루션인 CDP(Customer Data Platform)가 각각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실시간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 모든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자동화가 요구된다. 자동화 플랫폼(Make, Convergence ai 등)을 활용하여 AI 모델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계하고 고객 행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이렇게 AI 기반 및 응용 기술,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 그리고 자동화 솔루션이 서로 긴밀하게 결합된다면, 초개인화 마케팅의 효과성은 더욱 배가 될 것이다. 전통적인 AI는 데이터 분석 및 예측을 담당하고, 생성형 AI는 개별 고객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생성하며, CDP는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여 분석 가능한 상태로 변환하게 된다. 여기에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되면, 기업은 더욱 정교하고 궁극적으로 브랜드 충성도와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초개인화 마케팅이 완성되는 것이다.
©구글
초개인화 마케팅은 맥락을 빠르게 파악해 최대한 실시간에 가깝게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여기에 멀티모달 AI(Multimodal AI)가 결합되면서, 초개인화 마케팅은 SF 영화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혁신적인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구글의 아스트라(Project Astra)는 텍스트·음성·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며, 실시간으로 물리적 환경을 분석하고 반응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또한 메타는 레이벤 스토리즈(Ray-Ban Stories)를 출시하면서 사용자의 시각적 경험을 AI가 실시간 분석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웨어러블 AI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AR 디스플레이와 생성형 AI가 결합되면서 고객의 감정, 환경, 맥락을 종합적으로 실시간 분석, 추천하게 된다.
여기에 로봇 시대(Robot Era)의 도래는 물리적 공간에서 고객과 새로운 상호작용의 기회를 늘려갈 것이다. 맞춤형 경험을 직접 제공하는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 채널로서 보다 촘촘한 고객경험 증강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SF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속 쇼핑물 광고판이 즉시 개인화된 광고를 제공하는 장면은 더 이상 허구가 아니다. 대화형 AI와 감성 분석, 실시간 데이터 프로세싱, 생성형 AI 기술의 결합을 통해 초개인화된 마케팅이 일상 속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AI 기술은 초타겟팅, 초개인화를 넘어 초경험 마케팅으로 나아가게 하고 있다 AI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함에 따라, 마케팅의 정밀성과 실시간성은 더욱 강화될 것이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만이 고객과의 진정한 관계를 구축하고, 변화하는 시장에서 지속적인 초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AI 기술들의 속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결합해내느냐가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다. 미래를 위한 우리의 선택은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하다.
©레이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