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SA 한국프로스포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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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PROSVIEW 편집실     정리. 김주희

편집자 주.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위해 온라인 좌담회는 평어로 진행하였습니다. 생생한 좌담회 분위기를 담아내기 위해 채팅 언어를 최대한 그대로 옮겼음을 알려드립니다.

참석자

지우(23세, 서울)

나는 프로야구 팬이야! 어릴 때부터 잠실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야구 경기를 접했고, LG 트윈스를 좋아해.❤️❤️

누리(25세, 서울)

좋아하는 구단은 KIA 타이거즈야.  부모님이 좋아하셔서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되었어. :)

민주(24세, 경기도)

나도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가장 좋아했어. 고교야구, 대학야구, 프로야구 등 다양하게 보는데, SSG 랜더스를 응원하고 있어.

광중(27세, 서울)

스포츠는 다 좋아하는데  2024년에는 특히  야구에 빠져 지낸 것 같아. 두산 베어스를 아주 열렬히 응원해.

#1

직관은 기본!
다양하게 야구를 즐기는 Z세대

좋아하는 프로스포츠를 어떻게 즐기는지 궁금해!

민주 나는 직관을 주로 해. 2024년에는 거의 62회 다녀왔어. ㅎㅎ 지방 원정 경기도 자주 갔어.

광중 나는 집돌이라 온라인으로 경기 중계를 보는 편인데, 7월부터는 직관 30회 정도 다녀왔어.

누리 나는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직관을 많이 했어. 요즘에는 인스타그램 릴스로 야구짤이 많이 올라오는데 그게 진짜 재밌더라. ㅋㅋ 특히 야구 선수 딸 사진이나 영상도 많이 올라오는데 너무 귀여워. ㅠㅠ

지우 일정이 맞으면 직관을 가고, 경기장에 못 가더라도 그날 경기 하이라이트나 SNS를 보곤 해. ‘아, 오늘 이런 플레이가 좋았지’, ‘직관에선 안 보였는데 이때 이렇게 공을 잡은 거구나’ 등 새로운 묘미가 있더라고. 다양한 채널을 고루 이용하고 있어. ㅎㅎ

©shutterstock

#2

프로스포츠 관람은
찐 ‘가성비 소비’

다른 문화·여가생활과 비교했을 때 스포츠 관람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해? 

누리 친구들 만나서 맛집, 빵집, 카페 투어를 하곤 하는데, 한 번 만날 때마다 비용 부담이 크더라. 식사하고 카페만 가도 몇 만 원을 지출하니까 말야. 스포츠 직관은 1만 원 초반대 가격으로 4시간 동안 응원하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으니 진짜 ‘가성비 여가생활’이지.

지우 프로스포츠는 내가 좋아하는 구단이 있잖아. ‘우리 팀’, ‘우리 선수’, ‘내 팀’ 등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 그날그날 경기를 통해 승부가 정해지기도 하고···. 공연 관람도 좋지만 스포츠만큼 스트레스가 풀리거나 도파민이 충족되지는 않아. 콘서트나 공연 한 번 갈 비용으로 야구장 다섯 번 가는 게 좋은 것 같아. ㅎㅎ

민주 다른 팬들과 하나가 되어 단체 응원하는 게 좋아. 다양한 먹거리도 즐길 수 있고. 친구들 사이에서 ‘우리 밥 먹으러 야구장 갈래?’ 이러기도 하거든. 뮤지컬이나 콘서트처럼 티켓 가격이 비싼 편이 아니어서 진입장벽도 낮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지!

©광중

©광중

©민주

©지우

©민주

경제 불황 시기에 프로야구가 흥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누리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릴스나 쇼츠로 올라오는 야구짤이 너무 웃겨. ㅋㅋㅋ 게시물을 바로바로 공유하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졌고, 관심도도 올라간 것 같아.

민주 맞아, SNS가 한몫 했다고 생각해. 실제로 야구에 전혀 관심 없던 친구들이 SNS를 보고 야구장에 데려가달라고 할 만큼! 불황 시기에 상대적으로 티켓이 싸다고 느껴지기에 많이 가는 것 같아.

광중 동일한 가격으로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아. 눈앞에서 펼쳐지는 경기 관람 외에도 매 공격마다 노래방에서보다 더 크게 노래 부르고, 소리 지르고, 먹고 싶은 거 맘껏 먹을 수 있잖아.

지우 2030 세대가 프로야구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하잖아. 엔데믹 시기에 온라인으로 학창 시절을 보낸 고등학생과 대학생 새내기들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사람들과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

직관 1회 기준 비용이 얼마 정도 사용해? 티켓, 교통비, 식음료 등 모두 포함해서 말야.

지우 할인 유무나 좌석 종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티켓은 평균 1만 1,000원 정도, 교통비와 먹거리까지 포함하면 2만 5,000~3만 원 정도 사용해. 부산으로 당일 원정 다녀온 날은 15만 원 정도 들더라고.

누리 나는 친구들이랑 갈 땐 먹거리를 구입하는 편은 아니야. 티켓값, 교통비 합해서 1만 원 중반대 사용해. 만약 티켓 비용만 2만 원이 넘는다면 조금 부담스러울 것 같아.

민주 혼자 가면 많이 안 먹게 되더라고. 티켓과 교통비 총 2만 원이면 충분한 것 같아. 지방 원정의 경우 교통비, 먹거리, 숙소 비용까지 모두 하면 20만~30만 원 정도 사용해.

광중 자주 가는 잠실경기장 응원석 기준 티켓 2만 원, 음식과 맥주 5만 원 정도 사용해. 원정 테이블석 관람에 티켓 값만 2인 10만 원 넘게 쓴 적이 있는데, 한 번쯤 경험하기 괜찮은 것 같아.

그렇구낭. ㅎㅎ 경기장에서 이벤트도 많이 하고, 요즘 야구장 먹거리도 유명하잖아! 엄청 귀여운 MD도 많이 나오던데. 인상 깊었던 이벤트나 먹거리, 굿즈가 있다면 말해줘.

광중 ‘먹산’답게 먹거리에 대해 얘기하자면. 첫 번째, 문학 경기장의 치즈푸틴이 진짜 맛있더라. 맥주 안주로 최고! 두 번째는 수원 경기장의 진미통닭. 그리고 문학 경기장 불꽃놀이 이벤트도 멋져.

민주 2024년에는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상품들이 많이 나와서 굿즈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어! 특히 망곰이! 응원하는 팀이 아닌데도 해당 팀의 굿즈를 샀지.ㅎㅎ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해 진행한 ‘인천랜딩데이’는 퀴즈를 푸는 이벤트였는데, 역사를 기억하자는 좋은 취지라서 기억에 남는 것 같아!

지우 나도 불꽃놀이 이벤트 좋아해. 제일 높은 좌석에서 보는 불꽃놀이는 정말 예쁘지.ㅎㅎ 올해 MD도 많이 구입했는데, ‘절대 못 참는’ 홍창기 국가대표 유니폼 그리고 브랜드와 구단이 함께 컬래버레이션한 제품들도 샀어.

©광중

©지우

©민주

©두산 베어스

#3

가격 or 콘텐츠
Z세대의 선택은?

프로스포츠는 필수소비재가 아닌 임의소비재(필수적이지 않고, 소비자의 재량에 따라 구매가 결정되는)잖아. 1번 ‘여가문화로서 프로스포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2번 ‘팬에게 제공되는 콘텐츠 퀄리티를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 어떤 의견에 공감해?

누리, 민주, 광중, 지우 2번!!!!!

모두 가격보다 콘텐츠를 선택했는데, 그 이유를 말해 줄래?

누리 여러 여가생활 중 스포츠를 선택한 이유가 무조건 ‘싸서’ 그런 것만은 아니야. 여러 장점이 있는데 가성비도 좋아서 선택한 경우야. 콘텐츠 퀄리티가 높아진다면 비용을 더 지불할 수 있을 것 같아!

민주 가격을 조금 올리더라도 높은 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

지우 비용을 더 쓰더라도 콘텐츠나 굿즈의 높은 퀄리티 경험을 하고 싶어.

여러 여가생활 중 스포츠를 선택한 이유는
무조건 ‘싸서’만은 아니야. 여러 장점이 있는데
가성비도 좋아서 선택한 경우야.

만약 티켓 가격이 오른다면 어떤 부분의 퀄리티가 향상됐으면 좋겠어?

지우 가장 자주 찾는 곳이 잠실 야구장인데, 오래된 구장이라서 시설의 퀄리티가 높아지면 좋겠어. 줄 관리 안 되고 시설도 불만족한 상태에서는 먹거리나 이벤트가 크게 눈에 안 들어오거든.

광중 나도 시설. 실제 경기장을 이용하면서 화장실이나 분리수거장, 흡연 구역 등 관리가 안 되고 있는 시설이 꽤 많다고 생각했어.

민주 공감해. 좌석마다 컵 홀더가 있는 곳도 있고 부러져서 없는 곳도 있고 의자가 부서진 채로 있기도 하고. 기본적인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야 경기 관람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누리 난 구장 안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어. 야외 활동 특성상 ‘체험’하는 활동이 더 인상 깊게 남을 것 같아.

©민주

©지우

#4

뉴미디어로
더 가까워진

프로스포츠

이제 뉴미디어 관련해서 질문해 볼게!
주로 어떤 플랫폼에서 프로스포츠 콘텐츠를 보고 있어?

민주 구단별로 운영하는 유튜브를 많이 보고 있어!

누리 인스타그램! 내 알고리즘은 온통 야구인데, 선수들 실수, 그걸 보는 팬들 표정과 입 모양(거의 욕. ㅎㅎ). 그게 짤들로 많이 퍼져서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것 같아.

광중 나는 유튜브 쇼츠를 가장 많이 봐. 2시간짜리 영화는 못 봐도 프로야구 숏폼은 4~5시간도 볼 수 있어.ㅎ

지우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올라오는 소식과 야구 관련 계정에 업로드되는 소식들을 주로 보곤 해.

구단 채널 말고 즐겨보는 채널이 따로 있는지 궁금해!

민주 유튜브 채널 ‘야구부장’ 자주 봐. ㅎㅎ

지우 ‘슈퍼소닉이대형’, ‘유희관희유’ 등 은퇴한 선수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도 즐겨 봐.

광중 난 팬들 2차 창작 계정을 더 많이 보고 있어. 한명재 캐스터나 정우영 캐스터 관련 유튜브 영상도 많이 보고.

누리 나는 KBO 하이라이트도 챙겨 보곤 해.

©KBO 유튜브

온라인에서 프로스포츠 인기가 전보다 높아졌다는 걸 체감하는지 궁금해!

민주 응! 인스타그램에 직관 인증을 올리는 사람이 엄청 많아졌고, 선수들이나 구단 공식계정 팔로워 수가 증가한 걸 보면 확실히 관심도와 인기가 많이 올라간 걸 체감해.

지우 약속 잡을 때 농담으로 “야구장 갈래?” 하면, 이전에는 “무슨 야구장에서 놀아? 영화 보자!”라는 반응이 돌아왔거든. 지금은 “좋다!”고 하니까 프로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걸 느껴.

광중 내가 올해 야구에 빠지게 된 이유이기도 해! 알고리즘에 야구 관련 콘텐츠가 자꾸 뜨니까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더라고. 인터넷 메인 뉴스에 야구 소식이 올라올 때마다 대중적인 인기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어.

누리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이나 배경 사진에 야구 직관 사진 올린 사람들도 많이 보여. 요즘에는 좋아하는 야구 구단을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아졌어. 응원하는 구단이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하나의 요소가 된 것 같아. 그리고 유명 채널에서도 야구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빈도가 높아졌어.

지우 엔믹스 멤버 오해원이 홍창기 응원가 부른 장면이나 코미디 채널 ‘빠더너스’에서 문상훈 배우가 홍창기 선수 응원가 부른 장면 때문에 야구 아예 모르는 친구들도, 홍창기 선수의 얼굴과 포지션도 모르는 사람들도 홍창기 응원가는 알더라고.

참, 올해부터 KBO가 경기 영상을 뉴미디어 채널에서 활용할 수 있게 했는데, 어떻게 생각해?

누리 그게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아! 뉴미디어에서는 일단 ‘도파민’을 자극하는 게 목표니까 웃기고 재밌게 편집하잖아.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야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

광중 요즘에는 SNS 안 하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렵잖아. 대부분이 뉴미디어를 즐기는 상황에서 콘텐츠가 더욱 풍성해지면서 리그에 대한 접근성 자체가 달라진 것 같아.

지우 X에 업로드되는 공식적인 소식이 아닌 빠른 소식, 팬들이 공유하는 B급 정보를 활용해 만든 영상이나 사진을 통해 야구가 더 가깝게 와닿는 것 같아. 특히 팬이 선수 표정을 하나하나 자세히 보면서 2차 가공하는데, 이때 잘 몰랐던 이야기들까지 더해지니까 새로운 재미가 생겼다고 생각해.

민주 쇼츠나 릴스 알고리즘으로 인해 스포츠에 관심 없던 사람들의 흥미를 많이 끌어낸 것 같아.

©KBO 인스타그램

비시즌에도 영상 많이 봐? 구단이 비시즌에 올려줬으면 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민주 오히려 비시즌이 되면 구단 콘텐츠가 더 소중해지는 것 같아. 한 시즌을 돌아보는 경기 모음집도 올라오면 좋을 것 같고, 선수들이 뭐 하고 지내는지 알 수 있는 일상 영상, 선수 속마음을 들어보는 인터뷰 영상, 스프링캠프 비하인드 영상도 기대해.

광중 나는 트레이드나 FA 영입 같은 스토브리그 비하인드 콘텐츠를 보고 싶어.

지우 시즌 중에는 예민하니까 시도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잖아. 비시즌에 타 구단 선수들과 함께하는 콘텐츠도 흥미로울 것 같아.

이제 마지막 질문이야! 내가 응원하는 구단이나 프로야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민주 남녀노소 누구나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요즘 디지털 소외계층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분들을 위한 대책도 마련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차별 없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

지우 프로야구 흥행을 더욱 강화하는 것보다 지금 있는 팬들을 꼭 유지했으면 좋겠어! 팬들이, 대중이 원하는 건 그렇게 큰 건 아니니까 익숙함에 속아서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해.

누리 올해는 부상 선수들이 많아서 속상했는데 선수들이 아프지 않고 다음 시즌 준비를 잘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구장 이벤트 더 늘려줬으면 좋겠어!ㅎㅎ 경기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킨다면 프로스포츠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광중 대규모 이벤트, 굿즈, 팝업 스토어도 물론 좋지만 사소한 현장 경험에도 신경을 좀 더 써줬으면 해. 항상 분리수거 통에 쓰레기가 넘치곤 하는데, 페트병 밟고 넘어질 뻔한 적도 있어. 전광판에 ‘분리수거 잘하자’ 영상만 잠깐 띄우고 마는 게 아니라 직접 팬들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