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심리가 위축된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아이디어

글. Charlie​ Shin

NFL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데이터전략분석 부회장. 데이터 분석, 전략 기획, 프로젝트 관리, 고객 세분화, 고객 관계 관리, KPI 관리 분야 다수의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다.

역. 홍재민

축구 전문매체 <스포탈코리아> 를 거쳐 <포포투> 의 편집장을 역임했고, <누구보다 축구전문가가 되고 싶다> <스티븐 제라드> 등을 번역했다.

코로나19와 장기 불황에 따라 소비 심리가 위축된 팬들을 공략하기 위해 전 세계 프로스포츠 산업도 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다양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해외 스포츠계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례를 소개한다.

해당 원고는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일부 의역했습니다. / 원문을 보고 싶으시면 [원문보기]를 눌러주세요.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 프로스포츠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수많은 스포츠 리그와 대회, 이벤트가 팬데믹으로 인해 연기되거나 취소되었다. NBA, NHL, MLB 등 메이저급 리그를 비롯해 전 세계 프로축구리그가 일시적으로 중단되었고, 하계 올림픽과 유로2020 같은 메이저 대회도 연기되었다.

스포츠 이벤트의 중단은 각 스포츠 단체에 심각한 재정 위기를 초래했다. 티켓 판매, 스폰서십 및 중계권 수입의 손실은 클럽과 리그, 선수들의 재정 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많은 스포츠 단체가 비용 절감 조치를 단행하거나 대체 수익원을 모색해야 했다.

백신이 보급되면서 프로스포츠는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리그들은 백신 접종 프로토콜을 시행하고 일부 제한을 완화하면서 관중 동원과 정상적 일정 소화에 애를 쓰는 중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격화시킨 장기 불황과 향후 혼란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로 남는다.

많은 프로스포츠 단체는 다양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접근법을 고민 중이다. 프로스포츠 산업에서 이루어진 모범 사례를 소개한다.

#1. ‌[NFL] 시카고 베어스 밀러 라이트 : 단체 관람 파티

코로나19 팬데믹 전, 시카고 베어스(NFL)는 밀러 라이트(Miller Lite)와 파트너십을 체결, 시카고 고유의 방식인 이웃 ‘블록파티’로 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팬들은 시카고 인근 로건스퀘어에 모여 차가운 밀러 맥주와 함께 밴드 공연, 구단 마스코트인 ‘스태일리 다 베어’와 드럼라인 밴드인 ‘몬스터스쿼드’, 테일게이트 게임, 포토존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긴다. 미식축구 시즌의 개막을 축하하는 완벽한 방법이다.

‘명예의 전당’ 파트너인 몰슨 쿠어스(Molson Coors)는 2019년 블록파티를 리뷰하면서, 당시 파티에서 팬들이 즐겼던 에너지와 들뜬 기분을 시카고 교외 지역에 있는 주류 배급망(레스토랑, 바)으로 확대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 해당 아이디어는 ‘밀러 라이트 직영 바’에서 ‘베어스 게임 데이’를 개최하자는 기획으로 연결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완화되자 베어스는 지역의 일부 바에서 신인 드래프트데이 단체 관람 행사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런 테스트에서 수집된 교훈을 바탕으로 베어스는 2021시즌 원정 경기를 대상으로 ‘밀러 라이트 시카고 베어스 본사 단관 파티’ 시리즈를 론칭했다.

‘밀러 라이트 시카고 베어스 단관 파티’의 주요 목적은 밀러 라이트가 맥주 유통업체와 관계를 강화할 뿐 아니라 유통업체도 주요 거점과의 관계를 증진하는 것이다. 2021년 캠페인의 모토는 ‘손마다 한 캔’이었다. 시카고 지역의 맥주 유통업체 9개 사가 대상이었다.

올 시즌에는 원정 8경기에서 ‘베어스 단관 파티’(추수감사절에는 행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가 개최되었다. 베어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면, 유통업체가 우선적으로 추가 행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시에는 해당 업체들은 향후 행사 진행 우선권을 부여받는다.

베어스는 팬들이 다른 장소보다 구단이 선별한 바에서 단관을 즐겨야 할 이유도 제시했다. 해당 바에서는 솔저필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고유의 즐길거리가 마련되는 덕분이다.

각 ‘단관 파티’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의 이벤트 안내, 배너 광고, 모바일앱 광고, 안내 이메일,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홍보되었다. 원정경기를 앞둔 화요일에는 행사가 열리는 바의 우편번호를 기준으로 반경 5~10마일(8~16km) 내에 있는 팬들에게 이메일 통지와 소셜미디어 광고가 배포되었다. 바에서도 업장은 물론 직접 관리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홍보를 펼쳤다.

각 ‘단관 파티’는 경기 내내 솔저필드에서 직접 관전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했다. 바에 모인 팬들은 경기 전 ‘베어스 드럼라인’ 연주는 물론 마스코트 ‘스태일리 다 베어’와 기념촬영을 즐겼다. 킥오프 직전까지 베어스의 홈구장 전광판 영상과 장내 DJ 음악이 현장 분위기를 연출했고, ‘몬스터스쿼드’가 팬들에게 경기일 타월을 머리 위로 흔드는 현장 퍼포먼스를 유도해 분위기를 띄웠다. 브레이크 타임에는 팬들을 대상으로 베어스와 밀러 라이트가 상품으로 걸린 퀴즈 게임을 진행했다.

베어스가 득점에 성공하면, 바 안에 모인 팬들은 흥겨운 콩가 라인 댄스 셀러브레이션을 펼쳤다. 음악을 맡은 DJ와 몬스터스쿼드는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현장 분위기를 띄우는 핵심적 임무를 수행했다. 하프타임 내내 팬들은 터치다운 셀러브레이션부터 근육 자랑, 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연에 직접 참여했다. 바의 크기에 따라 매장당 참여 팬 수는 75명에서 330명으로 다양했고, 각 바의 특징에 맞춰 다양한 안주와 음료 메뉴가 제공되었다.

베어스는 팬 참여도를 높이고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두 가지 경품 이벤트를 진행했다. 첫째, 2021년 ‘시카고베어스 밀러 라이트 원정 단관 RSVP’ 경품 행사다. 이벤트에 앞서 베어스는 팬들에게 좋은 테이블 예약, 100달러 식음료 상품권, 베어스와 밀러 기념품을 받을 행사에 응모하도록 독려했다.

두 번째 경품 행사는 행사 현장의 QR코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몬스터스쿼드가 베어스 기념품을 내걸어 팬들에게 경품 행사에 참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경기와 행사 장소에 따라 응답률은 바 수용인원의 9%에서 80%로 다양했다.

단관 이벤트의 성공에 힘입어 밀러 라이트와 맥주 유통업체 측은 2022년에도 본 행사를 이어가길 원했다. 행사 장소에서 수집된 팬 의견도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팬들은 쉬는 시간과 터치다운 순간 등 기대하지 않았던 현장 분위기를 만끽하면서 관중 효과를 즐겼다고 입을 모았다.

원정경기 단관 행사는 거주 위치의 제한 탓에 베어스의 경기나 각종 행사에 참여하기가 어려운 도시 외곽 지역에 분포된 팬들과 베어스를 연결하는 효과를 낳았다. 팬들은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경험을 얻었을 뿐 아니라 베어스가 팬들이 있는 지역사회에 먼저 다가가 다 함께 스포츠 관전을 즐기려고 한다는 인상을 남겼다. 행사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향후 이런 팬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재활용될 수 있다.

©CHICAGO BEARS

#2. ‌[NHL] 버팔로 세이버스 : 티켓 터키

스포츠 단체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지역사회와 연대감을 강화하는 활동도 강화했다. 많은 팀과 선수들이 의료진, 의료 현장 근무자, 취약 계층을 도우려고 기부금은 물론 각종 장비와 자원을 기부했다. 이런 노력이 계속되면서 많은 팀이 팬 참여와 연계된 지역사회 지원 프로그램을 직접 고안했다.

버팔로 세이버스(NHL)는 지역사회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린 팀으로 휴가철에도 지역 밀착 활동을 쉬지 않는다. 매년 구단이 진행하는 ‘티켓 터키’ 혜택은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세이버스는 파트너인 ‘웨그먼스’와 협업으로 지역 내에 기부 장소를 설치했다. 이곳에 20파운드 무게의 칠면조 고기를 기부한 팬은 다가오는 세이버스 경기의 티켓 2매(최대 10경기)를 받을 수 있다.

지역 내의 ‘웨그먼스’ 매장이 기부 장소로 활용된다. ‘웨그먼스’는 급증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매장 내 입간판 설치, 칠면조 고기 메뉴 추가 등 프로그램 홍보에 기여한다. 매장 내 홍보 활동 외에도 지역 라디오 파트너인 ‘오더시’는 기부 행사 전에 프로그램을 홍보할 뿐 아니라 행사 당일에는 현장 취재와 각종 인터뷰를 통해 청취자의 관심도를 높인다. 전통적으로 ‘티켓 터키’ 프로그램은 매년 3~4만 마리의 칠면조가 모이는데, 이는 지역 자선단체인 ‘피드모어 WNY’와 ‘버팔로 시립 봉사’에 기부된다.

©BUFFALO SABRES

#3. ‌호주오픈 : 메타버스로의 도전

팬데믹은 프로스포츠의 혁신적 기술의 도입을 가속화했다. 가상 팬 경험, 원격 중계, 데이터 기반 분석 등은 관중의 참여를 유도하고 대면 참여 제한의 문제를 보완하는 방법으로서 각광받는다.

호주오픈은 2022년 개최된 첫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동시에 메타버스에 진입하는 최초의 그랜드슬램 대회가 되었다. 호주오픈은 팬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신기술 ‘AO 아트볼 NFT’와 실시간 경기 데이터를 연동해 메타버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은 호주오픈의 일부가 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총 6,776개의 ‘AO 아트볼 NFT’가 발행됐는데, 각 상품은 대회에서 사용되는 코트 표면의 가로세로 19cm 크기의 플롯과 연결되어 구매자는 대회 공식 기록을 직접 입수할 수 있다. 위닝샷이 본인이 구매한 플롯에 떨어지면 NFT 메타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어 경기 정보가 강조된다. 토큰에는 한정판 웨어러블 장비와 대회 공식 상품도 포함된다.

대회 주최 측은 이전 대회의 공식 경기 및 볼 추적 데이터까지 제공함으로써 팬 참여의 극대화를 꾀했다. 11개의 우승 포인트 중 하나가 착지한 플롯의 소유주는 수제 케이스에 담긴 해당 볼을 기념품으로 받을 수 있다. 각 AO 아트볼은 호주 및 전 세계 아티스트가 2022년 대회 에디션을 위해 특별 제작한 160여 개 디자인 중 하나를 담고 있다. NFT 소유주는 본인 집에서 대회가 개최되는 지역을 탐험할 수 있고 각종 체험에도 가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호주오픈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콘텐츠는 물론 선수와 다른 팬들과 직접 소통할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격화시킨 장기불황은 프로스포츠에 변혁적 영향을 끼쳤다. 전대미문의 환경은 변화에 대한 적응을 강요하고, 스포츠 산업의 취약성을 집중조명하는 동시에 계속 경쟁할 수 있는 선수와 단체의 회복력과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AUSTRALIAN OPEN

PROSVIEW THEME : BENCHMARK

이 페이지 공유하기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