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스포츠 산업에 부는 디지털 바람

정리. 정지규

경일대학교 스포츠융합학과 교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스포츠 산업 분야의 최고 경영자들은 최신 기술의 도입에 다소 소극적인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은 스포츠 산업 전반을 큰 위기감에 빠뜨렸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조속히, 또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해 주었다. 스포츠 산업 내 다양한 분야에서 최첨단 기술의 도입 및 적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최첨단 테크놀로지가 스포츠 산업을 어떻게 변화 및 발전시키고 있는지를 각 분야별로 살펴보도록 하자.

본 기사는 스포츠 테크 월드 시리즈의 애뉴얼 자료를 참고했으며, 해당 자료의 원본은 아래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문을 보고 싶으시면 [원문보기]를 눌러주세요.

#1. Stadiums & Venues

경기장 내 모든 거래를 현금 없이!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 Mercedes-Benz Stadium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은 2017년에 완공된 최신식 돔(dome) 경기장이다. 현재 미식축구(NFL)팀 애틀랜타 팰컨스와 메이저리그축구(MLS)팀 애틀랜타 유나이티드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최대 7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벤츠 스타디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러 첨단 테크놀로지를 도입하고 있는데, 그 중에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식음료를 포함한 경기장 내에 모든 거래가 현금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앱을 통한 비접촉 방식의 거래는 경기장 내의 방역 및 안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관중들로 하여금 보다 빠른 동선을 확보하게 해주어 편안한 관전이 이루어지도록 돕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

• 위치 :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 최대 수용 인원 : 75,000명

• 홈페이지 : mercedesbenzstadium.com

• 홈팀 : 애틀랜타 팰컨스(NFL), 애틀랜타 유나이티드(MLS)

©www.ibm.com

블록체인 기술로 암표와 위조 티켓 차단
요한크루이프 아레나 JOHAN CRUIJFF ARENA

2018년에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경기장명을 변경한 요한크루이프 아레나는 네덜란드의 명문 축구팀이자 최고 인기 축구단 중 하나인 아약스의 홈구장으로 7만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축구장이다.

이곳에서는 최근 입장 티켓과 관련하여,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팬들은 스마트폰에 저장된 암호화된 티켓을 통해 입장이 가능한데, 이 티켓은 경기 시작 시간에 임박하고 경기장과 가까운 범위에 도달했을 때에 한해서 활성화된다. 이 솔루션은 그 동안 골칫거리였던 티켓의 불법 재판매(암표 매표행위)와 티켓 위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 주었다. 아울러 1만 명에 이르는 시즌 티켓 구매자들 중 실제로 경기장을 찾지 않는 구매자의 좌석을 예측 및 판매하여, 구단의 입장 수익을 증대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요한크루이프 아레나

• 위치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최대 수용 인원 : 71,000명

• 홈페이지 : johancruijffarena.nl

• 홈팀 : 아약스(Eredivisie),
네덜란드 국가대표 축구팀(KNVB)

©shutterstock

드론 영상 등 생생한 관람 경험 제공
NASCAR

나스카(NASCAR)는 전미자동차 경주대회로, 최상위 시리즈인 그랜드 내셔널 시리즈를 포함해 총 10여 개의 시리즈로 구분되어 있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캐나다·멕시코·유럽 등 100개 이상의 경주로(경기장)에서 1,500개 이상의 하부 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경기장들은 적게는 수만 명, 대개 10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F1과 달리 타원형의 트랙이 많아 상대적으로 경기를 관전하는 데 친화적인 나스카는 최근 디지털 테크놀로지 기업 4FRONT와 협업해 관중들에 대한 편의를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 정보를 정밀 분석하여 입장 수익을 늘리고 있다. 또한 드론을 이용한 영상을 비롯해 다양한 영상들을 제작하여, 관중들에게 생생한 관람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NASCAR

• 위치 :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30개의 트랙

• 홈페이지 : nascar.com

©Beverly Hills Aerials

AI 기술 활용한 앱으로 관중들의 편의 증대
멜버른 크리켓 그라운드 Melbourne Cricket Ground

‘The G’라는 애칭으로도 유명한 멜버른 크리켓 그라운드는 최대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구 남반구 최대 규모의 스포츠경기장이다. 1853년도에 개장해, 17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멜버른 크리켓 그라운드는 크리켓 외에도 호주 풋볼 등이 열리고 있는데,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항상 많은 인파로 붐비는 장소이다.

이곳의 운영자들은 많은 관중들이 기다림을 최소화하면서 입장 및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 주목했고, 그 결과 AI 및 첨단 광학 기술을 활용한 WaitTime 앱을 출시했다. 이 앱은 각 고객들의 위치 및 필요에 따라 최적의 동선을 수시로 안내해 줌으로써 관중들의 편의를 증진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멜버른 크리켓 라운드(MCG)

• 위치 : 호주 멜버른

• 최대 수용 인원 : 100,000명

• 홈페이지 : mcg.org.aul

• 홈팀 : 5X호주 룰스 풋볼 클럽(AFL),
빅토리아주 크리켓팀,
호주 크리켓 국가대표팀

©mcg.org.au

#2. Fan & Sponsor

최신 테크놀로지 활용으로 팬데믹 대처
LA다저스

LA다저스는 미국 프로스포츠 구단 중에서도 최상위에 속하는 인기를 자랑한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기준 평균 관중은 4만 8,838명으로 30개 구단 중 단연 1위였으며 여기에는 팬친화적인 마케팅이 큰 몫을 했다. 하지만 다저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을 비껴가지 못했고, 입장 수익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등 다른 프로팀들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업계 공통의 위기 상황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프로구단이라고 평가받는 다저스의 대처는 다른 구단들과 달랐다. 특히 두 가지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대처했는데, 첫째는 팬들의 참여 및 관계 유지이며, 둘째는 입장수익 외의 수익 집중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신 테크놀로지의 활용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다저스는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스프링캠프 때부터 ZOOM을 통해 팬들과의 비대면 접촉을 늘렸고, 이를 통해 기존의 경기장에서의 대면 마케팅에서는 힘들었던 이메일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중계방송이 활성화되고 이에 따른 기존 팬들의 시청 증가를 감안하여, 테크놀로지에 기반한 스폰서십을 재구성하였다. 이러한 다저스의 노력과 비대면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초기 대처는 코로나로 인한 구단 운영의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게 해 주었고, 테크놀로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팬과 스폰서 참여를 유도하는 데 있어서 초석을 마련해 주었다.

©thinkbluela.com

팬들의 성향을 DB화, 마케팅에 적극 활용
MLS

흔히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 종목은 야구(MLB), 미식축구(NFL), 농구(NBA), 아이스하키(NHL)를 꼽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고, 저변이 넓은 스포츠라 할 수 있는 축구는 오랫동안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1996년 메이저리그사커(MLS) 창설 이후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마테우스·베컴·앙리와 같은 슈퍼스타들이 MLS에서 활동하면서 미국 내 축구의 인기 또한 급상승하여, 최근에는 기존 4대 프로스포츠의 여러 가지 측면에서 대등한 정도의 위치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인한 입장 관중 감소는 MLS에게도 예외 없이 큰 위기로 다가왔다.

하지만 창설 초기부터 미국에서 메이저 프로스포츠가 아니었기 때문에, 위기에 대처하는 MLS의 방식은 다른 프로스포츠들에 비해 경쟁력이 강했다. 특히 MLS는 자신들의 경쟁 상대가 단순히 다른 스포츠 종목이 아닌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설정하고, 이들과 경쟁하기 위한 테크놀로지에 일찍이 관심을 가져왔다. MLS는 ZOOM이나 Microsoft Teams와 같은 어플리케이션들을 활용해 팬들과 구단, 팬들 간 소통을 꾀했으며, 경기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또한 팬들의 성향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입장 관중에 대한 제한이 풀린 지금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팬데믹으로 인한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있다.

©shutterstock

#3. Media & Broadcast

뉴미디어와의 협업 적극 추진
NFL

미식축구(NFL)의 특징은 다른 종목들에 비해 경기수가 현저하게 적다는 점이다. 때문에 압도적으로 인기가 높지만, 한편으로는 팬들이 충분히 즐기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NFL의 미디어에 대한 시각과 인식도 바꾸어 놨다.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NFL은 기존의 TV 네트워크 외에 OTT를 비롯한 뉴미디어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으며, 보다 많은 팬들이 미디어를 통해 NFL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aboutamazon.com

▶ 주목할 만한 스포츠 OTT 기업

[DAZN]
DAZN은 스포츠에 특화된 OTT서비스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업체 중 하나이며, 전 세계 20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UEFA 챔피언스 리그를 포함하여, 독일 분데스리가,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 굵직한 프로스포츠 이벤트들의 방송권을 확보하며, 구독자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J리그 방송권을 수조원에 다년간 계약함으로써 화제를 모았다.

[FLOSPORTS]
FLOSPORTS는 NBA, NCAA 등 주로 전미 스포츠 콘텐츠를 중심으로 서비스한다. 최근에는 모터레이싱 스트리밍 플랫폼인 Speed Shift TV를 인수하여 저변을 확대했으며, 소셜네트워킹 업체인 워치파티(Watch Party)와 제휴, 자체 앱을 통해 팬들이 함께 경기를 보고 응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FUBOTV]
축구 콘텐츠 스트리밍으로 시작, 스포츠 전 콘텐츠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FUBOTV. 최근에는 가상 엔터테인먼트용 아바타와 캐릭터를 제작하는 페이스뱅크(FaceBank)와 합병했다. 이로써 팬들이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서비스가 더 많아져, 이전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팬 경험이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ELEVEN SPORTS]
ELEVEN SPORTS는 Fomula1 등 메가스포츠 이벤트부터 지역스포츠 콘텐츠까지 매우 다양하고, 지역도 미국(NBA, NFL), 유럽(Premier League, La Liga)뿐만 아니라 아시아(미얀마 리그)까지 그 범위가 매우 넓다. 기존의 TV를 포함하여, 디지털 서비스와 모바일 서비스 등 여러 미디어 채널을 단독 및 복합 형태로 운영함으로써 다양한 시청자 층의 욕구를 충족해 주고 있다.

[KAYO SPORTS]
KAYO SPORTS는 호주 전 지역에서 인기 있는 50여 개의 스포츠들을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호주 내 스포츠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콘텐츠의 경우, FOX SPORTS 및 ESPN과의 제휴를 통해 수급하고 있다. 구독자는 2020년 초까지만 해도 13만 명에 불과했지만, 시청자 친화적인 테크놀로지를 적극 활용함에 따라 최근에는 1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하게 되었다.

#4. Athlete Performance & Tracking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위해 빅데이터 분석
오스틴FC Austin FC

오스틴(Austin)FC는 2018년 창단, 2021년도에 미국 메이저리그축구(MLS)에 진출한 신생 구단이다. 첫 시즌인 2021년에는 신생팀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전체 MLS 팀들 중에서 24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점차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한 기대의 중심에는 데이비드 테니(David Tenney)가 있다. 테니는 오스틴FC 선수들의 경기력 강화 파트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오스틴FC에 합류하기 전에 NBA 올랜도 매직에서 팀의 연속 플레이오프를 이끌었고, 그 이전에는 MLS 최고 명문구단 중 하나인 시애틀 사운더스에서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테니는 선수 퍼포먼스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 이 분야에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적극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다양한 빅데이터 집계 및 통합이다. 현재 업계에는 체력을 포함, 선수들의 다양한 능력치를 측정하기 위해 여러 디바이스들이 개발·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생성된 데이터를 어떻게 통합하고 분석하느냐다. 오스틴FC와 테니는 여기에 중점을 두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그는 선수들의 심박수 변화를 측정·분석하는 테크놀로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 단순히 경기 중 심박수 변화만이 아닌 선수들의 일상 및 부상 등 상황을 종합하여, 개개인의 컨디션을 체크 및 분석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어떤 선수가 경기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활약할 수 있는지를 예측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AI와 고성능 광학 기술로 시각화 분석
호주 스포츠 연구소 Australian Institute of Sport

호주 스포츠 연구소(Australian Institute of Sport, AIS)는 호주의 스포츠과학을 총괄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호주가 전 종목에 걸쳐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에는 호주 스포츠 연구소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선수 퍼포먼스와 트랙킹 분야에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선도적으로 개발·보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호주 스포츠 연구소가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딥러닝에 기반한 인공지능(AI)과 고성능 광학 기술이다. 최근 수년간 카메라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함에 따라, 과거에는 측정이 힘들었던 선수들의 미세한 움직임이 이제는 다양한 각도에서 초고해상도로 기록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렇게 축적된 영상데이터는 일반적인 정량데이터와 달리 분석이 힘들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주 스포츠 연구소는 딥러닝에 기반한 인공지능 기술 및 영상데이터 분석과 사용자 친화적인 시각화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였다. 그 결과,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광학기술과 AI 분석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했으며, 이렇게 나온 분석 데이터는 휴대가능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선수와 코치들에게 전달되어 큰 성과를 내고 있다. 호주 스포츠 연구소는 앞으로 전문 엘리트 선수들뿐만 아니라, 일반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적용 가능한 퍼포먼스 및 트랙킹 테크놀로지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PROSVIEW THEME : BENCHMARK

이 페이지 공유하기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