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의 진화, 프로스포츠 산업의 혁신

글. 장강훈, 박향아 사진. SPOTV·포디리플레이·LG U+·핏투게더 제공, 전재천

장강훈
스포츠서울 야구 전문 기자. 2008년부터 스포츠서울에서 야구에 대해 본격적으로 기사를 쓰고 있으며, 현재 스포츠서울에 ‘장강훈의 액션피치’를 연재 중이다.

#1 KBO : KBO리그, 첨단 중계기술의 경연장
#2 K리그 : ‘감’이 아닌 ‘데이터’로 축구를 말하다
#3 KBL :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팬 서비스, KBL통합플랫폼
#4 KT : 위즈 차원이 다른 관람 환경, 수원KT위즈파크

경기 중계, 선수 데이터 분석, 통합 플랫폼 등 프로스포츠 산업에 적용된 기술의 수준은 가히 눈부실 정도다. 국내 프로스포츠 산업에서 맺은 결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해외 관계자들이 방문할 정도. 프로스포츠 단체, 구단이 도입한 최신 디지털 기술 현황과 전망을 담아보았다.

#1 KBO리그는 첨단 중계기술 경연장

프로스포츠의 중계기술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을 밀어낸 2020년부터 프로야구(KBO리그)를 중심으로 중계기술의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메이저리그가 중단됐을 때, 미국 ESPN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개막한 KBO리그를 중계해 굶주린 스포츠팬을 위로했다. ESPN을 통해 KBO리그를 접한 미국 팬들은 이른바 ‘빠던’(타격 후 배트를 던지는 행동)과 선수 응원가에 열광했다. 메이저리그와 견줘도 손색없는, 중계에 ICT를 접목한 첨단 중계 기법도 야구 종주국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단순히 선수들의 플레이를 대신 보여주는 게 고전적 의미의 중계방송이었다면, 최근에는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다양한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언택트’가 일상이 되자 스포츠 현장을 찾을 수 없는 팬의 갈증을 첨단 중계기술로 풀어주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00년대 중반 이후 ‘프로야구 전 경기 중계’ 시대를 선언한 이래 IPTV, 포털사이트, 모바일 순으로 중계 플랫폼을 확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매일 어느 곳에서든 야구를 시청할 수 있어야 국내 넘버 원 스포츠로서의 입지를 이어갈 수 있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이면서도 절실한 원칙을 세웠다. 4월부터 10월까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다섯 경기씩 열리는 KBO리그는 중계기술의 고도화를 실험하고 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다. TV뿐만 아니라 온라인과 모바일로도 야구를 즐길 수 있으니, 각각의 플랫폼에 맞는 중계기술 개발은 필연이 됐다.

첨단 중계기술의 핵심은 ‘얼마나 더 생동감 있게 스포츠를 즐길 것인가’에 방점이 찍힌다. 눈으로 볼 수 없는 볼 회전이나 타구 궤적 등의 데이터를 제공하거나, 더그아웃이나 불펜 등 평소에 쉽게 볼 수 없던 공간을 들여다보는 것은 팬들을 야구에 ‘과몰입’하게 만든다. 야구팬을 ‘과몰입’하게 만든 첨단 중계기술, 어디까지 진화했을까.

데이터를 중계화면에 담은 SPOTV
글로벌 시장 장악한 포디리플레이코리아
‘손 안의 프로야구’ 대중화 넘어 산업화로 LG U+

#2 축구도 데이터 시대, ‘감’이 아닌 ‘데이터’로 축구를 말하다

스포츠에 ICT, 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막연한 ‘감’으로 승패를 예측하고 선수의 열정을 측량하는 것이 아닌, 세분화된 ‘데이터’를 통해 경기력을 평가하고 훈련을 설계하는 시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데이터 분석 전문회사 ‘핏투게더’와의 인터뷰를 통해 K리그 ‘데이터 축구’의 현황과 미래를 들여다본다.

데이터 분석해 선수별 개별 코칭, 핏투게더

#3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팬 서비스 ‘KBL 통합플랫폼’

KBL은 2020-2021 시즌을 앞두고,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지원을 받아 10개 구단 ‘통합플랫폼 및 CRM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정 구단이 아닌, 리그 차원에서 모든 온라인 서비스를 통합하고, CRM 시스템을 연동시킨 것은 국내 프로스포츠 리그 ‘최초’의 사례. KBL 마케팅팀 이상훈 대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통합플랫폼 오픈 1년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KBL 마케팅팀 이상훈 대리

모든 온라인 서비스를 한곳에 모았다

#4 차원이 다른 관람 환경 ‘오고 싶은 구장’ 수원KT위즈파크

‘당당하고 단단한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기업) 성장’을 2022년 목표로 꺼내든 KT는 스포츠단에도 미래혁신 사업을 접목해 트렌드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 도구가 5G 통신망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 시스템 정착이다. 창단 8년 만에 KBO리그 통합우승을 따낸 KT는 선수단뿐만 아니라 구장과 고객 관리에도 디지털 혁명에 앞장서고 있다.

KT 위즈는 2013년부터 ‘5G 스마트스타디움’ 구축사업을 시작해 2019년 통합플랫폼을 완성했다. 총사업비 27억 원을 들여 완성한 통합플랫폼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관리 멤버십 운영과 5G 라이브 중계 서비스 등을 구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야구단의 마케팅 전략은 더 많은 사람이 야구장을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관중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방문객의 재방문율, 구장 내 소비 패턴 등을 면밀히 분석해 ‘오고 싶은 구장’으로 만들어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야구단 수익은 관중수익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홈 100만 관중 시대는 궁극의 목표다. 특히 KT는 ‘축구의 도시’로 불리던 수원을 연고지로 선택한 탓에 모객활동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KT의 독자 기술로 개발한 관중예측 시스템은 ‘홈 100만 관중’이라는 숙원을 해결하기 위한 절실함이 빚어낸 산물이다.

KT 위즈는 디지털 기술을 구단 운영에 접목한 선도 기업으로 첫 손에 꼽힌다. 스마트 티켓과 스마트오더 등을 결합한 어플리케이션 ‘위잽(wizzap)’ 개발(2015년)을 시작으로 2018년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미세먼지 측정·저감 서비스를 가장 먼저 도입한 스포츠 구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더 많은 팬이 야구장을 찾도록 유도함과 동시에 구장을 찾은 관중이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 이외의 볼거리와 먹거리도 즐길 수 있도록 마케팅전략을 짜야 진정한 의미의 ‘팬 퍼스트’를 구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관점으로 출발한 KT 위즈의 5G 스마트스타디움 통합플랫폼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오는 2024년 도입을 목표로 진행 중인 통합 마케팅 시스템의 롤모델이 됐다. 2020년에는 KIA 타이거즈가 KT의 통합플랫폼을 도입해 고객관리에 적용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도 최근 통합플랫폼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산업화 기반을 주도하는 구단으로 입지를 다졌다.

KT위즈 마케팅팀 한우제 과장

5G 스타디움 산파 역할을 한 위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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