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주희 자료. 구글 트렌드
오늘날 팬들은 온라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스포츠를 소비한다. 스포츠 영상을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기도 한다. 스포츠 리그 또한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유튜브 기반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통해 팬덤을 강화하는 중이다.
미국 프로 미식축구(NFL)는 Z세대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신선하고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했다.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에서는 인기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과 협업을 통해 특별한 콘텐츠를 제작하는가 하면 팬의 관점으로 경기를 소개하며 팬들과의 감정적 연결을 강화했다.
크리에이터 파트너십
각종 챌린지 영상을 통해 유명세를 탄 페이즈 러그(FaZe Rug)는 미식축구 선수와 함께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게임을 진행했다.
FIT CHECK with my dad for the SUPERBOWL ©haleyybaylee미국 인기 모델 할리 칼릴(Haley Kalil)은 슈퍼볼 경기장에서 아버지와 함께 옷차림을 점검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온·오프라인을 잇는 실시간 콘텐츠
@rug reacts to @KansasCityChiefs Super Bowl winning drive! ©NFL경기 현장감을 전달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실시간 멀티 포맷 전략을 통해 관객 반응 영상, 경기장에서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했다.
파리올림픽 관련 영상이 두 달 만에 수억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유튜브에서 스포츠를 소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팬들은 경기 장면 등 원천 콘텐츠에서 확장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찾아보기도 한다. 경기 장면에 크리에이터의 분석이 덧붙인 영상을 시청하고, 직접 채널을 운영하는 선수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경기장을 벗어나 더욱 다양한 시각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경향이 짙어지는 중.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파리올림픽 공식 채널은 경기 하이라이트, #Paris2024 기대주, 전설적인 선수들의 명장면 등을 담은 영상을 통해 올림픽의 열기를 더했다.
팬들은 기존의 수동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한다. 스트리밍과 크리에이터 콘텐츠가 성장하면서 기존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방식으로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이다. 스포츠 리그는 호감도가 높은 크리에이터와의 접점을 통해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4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부부 크리에이터 채널 더 스코트(The Scott)는 Get Ready with Me 콘텐츠를 통해 팬들과 경기 준비 과정을 함께했다.
마크 로버(Mark Rober)는 슈퍼볼 결승전에 진출한 두 팀의 로고가 새겨진 양면 저지를 입고 양 팀 팬들과 함께 응원했다.
글. 박혜윤 / 조회수 기준 : 2024년 9월 20일
프로스포츠 단체의 유튜브는 어떤 콘텐츠로 팬들의 관심을 이끌까.
2024년 7월부터 9월까지 프로스포츠 7개 단체, 65개 구단이 제작한 유튜브 영상 중 가장 흥미로웠던 콘텐츠를 엄선해 보았다.
18년째 한국에 살고 있는 영국인 폴 카버가 K리그 클라쓰 열 번째 강연자로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외축구팬보다 K리그팬 하면 더 좋은 이유’라는 주제의 영상은 셰필드 웬즈데이 팬인 그가 어떻게 FC서울을 응원하게 되었는지, 한국과 외국의 응원 문화는 어떻게 다른지, K리그 팬으로 전국 원정 응원을 다닌 이야기 등 K리그 찐팬의 덕질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대를 잇는 축구 사랑에 과연 아내의 입장은 어떤지, 훅 들어간 질문에 멈칫하는 모습에 많은 기혼 남성 팬들이 공감의 댓글을 달았다.
2011년 두산 베어스 투수로 한국 프로야구 선수로 데뷔한 더스틴 니퍼트 선수의 은퇴식 현장이 담긴 이 영상은 스포츠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8년을 함께한 구단과 팀원들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절절하게 전하는 모습에 현장에서 함께하던 팬들은 물론 영상을 시청하는 팬들마저도 눈물짓게 만들었다. “팬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KBO리그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더스틴 니퍼트 선수의 모습에 지나가던 롯데팬, 슥팬, 엘지팬들도 지나치지 못하고 응원 댓글을 남겼다.
구독자 270만 축구 크리에이터 감스트와 강원FC 김병지 대표의 케미 폭발 압박 면접 영상이 축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면접자와 지원자로 마주한 두 사람. 선수 시절, 감스트로부터 찰진 욕을 먹었다는 김병지 대표의 기선제압과 쩔쩔매는 듯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자세로 자신의 능력을 어필하는 유튜버 감스트와 티키타카가 쫄깃한 재미를 주는데. 코믹한 설정 가운데 구단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의견을 주고받을 때는 그렇게 잘 맞을 수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