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으로 주목받은 브랜드
어떻게, 무엇을, 왜 할까
동원F&B #한숨에한캔, CU ‘편의점 고인물’ 담당자 인터뷰

글. 김현주

세계일보 기자. 세계일보에서 생활경제 및 각종 시사 이슈를 담당하고 있으며, 2016 1분기 자살예방 우수보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드롬급 인기를 끌고 있는 숏폼 콘텐츠. 이에 국내 유통업계 등은 숏폼 콘텐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흥행에 성공한 대표 브랜드인 동원F&B와 CU의 숏폼 콘텐츠 담당자를 인터뷰해 그 비결을 들어본다.

INTERVIEW #1

동원F&B #한숨에한캔

틱톡 우수 광고 사례
선정 7일 만에 3,000만회 돌파,
챌린지 영상 1,400개 이상 생성

인터뷰이. 동원F&B 광고팀 백민주 과장

Q

Z세대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된 ‘#한숨에한캔’ 챌린지. 챌린지가 이룬 성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한숨에한캔 챌린지는 Z세대를 대상으로 동원참치 브랜드에 대한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를 제고하기 위해 기획된 캠페인이었습니다. 3,000만이 넘는 조회수, 직접 챌린지에 참여한 영상도 1,400개 이상 생성되어 Z세대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게 가장 큰 성과입니다. 브랜드에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참여를 통해 브랜드 인게이지먼트를 높이고,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Q

틱톡을 주된 플랫폼으로 선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밖에 눈여겨보고 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어디이고, 그 이유에 대해 알려 주세요.

A

틱톡은 Z세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숏폼 플랫폼이며, 숏폼 형태로 챌린지 문화를 만들어낸 시초적인 플랫폼으로 챌린지에 대한 허들이 낮고, 브랜드와 소비자가 교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콘텐츠가 소비되는 플랫폼들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플랫폼들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까진 눈에 띄는 플랫폼은 없습니다.

©동원참치 인스타그램

“틱톡은 챌린지에 대한 허들이 낮고, 브랜드와 소비자가 교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한숨에한캔 챌린지를 기획하게 된 배경 및 추진 과정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

동원참치라는 브랜드는 40년 동안 고객들의 삶과 함께해온 메가 브랜드이자 장수 브랜드입니다. 동원참치 판매량은 현재까지 70억 캔을 넘어서는데, 이는 일렬로 늘어놓으면 지구를 약 14바퀴 돌 수 있는 양입니다. 참치김치찌개, 참치김밥, 밥반찬 등 여러 모습으로 우리나라 식문화를 대표해온 브랜드인데, 변화하는 식문화 트렌드에 발맞춘 꾸준한 노력이 그 뒤에 숨어있습니다.

요즘 식문화 트렌드는 내식의 다변화와 외식의 증가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내식의 다변화의 경우 1~2인 가구의 증가와 다양한 식재료를 구매하지 않고 간편하게 외식의 퀄리티를 구현하려는 욕구에 따라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을 많이 소비하는 트렌드입니다.

올해 동원참치는 간편하게 식사하는 내식 트렌드에 맞추어 “까서 바로 먹는 한 캔, 믿음의 참치 동원참치”라는 키 메시지(key message)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먹을 것이 다양해진 Z세대에게 참치 한 캔만 까면 바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브랜드에 공감하여 인게이지먼트를 증대하기 위하여 #한숨에한캔 챌린지를 기획한 것입니다.

#한숨에한캔 챌린지는 동원참치 광고에 나오는 내레이션과 동일한 내용을 한 호흡으로 틀리지 않고 텍스트를 빠르게 읽어내야 하는 미션 수행 콘셉트였습니다. 미션에 성공하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챌린지에 여러 차례 도전하는 케이스, 미션에 실패하는 케이스 등을 통해 브랜드에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재미있는 다양한 결과물의 콘텐츠가 창작되었습니다. 이러한 콘텐츠들의 매력에 기반하여, 캠페인이 오가닉 바이럴 되며 틱톡 채널 전체적으로 넓은 범위의 조회수와 참여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동원참치 인스타그램

Q

#한숨에한캔 챌린지 외에도 동원F&B에서 진행 중인 숏폼 콘텐츠 마케팅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동원F&B가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브랜드들의 콘셉트와 목적에 맞게 여러 가지 브랜딩 활동을 고려중입니다. 기본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몰입도와 공감, 그에 기반한 로열티를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인스타그램의 릴스를 통하여 동원참치를 활용한 레시피, 동원참치 프로모션 등을 다양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Q

기업에서 제작하는 영상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이나 피로도가 우려될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하는 방법이 있다면?

A

본질적으로는 같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지만, 한 가지 소재로의 전달이 아닌 콘텐츠 다양화를 통해 스토리가 있고, 다양한 톤앤매너로 소비자와 소통한다면 해당 부분이 조금이나마 보완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동원참치가 진행했던 #한숨에한캔 챌린지도 “바로 까서 먹는 한캔”이라는 동일한 메시지의 TV 광고 소재가 있지만, 틱톡이라는 플랫폼에 맞게 미션 수행 콘셉트의 챌린지로 기획하면서 피로감 없이 결과적으로 더 넓은 타깃에게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동원참치 인스타그램

Q

숏폼 콘텐츠가 가져야 할 ‘미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젊은 세대들에게 숏폼 콘텐츠가 매력을 끈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기다림 없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핵심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영상을 선택할 필요도 없이 화면을 넘기기만 하면 짧은 시간 안에 임팩트와 재미를 주는 영상들이 계속 쏟아져 나옵니다.

숏폼 영상들은 짧고 간결하기 때문에 기존에 TV, 바이럴 영상 대비 기획 편집단에 드는 공수가 적어 어플에 있는 효과만으로도 유저들이 언제든지 의지만 있으면 제작에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긴 영상도 주요 부분만 짧게 잘라서 숏폼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했을 때, 브랜드 입장에서 만드는 숏폼 콘텐츠가 가져야 하는 미덕은 숏폼 길이 안에 정확한 주제(콘셉트)를 담을 것, 빠르게 본론부터 말해서 스와이프(swipe) 전에 할 말은 할 것, 소비자가 브랜드에 공감할 수 있는 콘셉트 흥미를 유발시키거나 따라하게 만들고 싶은 와우포인트를 가질 것 아닐까요?

Q

‘숏폼’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는 프로스포츠 업계에 조언을 해주신다면.

A

더욱 더 많은 관중들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거듭나고, 집에서뿐만 아니라 마지막으로 경기장으로 관중들을 끌어오는 것이 중요할 텐데요. 이를 위해 기존 관중들에게는 단단하게 형성된 팬심을 활용하여 다양한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숏폼으로, 새로운 유입을 위한 숏폼 콘텐츠는 프로스포츠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 있는 와우포인트들을 통해 스포츠에 대한 접근성, 흥미도를 높이는 유의미한 시도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스포츠 외에도 유희할 대상이 많은 현대 사회이기에, 프로스포츠만이 줄 수 있는 핵심 가치와 재미를 발굴하여, 빠른 시간 내에 압축적으로 녹인 콘텐츠를 통해 매력을 어필한다면 보다 더 많은 관중들의 사랑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INTERVIEW #2

CU ‘편의점 고인물’

방영 39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 뷰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로
‘역대 최단 시간 최다 조회수’ 기록

인터뷰이. BGF리테일 마케팅팀 신아라 책임

Q

‘편의점 고인물’은 숏폼의 ‘브랜디드 영상 콘텐츠’로 첫 손에 꼽힙니다. 브랜디드 영상의 강점과 함께 ‘편의점 고인물’이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편의점 고인물’은 9년차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겪는 에피소드를 그려낸 1분 이내의 유튜브 쇼츠(Shorts) 20부작 브랜디드 영상입니다. 2022년 11월 기준 누적 조회수 1.5억뷰를 돌파했으며, 고객반응(PIS: 좋아요 + 댓글 + 공유) 780만 건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편의점 고인물’로 인해 CU 공식 유튜브 채널 ‘씨유튜브’를 구독한 신규 구독자는 8만 8,000명에 달합니다. 대부분의 고객이 자발적으로 시청한 오가닉(유기적) 조회수로, 이는 기업에서 제작한 브랜디드 콘텐츠 역사상 유례없는 조회수입니다.

광고가 아닌 고객의 자발적 호응으로 얻은 조회수, 고객반응, 신규 구독자 유입 효과를 감안하면 ‘편의점 고인물’의 순수 광고 효과는 33억 이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광고로서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22년 대한민국광고대상 온라인영상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CU

Q

‘편의점 고인물’이 기존의 CU 오리지널 콘텐츠와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A

‘편의점 고인물’이 기존 콘텐츠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1분 이내의 짧은 쇼츠 포맷에 CU 스토리의 기-승-전-결을 담았다는 점입니다. Z세대가 찾아보는 콘텐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담기보다는 ‘덜어내기’가 중요한데, 브랜드 홍보를 덜어내고 ‘CU라는 공간에 가보고 싶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Q

‘편의점 고인물’ 기획 배경과 추진 과정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

기획 초기에는 4~5분 분량의 로맨스 장르 웹드라마를 고려하고 있었으나, MZ세대 중에서도 특히 Z세대 고객의 미디어 이용 행태와 숏폼 트렌드를 감안하여 쇼츠 시리즈로 수정했습니다. 실제로 ‘편의점 고인물’의 핵심 시청자층은 18~24세 연령대 고객이었으며, 해당 연령대 고객의 자발적인 참여/공유가 있어 프로그램이 더욱 흥행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편의점 고인물’에서는 ‘행사 상품은 이렇게 보여줘야지’ ‘브랜드 관련 뉴스를 알려야지’라는 식의 접근을 지양했어요. 스토리가 먼저 나오고, 시청자가 보기에 어색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내용적으로는 ‘이 콘텐츠가 우리가 타깃으로 한 MZ세대 입장에서 재미있는지’에 집중했습니다. “이 영상 재미있네, 구독해야지” “어, CU 공식 채널이네?” 식으로 시청자 반응을 끌어내자는 목표가 있었죠.

Q

이밖에도 CU의 다른 오리지널 숏폼 콘텐츠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

2022년 12월부터 CU 오리지널 스탠딩 코미디 가 방영 중입니다. 요새 전문 개그 프로그램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데, 그런 아쉬움을 고려해 기획했습니다. 개그맨들이 1분 이내의 개그를 선보여 토너먼트 형식으로 승부를 가리는 프로그램입니다. 2023년 1월까지 연재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CU

Q

기업에서 제작하는 영상에 대한 콘텐츠 소비자의 거부감이나 피로도가 우려될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하는 방법이 있다면?

A

기획부터 제작 단계까지 ‘고객’의 관점에서 기꺼이 소비하고 싶은 콘텐츠인지 점검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핵심만 남기고,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Q

숏폼 콘텐츠가 가져야 할 ‘미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숏폼 콘텐츠의 미덕은 핵심만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등하교 시간, 아주 짧은 자투리 시간에 보더라도 일시정지하지 않고 콘텐츠를 온전히 소비할 수 있어야 하는데, 메시지가 무겁다면, 가볍고 퀵(quick)하게 즐길 수 없습니다. 때문에 숏폼 콘텐츠를 기획할 때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덜어내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숏폼’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는 프로스포츠 업계에 조언을 해주신다면.

A

프로스포츠 업계는 스포츠라는 강력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갖고 있는 만큼 ‘숏폼’ 포맷으로 파급력이 배가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숏폼 콘텐츠로 다가가고자 하는 타깃층이 누구인지 먼저 명확화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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