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자 수 기준. 2022년 12월 현재
2022년 3분기에는 어떤 유튜브와 크리에이터가 주목받았을까. 지난 세달 동안 유튜브에서 나타난 흥미로운 트렌드, 그리고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크리에이터를 소개한다.
장애 이야기를 주제로 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롱폼 영상을 넘어 쇼츠에서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2019년부터 채널을 운영 중인 ‘원샷한솔’은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카페에서 케이크 우아하게 먹는 방법’과 같은 자신만의 노하우나 시각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오해를 바로잡는 상황극 콘텐츠 등을 제공한다.
스스로를 ‘휠체어러 크리에이터’로 소개하는 ‘리즌정의 원더랜드’는 Q&A를 통해 지체 장애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거나 ‘혼자 외출할 때 듣는 말 유형’ 쇼츠를 통해 비장애인이 지체 장애인을 어떻게 대하는 게 좋을지 생각해보게 한다.
JIN TV, 위라클, 굴러라 구르님, 우령의 유디오 등의 채널들도 최근 쇼츠를 통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우리들의 블루스’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처럼 장애인의 이야기를 녹인 드라마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장애를 제대로 이해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샷한솔
©굴러라 구르님
경제적 자립을 이루고 조기 은퇴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파이어족’ 부부 크리에이터들의 채널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무기한 세계 여행 중인 30대 부부의 채널 ‘유랑쓰’에서는 ‘전 재산 주식에 넣고 세계 여행 중인 부부의 3가지 수익처 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이 166만 회를 넘었다.
‘둥지언니’ 채널은 40대 부부 크리에이터가 ‘남들과 똑같이 살 필요는 없더라고요’라는 모토로, ‘한달살러 신디와쏭’ 채널은 안정적 투자를 하며 세계 여행을 하고 절약하는 방식으로 세계 곳곳에서 한 달 살이를 하고 있다.
©유랑쓰
코로나19로 한동안 발이 묶였던 여행 크리에이터들의 전성시대가 다시 펼쳐지고 있다. 이들의 행보가 특히 주목받으면서 이제는 유튜브 바깥으로 영역이 확장되어 가고 있다. 서로 다른 채널의 게스트로 등장하거나 여행 플랫폼의 광고 모델로 기용되는 등의 방식이다.
각기 다른 성격과 여행 스타일로 개성 있는 브이로그를 선보이며 여행지를 소개하고 현지인과 소통하는 모습은 구독자에게 대리 만족을 선사하며 예능 같기도, 여행 다큐 같기도 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행 크리에이터들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빠니보틀
©채코제
프로스포츠 단체의 유튜브는 어떤 콘텐츠로 팬들의 관심을 이끌까. 지난 9~12월 프로스포츠 7개 단체, 63개 구단이 제작한 유튜브 영상 중 가장 흥미로웠던 콘텐츠를 엄선해 보았다.
글. 박혜윤
지난 10월 24일 업로드된 대구FC의 깜짝카메라 영상이 감동을 주고 있다. 22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최원권 감독대행, 오승훈 선수, 정태욱 선수를 어두컴컴한 극장으로 불렀다. 인터뷰를 명목으로 객석에 앉은 그들 앞에 틀어진 영상은 팬들의 진심 어린 응원들. 예상치 못한 깜짝 이벤트에 눈물을 참지 못한 최원권 감독대행의 “진짜 힘들 때 옆에 있어주는 게 친구”라는 이야기가 울림을 준다. 팬들의 진심과 이에 감동하는 감독, 선수들의 영상을 대구FC의 팬뿐 아니라 많은 스포츠팬들이 공감하며 응원했다.
23세 이하 세계 야구 선수권대회(U-23 야구월드컵) 은메달 획득의 주역들이 모여 만찬을 즐겼다. 11월 25일 Egles TV에 공개된 야구월드컵 뒷이야기 콘텐츠가 빠른 시간에 조회수 3만 2,000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저승사자’ 한승주, ‘Dr. 페페’ 김기중, ‘KK’ 김규연, ‘보문산성’ 허인서 등 4인의 젊은 선수들이 대회 기간 중 그리웠을 한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은메달 획득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선수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선수들의 솔직함과 순수함이 돋보이는 이야기에 응원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KBL TV에 11월 17일 공개된 방털기 영상이 농구팬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프로선수가 된 후 첫 비시즌을 맞이한 지난해(구) 루키들의 숙소털이 현장! 예고 없는 방문에 당황해 문고리를 부여잡는 전성현 선수와 룸메이트 이정현 선수의 캐미와 이원석, 김시래 선수의 순둥순둥한 티키타카가 재밌다. 선수들의 솔직한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영상에 많은 농구팬들이 댓글을 달며 응원하고 있다. 이 영상의 하이라이트는 하윤기, 박지원 선수의 노래방 장면. 열정부자 하윤기 선수의 성량과 옆에서 귀를 틀어막으며 괴로워하는 박지원 선수의 모습이 압권이다.
FC서울 기성용 선수가 구단 U-15팀인 오산중학교 선수들의 일일 코치가 되어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11월 17일 FC SEOUL 채널에 업로드된 이 영상은 조회수 6만 3,000회를 기록하며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도자 자격증 준비를 위해 일일 코치로 나선 기성용 선수는 수업을 시작하며 “형이라 해~”라며 긴장했을 어린 선수들에게 편안히 다가갔다. 몸을 아끼지 않는 시범과 한 학생 한 학생 놓치지 않는 꼼꼼한 피드백에 오산중 선수들은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참여하며 귀를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