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초 만에
소비자를 사로잡은 브랜드

글. 김현정

김현정 선임 컨설턴트는 인터브랜드 한국 법인에서 다양한 브랜드 개발 프로젝트 수행 및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그룹 인터브랜드는 국내외 기업·브랜드의 Iconic Moves를 위해 최적의 브랜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CU의 ‘편의점 고인물’은 회마다 최소 수십만에서 최대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씨유튜브’의 흥행을 이끌었고 GS25 역시 유튜브 채널 ‘이리오너라’를 통해 숏폼 콘텐츠 ‘롸잇냠’을 공개하며 시선을 끌었다. 이처럼 숏폼 콘텐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사례를 소개한다.

소비자를 사로잡은 숏폼 콘텐츠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초. 미국의 한 심리학자가 10,526명의 데이트 행태 분석을 통해 도출한 결과이다. 그렇다면 ‘지갑’을 여는 데에는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소비자가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 찰나의 시간을 공략하기 위한 방법으로 최근 몇 년간 15초에서 길게는 5분 길이의 ‘숏폼(short-form)’ 형식의 콘텐츠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하는 기업·브랜드는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겠다 선언하며 본격적으로 숏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틱톡(TikTok), 유튜브 쇼츠(Shorts), 인스타그램 릴스(Reels) 등 숏폼 플랫폼의 급격한 성장은 숏폼 경쟁에 불씨를 지폈는데, 그렇다면 어떤 브랜드가 어떤 콘텐츠로 단숨에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을까?

1. ‌게임 캐릭터 세계관으로 과몰입 유발

과몰입을 유발하는 숏폼 콘텐츠 생산에 유독 강점을 보이는 기업이 있다. 쿠키 캐릭터를 이용한 게임 ‘쿠키런’의 개발사인 데브시스터즈(Devsisters)는 각 캐릭터의 성격과 그들이 지닌 특별한 스토리, 캐릭터 간의 관계성 등과 같은 ‘쿠키런 세계관’에 대해 흥미롭게 풀어내는 숏폼 영상을 주로 제작한다. 게임 유저는 이 콘텐츠를 통해 캐릭터에 애정을 가지고,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세계관 콘텐츠의 제작 외에 댓글 소통도 활발히 하는 모습인데, 계정 생성 3개월 만에 3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했던 쿠키런의 공식 틱톡(@dev_cookierun)은 현재 150만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계정으로 거듭났다. 또, 지난 1월에는 틱톡의 마케팅 트랜드를 소개하는 ‘틱톡 포 비즈니스 서밋 2022’ 컨퍼런스에서 틱톡으로 글로벌 소비자를 공략한 성공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dev_cookierun

2. ‌브랜드 유대감 높이는 챌린지

게임 캐릭터의 세계관을 담아낸 숏폼 영상으로 유저의 과몰입을 유도한 브랜드가 있다면, 참여하고 싶게 하는 챌린지를 기획해 큰 주목을 받은 브랜드도 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부터 ‘아무노래 챌린지’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수많은 챌린지가 등장했으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기표현의 수단이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는데, 그 중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성공적인 챌린지를 만든 두 개의 브랜드 사례를 살펴보자.

나이키(Nike)는 ‘자신감만 있으면 그곳이 어디든 우리만의 무대’라는 브랜드 메시지와 스포츠의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전하기 위해 ‘춤’을 접목시켰다. “Own the Floor” 캠페인을 론칭하고, ‘나이키댄스챌린지’라는 고유의 해시태그를 통해 캠페인 활성화에 나섰다.

나이키는 특히 스포츠 정신과 닮아 있는 브레이킹 종목에 관심을 가지고 국가대표 브레이킹 선수를 핵심 모델로 선정했다. 이때, TV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 로 스타덤에 오른 허니제이, 리정 등의 댄서를 공동 모델로 선정하고 튜토리얼 영상을 제작해 게시하기도 하며 사람들의 적극적인 챌린지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그 결과 #나이키댄스챌린지 해시태그 조회수는 7,300만 회에 달하며, 가장 많은 좋아요를 얻은 챌린지 참여 영상은 35만 4,000여 개의 하트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동원F&B(Dongwon F&B)는 지난 여름, 걸그룹 아이브의 안유진을 모델로 한 동원참치의 신규 TV CF를 공개했다. 이후 숏폼 플랫폼 내에서 챌린지를 시작했는데, 동원참치에 젊은 이미지를 부여하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광고 콘셉트와 동일하게 한 호흡에 제품 특징과 레시피를 읽어나가는 한 호흡 챌린지가 진행되었고, 신규 광고에 대한 뜨거운 반응이 챌린지에도 이어지며 사람들의 많은 참여를 끌어냈다.

©나이키

©틱톡

3. ‌자체 인플루언서 육성

제품/서비스를 전면에 드러내기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담아내고 있는 자체 인플루언서를 육성하며 글로벌 접점을 확대하고, 인지도를 상승시켜 나가는 사례가 있다. 카카오프렌즈(Kakao Friends)가 대표 사례이다.

작년부터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중 ‘라이언’과 ‘춘식이’가 인기 음원에 맞춰 함께 춤을 추는 숏폼 영상이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통해 OSMU(One Source Multi Use)로 활용되며 국내외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일명 ‘라춘듀오’라 불리는 이들은 여러 채널에서 글로벌 팬덤과 소통하는 주체가 되어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IP(지식재산) 사업으로 수익 창출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및 호감도 상승효과를 톡톡히 얻고 있다.

4. ‌매출과 기업가치 상승, 두 마리 토끼 잡기

2008년 설립되어 2021년, 연간 매출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 2,440억)를 돌파한 중국의 패션 브랜드 쉬인(Shein).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은 앱 1위를 기록했으며, 올해 일본에 처음으로 오픈한 오프라인 매장에는 새벽부터 사람들이 몰려 긴 대기줄을 만들기도 했다.

쉬인은 저렴한 가격에 트렌디한 의류를 빠르게 생산·판매하며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소셜미디어와 틱톡 마케팅(@shein_official)으로 전 세계 Z세대를 사로잡았다고 평가받는다.

환경 문제 등 쉬인이 당면한 과제가 많이 있지만, 숏폼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임은 분명하다. 일례로,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하울(Haul) 영상 업로드를 유도해 ‘쉬인 하울’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도록 만들었다. 팬데믹 시기에 온라인 소비가 급증하며 쉬인 역시 더 큰 성장을 이뤄냈는데, 숏폼 플랫폼 내 라이브 판매, 소비자의 의류 디자인 참여 유도, 가상의 패션쇼 등의 자체 콘텐츠와 인플루언서 협업으로 2020년에는 틱톡에서 가장 조회수가 높은 브랜드가 되었고, 현재는 130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라이언과 춘식이 @KakaoFriends_official/shorts ©카카오프렌즈

전 세계 Z세대를 사로잡은 패션 브랜드 쉬인 ©쉬인

“핵심 메시지를 빠르게 전달하고, 참여를 유도해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는 숏폼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블루오션 숏폼과 프로스포츠

지금까지 숏폼 운영의 다양한 성공사례를 살펴보았다. 소비자에게 핵심 메시지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고, 참여를 유도해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는 숏폼 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이렇게 많은 관심과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숏폼을 프로스포츠에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경기 하이라이트 부분을 짧게 편집해 업로드하거나, 선수 인터뷰, 훈련 비하인드 스토리 등의 영상을 게시하며 팬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에 이미 관심이 많은 사람들 외에도 팬층의 추가 유입을 위해 각 스포츠단을 아이돌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아이돌들은 매일 다양한 종류의 숏폼 콘텐츠를 양산하며 팬들과 소통한다. 이들의 운영 전략을 벤치마크 해보는 것도 단 몇 초 만에 프로스포츠의 기존 팬층과 잠재적 팬층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PROSVIEW THEME : ZOOM IN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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