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광고 에이전시에서 3년차 AP(Account Planning)로 일하고 있으며, 뉴미디어 전문 플랫폼 ‘고구마팜’에서 에디터로서 다양한 트렌드 소개와 함께 그 속에 숨은 인사이트를 발굴해내고 있다.
필자가 자주 듣는 질문엔 ‘최근 MZ세대의 트렌드는 무엇인가요?’가 빠지질 않는다. 필자는 그에 대한 답변으로 이렇게 말한다. 빠르게 수많은 정보가 오가는 디지털 환경에서 메가 크리에이터가 지닌 힘보다 마이크로 크리에이터, 즉 개인의 감성과 취향이 두드러지는 콘텐츠가 하루아침에 화제가 될 정도로 주목받기 쉬운 환경이며, 이와 관련된 트렌드를 마케팅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례이자 MZ세대를 폭넓게 아우르는 트렌드, ‘별다꾸’를 주목해야 한다고도 덧붙인다.
우선 ‘별다꾸’의 의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별걸 다 꾸민다’를 줄인 신조어로, 가볍게는 다이어리부터 폴라로이드 사진, 휴대폰에 이어 최근엔 헤드셋까지 꾸미는 것에 이를 정도로 자신이 지닌 제품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감성을 표현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고, SNS 인증 욕구에 ‘꾸미기’라는 행동이 더해져 확고히 주류 트렌드로 자리잡게 되었다.
‘별다꾸’가 주류 트렌드로 자리잡게 된 건 ‘꾸미기’라는 문화가 MZ세대 사이에 오래 지속되어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MZ세대는 1980~1994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를 아우르는 말이지만, 함께 묶여서 불리기보다 별개의 세대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로 두 세대는 차이점을 갖고 있음을 주목해보자.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좋아하는 아이돌 사진을 ‘펜띠’로 만들어 볼펜을 꾸미거나, 다이어리를 쓰고 시간표를 꾸며 책상에 붙이는 등 꾸미는 문화에 익숙하다. 이 문화가 최근 들어 Y2K 감성과 뉴트로라는 트렌드에 힘입어 부활한 것.
특히 과거에는 아날로그 인쇄물에 그쳤다면, 최근의 ‘꾸미기’ 문화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걸맞게 휴대폰 홈 화면을 꾸미는 ‘홈꾸’, 인스타 스토리를 꾸미는 ‘인꾸’ 등 디지털 꾸미기로 발전한 것이 흥미롭다.
이처럼 최근의 ‘꾸미기’ 문화는 ‘별다꾸’라는 이름으로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Z세대에게는 감성적이고 키치한 즉 트렌디한 취향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이를 적극 활용한 브랜드의 마케팅 활동 또한 자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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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꾸에 대한 이해도가 생겼다면, ‘별다꾸’를 활용한 마케팅은 어떤 것이 화제인지도 함께 알아봐야 할 것이다. 우선 ‘별다꾸’를 마케팅으로 활용함에 있어, 크게 두 가지 포인트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꾸미는 행위와 꾸미기를 위한 소재를 제공하는 것인데, 각각의 포인트를 잘 살린 마케팅 사례와 함께 살펴보자.
1. 꾸미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꾸미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으로는 ‘던킨도너츠 도넛 꾸미기’가 있었다. 던킨도너츠를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간단히 꾸며 업로드하는 이벤트였다. 디지털을 활용하는 것에 익숙한 세대에게 인스타그램 이벤트를 조기 종료할 정도로 높은 성과를 보였다.
2. 꾸미기를 위한 소재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별다꾸를 위해 필요한 것은 꾸미기를 해야 하는 대상과 꾸밀 수 있는 소재들이다. 더마비 바디로션에서는 Z세대에게 인기 많은 일러스트 작가와의 콜라보를 통해 로꾸(로션 꾸미기) 패키지를 기획해 선보였다.
무엇이든 꾸미는 것에 익숙한 세대에게 로꾸란 재미있는 하나의 인증 수단으로도 비쳤을 것이다. 참고로 해당 방식의 경우 디지털과 실물 굿즈 모두 해당되는 내용이니 기억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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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꾸’를 활용하기에 최적의 포인트가 있다. 바로 팬덤을 보유한 산업군이다.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나타내는 수단이자 인증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별다꾸’는 MZ세대가 속한 팬덤이 있을 경우 더욱 빛을 발한다. 그 이유는 ‘팬심’을 기반으로 2차 창작물을 제작하고 인증하는 문화에,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충성도가 견고히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이미지를 소재로 활용해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배꾸(배경화면 꾸미기) 등을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꾸미기를 할 수 있는 굿즈가 출시되면 앞다투어 구매한다. 여기서 굿즈란 포토카드, 다이어리, 스티커팩처럼 실물 굿즈를 일컫기도 하지만, 앞서 여러 번 강조했던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를 위한 아이패드 다이어리 속지, 스티커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콘 등 디지털 굿즈까지 넓게 포함된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하는 곳이 바로 아이돌 산업이다. 실제로 좋아하는 가수의 사진과 함께 꾸밀 수 있는 스티커를 굿즈로 출시하기도 하는데, 응원봉이나 앨범을 꾸밀 수 있게 제작해 단순히 굿즈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꾸미기’라는 행위를 추가해 ‘인증’을 더욱 부추긴다. 또한 이벤트를 연계해 소위 ‘다꾸’를 인증할 수 있는 판까지 깔아주니, 이야말로 다채로운 마케팅 활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이미 수많은 팬덤이 존재하는 프로스포츠 산업에도 충분히 적용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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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별다꾸’를 스포츠 산업에 적용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구매의 주체자인 팬덤의 소비욕을 불러올 수 있을까? 첫 번째 중요한 핵심은 꾸미기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디자인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매력적인 디자인은 꾸미는 욕구에 이어 참여자가 자발적으로 인증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만든다. 만약 디자인에 대한 부담이 있다면 해당 팀의 캐릭터나 톤앤매너를 적절히 녹여내도 좋고, Z세대에게 인기 많은 일러스트레이터와의 콜라보로 굿즈를 제작해 위험 부담을 낮출 수도 있다. 실제로 여타 브랜드가 진행한 ‘별다꾸’ 마케팅 중 화제성이 좋았던 것들은 자발적으로 인증을 하고 싶은 독창적인 디자인이 뒷받침되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으니, 디자인은 필수 고려 사항으로 기억하자.
두 번째로는 참여자가 꾸미는 행위에 대한 재미를 끝까지 갖고 있을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스포츠 팀의 유꾸(유니폼 꾸미기) 굿즈를 출시했다고 가정했을 때, 꾸미는 공수가 너무 많이 또는 적게 들거나, 또는 기존에 존재하던 ‘별다꾸’ 카테고리마다의 특징을 살리지 않았다면 참여자에게 단순히 굿즈를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고 마는 것이다. ‘별다꾸’ 카테고리 특징을 살리는 것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예시를 들자면, ‘폴꾸’라고 불리는 폴라로이드 꾸미기의 경우 컨페티 모양의 스티커가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소재인데, 이를 파악하지 못한 폴꾸 굿즈 출시의 경우 오히려 반감을 얻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세 번째로는 꾸미기 굿즈를 제작했다면, 해당 굿즈를 적절하게 배포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기 시즌을 고려해 경기 시청 인증 시 사용할 수 있도록 꾸미기 좋은 포꾸(포토카드 굿즈)를 활용해 봐도 좋고, 경기 일정을 기록하고 꾸밀 수 있는 디지털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템플릿을 배포해도 큰 공수 없이 많은 사람의 인증 욕구를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별다꾸’ 굿즈를 제작할 만큼의 공수를 들이기에는 부담이 있지만, ‘별다꾸’ 트렌드를 활용해 MZ세대의 반응을 끌어오고 싶다면 ‘별다꾸’를 콘텐츠 포맷으로 활용해 봐도 좋다. SNS 채널을 운영 중이라면, 간단한 정보를 ‘다꾸’ 형식으로 키치한 디자인에 맞춰 제작해 보는 것이다. 만약 기존 채널 운영의 톤앤매너와 디자인 컨셉이 상이하다면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활용해 볼 수도 있다. 앞서 필자가 말한 ‘별다꾸’ 사례에서 언급한 ‘인꾸’가 그 예시로, 인스타그램에 있는 스티커를 활용해 꾸며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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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별다꾸’에 대한 트렌드 파악과 프로스포츠의 새로운 마케팅 소재가 생긴 분도, 또는 아닌 분도 있을 것이다. 만약 후자라면 MZ세대의 트렌드를 활용하기에 해당 사업군의 기존 타깃과 맞는 방향성인지에 대한 고민이 들었으리라 추측한다. 그렇다면 필자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특징인 24시간밖에 콘텐츠를 볼 수 없다는 점을 활용해 보라고 한 번 더 말하고 싶다. 브랜드 SNS 계정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방법으로, 가상 굿즈를 제작해 소비자의 반응을 미리 살핀 뒤 공식 굿즈로 출시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별다꾸’ 관련 굿즈나 콘텐츠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업로드해 반응을 확인해 본 뒤, 어느 정도 만족할만한 반응이 나온다면 이후 공식 굿즈나 콘텐츠로 재가공해 진행해보자. 리스크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