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카피캣인가
혁신의 아이콘인가,
스레드

글. 이상덕

매일경제 기자. <챗GPT 전쟁: 실리콘밸리는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저자

‘트위터 대항마’로 불리는 메타의 새 SNS ‘스레드’가 역대 최단 기간 1억 가입을 확보하며 열풍을 일으켰지만, 출시 2주 만에 이용자가 급감했다. 스레드가 주춤하는 사이 트위터는 변신을 선언하고, 틱톡은 텍스트 전용 기능을 넣을 것을 예고했다. 스레드의 부진 이유와 더불어 스레드를 둘러싼 기대와 전망, 텍스트 기반 SNS 시장을 전망해본다.

* ‌트위터의 사명은 X로 변경되었으나, 독자 편의를 위해 본 기사에서는 구 사명인 트위터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 편집자 주

로켓처럼 치솟았다 추락한 스레드

“트위터의 대항마로 등장한 메타의 스레드(Threads)가 로켓처럼 치솟았다 추락하고 있다”

미국의 유력 주간지인 타임의 진단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주도로 올해 7월 5일 출시한 스레드는 발표 7시간 만에 1,00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10년간 ‘출시 당일에 가장 많이 내려 받은 비게임 앱’으로 선정됐으며, ‘103시간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확보한 앱’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스레드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사그라들고 있다. 디지털 분석 업체인 시밀러웹에 따르면, 8월 현재 하루에 한 번이라도 스레드에 접속한 일간활성사용자수(DAU)는 1,000만 명 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위터의 10분의 1 규모다. 또 센서타워에 따르면, 사용자가 스레드에 머무는 시간 역시 단 2.4분으로 집계됐다. 출시 이후 80% 감소한 것이다.

스레드와 트위터의 차이점

스레드는 처음부터 트위터보다 기능면에서 우수하도록 설계됐다. 트위터는 게시물당 최대 글자수가 280자인데 반해 스레드는 500자다. 영상 업로드 길이도 트위터는 2분 20초인데 반해 스레드는 5분이다. 트위터와 견줘 또 다른 장점은 인스타그램과 연동이다. 스레드에는 아직 개인에게 보내는 메시지인 DM(Direct Message) 기능이 없지만,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스레드의 내용을 공유할 수는 있다. 또 멘션(mention)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콜투액션(Call to Action)해 이들과 유대 관계를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보는 기능은 어떨까. 내가 팔로우하는 크리에이터가 올린 스레드를 시간순대로 볼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또 추천 콘텐츠가 혼합된 포유(For you) 피드를 받을 수 있다. 이밖에 언어 설정을 해 둘 경우, 외국어라도 해당 내용을 자동 번역해 받아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스레드가 연성 뉴스(Soft News)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스레드를 공개하면서 정치로부터의 자유를 언급했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 역시 “스레드에 정치와 경성 뉴스(Hard News)가 등장하는 것을 피할 수 없지만, 플랫폼 입장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범죄·경제 뉴스와 같은 진지한 뉴스 대신에 엔터테인먼트·스포츠·음악·패션 같은 연성 소식을 다루는 통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메타는 품고 있다.

메타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정치와 심각한 뉴스의 주요 확산 통로다.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인이나 정치 집단을 비난하는 글을 쓰고, 나와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을 팔로워하고 응원한다. 다른 진영에 대한 분노는 곧 좋아요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에코 챔버(Echo Chamber) 효과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고 비판의 대상이 됐다.

글로벌 마케터들의 스레드 활용법

그런 점에서 스레드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많은 글로벌 마케터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스레드에 향후 광고 기능이 도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스레드가 광고주를 위해 어떤 정보를 제공할지 모르지만, 현재 스레드가 이용자를 상대로 취합하는 정보 내용을 살펴보면 대략적인 가늠이 가능하다. 건강 피트니스 정보, 금융 정보 위치, 검색 기록, 집 주소, 이메일 주소, 전화 번호, 카메라 정보, 사진 정보, IP 정보, 사용 중인 장치 유형 등이다.

그 전까지 마케터들은 인플루언서와 파트너십을 맺고 스폰서 마케팅을 할 것으로 보인다. 마케터로서 스레드의 가장 큰 장점은 글로벌 브랜딩이다. 100개 이상 국가에서 스레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럽연합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EU의 디지털시장법이 엄격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수집이 많은 스레드는 현재 사용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주요 인플루언서 중 54%는 스폰서 콘텐츠를 노출한 경험을 갖고 있다. 사용방법은 대략 이렇다. 인플루언서가 사용자 지정 목록을 생성해 선택한 팔로워 그룹과 독점 콘텐츠를 공유하는 기법이다. 또 출시 예정인 제품이나 이벤트 미리보기와 같은 비하인드 스토리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 이밖에 Q&A 세션을 텍스트 기반으로 진행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기능은 마케터들도 인플루언서 도움 없이 직접 할 수 있다.

스레드의 단점, 그리고 방향성

다만 스레드는 아직 단점이 많다. 아직 1대1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DM기능이 직접 장착돼 있지 않고,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참여가 활발하지 않다는 점이다. 1억 7,000만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미스터비스트(MrBeast)는 스레드 계정을 오픈한 지 500만 팔로워를 모았지만 아직 한 건의 스레드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 또 해시태그나 주제를 검색할 수 없다는 것 역시 약점으로 꼽힌다. 아직은 어딘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마크 저커버그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저커버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개 대화 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트위터는 이를 추진할 기회가 있었지만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할 것입니다.” 스레드가 추진하는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레드는 트위터를, 틱톡은 스레드를

메타가 스레드를 앞세우면서 텍스트 소셜미디어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그 뜨거움은 카피캣으로 이어진다. 특히 오늘날 소셜미디어는 모든 기능이 통합되는 이른바 슈퍼앱으로 변모하면서 더욱 이런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수많은 SNS들이 서로의 기능을 카피하고 있다. 스레드는 트위터를 많이 참조했고, 이어 틱톡은 스레드를 참조했다. 틱톡은 스레드의 기능을 참조해 크리에이터가 텍스트만으로도 게시물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한 상태다. 앞서 인스타그램을 겨냥해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는데, 이제는 스레드를 본뜬 것이다.

이런 팽팽한 경쟁은 물리적 충돌을 초래할 뻔했다. 메타의 저커버그를 향해 옛 트위터를 이끈 일론 머스크가 1대1 대결을 청한 것도 이러한 신경전 탓이다. 몇 차례 논쟁 끝에 없는 일이 됐지만 그만큼 신경전은 팽팽하다. 소셜미디어 트렌드는 지나치게 유행을 추구하다보니 마케터들의 피곤함을 유발하는 것도 사실이다. 한때 클럽하우스가 오디오 소셜미디어 시장의 다크호스로 등장하자 레딧, 스포티파이, 메타가 모두 동일한 기능을 선보였다. 하지만 클럽하우스 인기가 시들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비스를 종료했다.

마케팅 대가인 필립 코틀러는 “오늘날 마케팅은 소비자의 감성과 영혼을 두드려 궁극적으로 감동을 불어넣어야 하는 시대”라고 진단을 했다. 그리고 소셜미디어는 그 중심 통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들의 무분별한 카피 전쟁은 오히려 마케터들의 외면을 부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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