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자: KBOP 마케팅팀 신원종 대리, WKBL 홍보마케팅팀 김일구 팀장, KLPGA 전략마케팅팀 이희찬 차장, KOVO 마케팅팀 박연욱 대리, KBL 홍보팀 최현식 팀장, K리그 방송사업팀 사두진 팀장
*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좌담회 당일 방역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을 통보 받아 부득이 참석하지 못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프로스포츠는 선수와 팬이 함께 써 내려가는 감동의 드라마다. 선수들의 땀과 노력으로 빚어낸 명경기에 팬들의 뜨거운 함성과 응원이 더해질 때 비로소 프로스포츠는 완성된다. 더 생생하게, 더 다양하게 스포츠를 즐기고 싶은 팬들을 위해,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공존을 통한 플랫폼의 다양화에 나선 프로스포츠. 과연 이들은 어떤 고민을 하며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가. 프로스포츠와 미디어의 최전선에 있는 각 프로단체의 미디어 담당자들의 실감 나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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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신원종 :
중계권 수입의 대부분은 경기력 향상, 팬들을 위한 서비스 확대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각 구단에 분배합니다. 중계 환경 개선에도 일정 부분 사용되는데요. 팬들에게 더 다채롭고 퀄리티 높은 중계방송을 보여주기 위해서죠. 지난해에 설립한 KBO 미디어센터 구축에도 중계권 수입이 일정 부분 사용되었고요.
WKBL 김일구 :
저희 역시 마찬가지로 대부분은 구단에 분배하고 있습니다. 중계 환경 개선, 더 나은 중계방송을 위해 구단들이 양보하고 협조하는 부분이 큰 만큼, 중계권료의 수입을 다시 되돌려준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각 구단에 배분하고 남은 금액은 아카이브 사업 등을 통해 여자농구를 기록하고 보관하는 일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어떤 촬영 장비를 어느 각도로 설치해야 경기를 좀 더 다이내믹하게 보여줄 수 있을지는 방송사와 함께 늘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팬들이 현장의 생생한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방송 중계 퀄리티를 높이는 데에도 중계권 수입의 일부를 꾸준히 재투자할 계획입니다.
KLPGA 이희찬 :
골프는 개인 종목이다 보니 중계권료를 구단에 배분하지는 않아요.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좋은 경기를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팬들이 더 즐겁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중계 환경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KBL 최현식 :
다들 구단에 배분하신다고 하시는데…(웃음) 저희는 구단에는 배분하지 않고 중계권 수입의 일정 부분은 사업비로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현장 시설을 보완하고 중계 퀄리티를 높이는데 재투자하고 있습니다.
박연욱 KOVO :
저희도 구단에는 배분하지 않습니다.(웃음) 다만 방송권료의 수입은 전체적인 리그 운영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재투자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방송중계, 광고물 제작, 컨텐츠 제작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팬들을 위한 이벤트성 행사인 올스타전 개최 등도 이에 포함됩니다.
K리그 사두진 :
과거 K리그는 중계방송 편성 자체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중계권료 수입의 일부를 편성료로 지출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방송 채널을 보유한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편성과 관련된 문제를 해소하게 되면서, 다른 연맹과 마찬가지로 중계방송 품질 향상과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2020년 미디어센터 설립 역시 그 일환으로 진행된 사업이고요. 구단 배분의 경우는 후원 수입을 합쳐서 1부와 2부 구단 간 차이를 두어 배분하고 있습니다.
▶ 프로스포츠 종목별 중계권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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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사두진 :
미디어 시장의 변화와 코로나19는 모든 리그의 고민이 아닐까요. 프로스포츠에 있어서 관중은 입장권 수입에 기여하는 동시에 그 자체로 콘텐츠를 구성하는 일원입니다. 관중의 생생한 표정과 환호성이 더해졌을 때 중계방송의 재미는 배가 되죠. ‘코로나 종식 후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많은 관중을 경기장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리그 운영을 위해서도, 중계방송의 퀄리티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미디어 시장의 변화도 고민 중 하나죠. 케이블 TV와 IPTV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서면서, OTT와 같은 뉴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안정적인 수신료 수익과 광고 매출을 발생해 온 기존 전통 미디어와 달리 뉴미디어는 광고 수익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뉴미디어에 대한 팬들의 수요와 요구는 커지는데, 과연 뉴미디어 시장에서 전통 미디어와 같은 수익이 발생할 수 있을지는 아직 물음표가 생길 수밖에 없죠.
KBL 최현식 :
팬데믹 상황은 모두가 처음 겪는 일이지요. 2년 가까이 관중 없이 리그를 운영하다 보니, 솔직히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됩니다. 팬들의 경기장 방문이 제한되면서 중계방송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만큼 OTT와 같은 뉴미디어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고요.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뉴미디어로의 확장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인데, 과연 수익을 낼 수 있느냐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연욱 KOVO :
배구는 최근 몇 년간 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청률도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10~30대 팬들의 유입이 많아진 만큼,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OTT 플랫폼 진출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죠. 그렇다고 기존의 TV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여전히 TV와 같은 전통 미디어를 선호하는 팬들이 있고, 리그 수입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중계권료와 광고 수익도 있으니까요. OTT가 과연 기존 미디어가 담당했던 역할을 책임질 수 있는 구조인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비중을 어떻게 조화롭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인 듯합니다.
KLPGA 이희찬 :
뉴미디어 채널로의 진출은 더는 늦추기 어려운 당면 과제가 아닐까 싶어요.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기존에 의존해왔던 TV등의 레거시 미디어 뿐만 아니라, OTT등 뉴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연령층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뉴미디어 플랫폼 활용의 궁극적인 목적은 TV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다양한 연령대의 타겟에 접근하여 골프팬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WKBL 김일구 :
저희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OTT 시장을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변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음에도, 아직 시청률이 낮은 편이거든요. 물론 종목에 대한 인기와 중계방송 퀄리티 제고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편성이 쉽지 않다는 점도 시청률 부진의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종목과 동시에 경기가 진행되는 경우, 방송국의 요청으로 중계 시간이 변경되는 경우가 매년 발생하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방송국의 요구에 맞춰서 중계를 진행하는 것은 아직은 여자농구를 더 많이 알려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채널 확보가 가장 큰 과제이자 고민이다 보니, 뉴미디어의 등장이 저희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 맞고요. 물론 지상파를 포함한 TV 중계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유튜브나 네이버 등 다른 플랫폼을 통한 중계도 조금씩 투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KBO 신원종 :
앞서 타 단체에서 가지고 계신 고민을 포함해서 저희 역시 100가지가 넘는 고민을 가지고 있는데요.(웃음) 그 중심에는 ‘KBO리그 경기 콘텐츠의 매력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끌어올릴 것인가’입니다. 진부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콘텐츠의 홍수 시대잖아요. ‘한정된 시간 속에서 시청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무한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야구’라는 콘텐츠가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담는 플랫폼이 TV가 됐든 뉴미디어가 됐든 말이죠. 야구는 시즌 중에는 매일, 그것도 3시간 넘게 경기가 펼쳐지다 보니, ‘숏폼’ 위주의 콘텐츠를 선호하는 요즘 트렌드에서는 조금 불리한 면이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TV를 통한 중계와 함께 TV 중계로 팬들을 유입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기반은 뉴미디어가 될 테고요.
Q
A
WKBL 김일구 :
질문을 받고 처음에는 중계의 양극화 현상, 그러니까 채널 편성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종목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조금 더 깊이 고민해보니, 미디어 시장에서 전체 프로스포츠의 영역과 영향력의 확대가 먼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프로스포츠 시장의 규모가 커질 때 각 종목이 미디어 시장에서 갖게 되는 영향력 역시 커질 테니까요. 이를 위해서 WKBL도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과 동시에 신생구단 창단, 유소년 저변 확대 등을 통해 더 탄탄하고 건전하며 매력적인 리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KLPGA 이희찬 :
골프전문채널인 SBS골프와 함께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중계 퀄리티 향상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선수들과 공의 움직임을 좀 더 역동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카메라 앵글이라든가 팬들이 관심을 갖는 선수들의 모습이 방송에 잘 비칠 수 있는 방안 등을 협의하면서 중계방송의 재미를 더해가고 있는데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더 다양한 창구를 통해 소통과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KBL 최현식 :
실내 스포츠이기에 갖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야구나 축구는 경기장을 장기 대관할 수 있어서 구단 혹은 방송국이 더 나은 중계를 위해 투자할 수 있습니다. 반면 농구나 배구 같은 실내 종목은 장기 대관이 어렵습니다. 일일 대관 시스템이기에 구단이나 연맹 차원에서 투자를 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경기가 끝나면 방송 장비를 전부 철거하고 원상 복귀해야 하기 때문이죠.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변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현장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연맹과 구단 차원에서도 팬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기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해야겠죠. 뉴미디어 플랫폼을 꾸준히 활용하면서 느낀 것이 결국은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에요. 경기 외적으로 선수들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함으로써, 선수에 대한 애정이 프로농구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말이죠.
K리그 사두진 :
KBL 최현식 팀장님이 말씀해주신 부분을 K리그에서도 동일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K리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경기가 진행되는 만큼, 나머지 6일 동안 K리그를 공백 없이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해줘야 하거든요. 결국 그 공백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은 팬들의 관심과 애정을 받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경기 외적으로 선수들의 삶과 이야기를 콘텐츠에 담기 위해서는 연맹뿐만 아니라, 구단과 선수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죠. J리그의 경우 매주 중계 방송사와 리그, 구단 관계자가 미팅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는데요. 우리 역시 한배를 탄 동반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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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신원종 :
다양한 OTT 플랫폼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습니다. 연맹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도 있고 구단별로 기획 중인 콘텐츠도 있고요. 한화이글스는 올해 OTT사와 협업해서 시즌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고, SSG랜더스도 방송사와 함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TV와 뉴미디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 리그에 국한되지 않고, 국제 이벤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새롭게 경쟁하는 추세입니다. KBO는 플랫폼의 다양화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리그 전체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파트너들과 협업해나갈 예정입니다.
WKBL 김일구 :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저희도 몇몇 업체의 제안을 받아서 협의 중입니다. 아직은 TV 중계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1인 가구나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세대를 고려할 때 OTT 시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콘텐츠 기획과 제작비 등 꾸준히 협의하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K리그 사두진 :
K리그의 해외 중계권은 스포츠레이더(Sportradar AG)를 통해, 현재 34개국과 중계방송 계약이 체결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밖에 나라에서 K리그를 볼 수 있는 해외 전용 OTT인 ‘K리그TV’를 개발했는데요. K리그 1, 2부 전 경기 실시간 중계는 물론, 경기 하이라이트와 인터뷰 등의 영상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민이나 용병 선수의 가족과 지인을 포함해서 K리그에 관심이 있는 전 세계 모든 팬이 ‘K리그TV’를 통해 K리그를 즐길 수 있게 된 거죠. 독일 중계권사의 요청에 따라, 현지의 삼성 스마트TV 내에서 멀티뷰 서비스도 제공 중인데요. 이러한 시도가 향후 국내 팬들에게도 멀티뷰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KBO와 마찬가지로 구단 자체적으로도 OTT와 협업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울산 현대가 네이버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독점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연맹 차원에서도 다양한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리그의 활성화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TV와 마스코트 인기투표를 함께 진행하거나, 편파 중계, 다채널 음성 중계, 인기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등도 그 일환이죠. 팬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다양한 이벤트도 단순히 경품을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영상 콘텐츠로 제작, OTT 플랫폼을 통해 제공함으로써 팬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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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사두진 :
앞서 언급했듯이 일주일에 한 번 있는 TV 중계만으로 팬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신생 스포츠 OTT들이 이러한 부분을 채워준다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리라 보는데요. 아직은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봅니다. 경험 측면에서 TV 채널을 시청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으며, 콘텐츠 측면에서도 라이브 스트리밍과 하이라이트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으니까요. OTT만이 시도할 수 있는 참신한 콘텐츠를 팬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이에 대해 연맹과 구단이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해질 때 투자가 이어질 테고, 비로소 지속 가능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WKBL 김일구 :
라이브 스트리밍이나 하이라이트 방송을 넘어서, 다큐멘터리나 스포츠 예능 등 다양한 장르의 발굴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TV 예능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스포츠 스타들이 출연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거든요. 현역 스포츠 선수의 경우 아직은 경기 외적인 부분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요. 예능적인 끼와 매력적인 스토리를 가진 선수들도 많고요. 이런 부분을 다양한 포맷 안에 잘 담아내면 스포츠팬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의 관심도 끌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 2차 판매권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WKBL은 사실상 2차 판매권에 대한 권리를 일괄적으로 방송국이 가지고 있거든요. 경기 영상 활용에 대한 권리까지. 그렇다 보니 아직은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어요. 계약 기간이 만료되고 재계약을 맺을 때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한 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K리그 사두진 :
미디어 시장이 확대되면서 아카이브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다른 사업자들이 아예 아카이브 영상을 못 쓰게 했을 경우에는 2차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상당히 많은 제약이 따르게 되죠. 예를 들어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가 ‘K리그와 관련된 영상은 오직 TV 채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하면, 더 다양한 콘텐츠의 확산을 막게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K리그에서는 연맹 미디어센터에서 직접 아카이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OTT 플랫폼과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아직은 국내에 자체 제작 능력을 갖춘 OTT 플랫폼이 많지 않아요. 영상을 받아서 재전송하거나 하이라이트를 제작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죠. 방송사만큼의 제작 역량을 갖춘 곳이 없으니, 아직은 OTT 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은 고려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KBL 최현식 :
KBO는 오래전부터 아카이브 사업을 시작한 만큼 축적된 데이터가 굉장히 많을 텐데, 이를 활용한 사업에서 수익이 발생하고 있으신가요?
KBO 신원종 :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매년 수익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희도 미디어센터가 구축되기 전까지는 외주 회사를 통해서 아카이빙을 했고, 아카이브 영상에 대한 판매도 외주사에서 담당했는데요. KBO에서 아카이빙과 판매까지 직접 진행하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수익 사업에 활용하게 되었고, 자연히 수익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KBL 최현식 :
기존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갈등 구조는 한동안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계권 계약서에도 서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추상적인 문구들이 자꾸 생겨나고 있고요. 그렇다 하더라도 변화를 위한 시도가 계속되어야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회사에서도 젊은 직원들이 ‘언젠가는 넷플릭스에서 KBL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는 얘기를 하거든요. 우리 연맹에서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운영한 지 3시즌이 되었는데요.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하나씩 영역을 확장하다 보면, OTT 플랫폼에서 프로스포츠 콘텐츠가 인기 콘텐츠로 자리 잡는 날도 오지 않을까요?
긴 시간 열띤 이야기를 나눠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관계자 여러분들의 고민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프로스포츠 발전의 자양분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