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와 OTT가 상호 발전하려면

인터뷰이. 이양환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 본부장.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2021 콘텐츠 산업포럼’에서 ‘디지털 전환, 또 다른 세계로의 확장’을 주제로 기조 발제하는 등 콘텐츠 산업 현황과 트렌드를 논하고, 정책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인터뷰어. 박종진

IT전문 뉴스 포털 전자신문의 통신방송과학부 기자. 미디어·통신·ICT 담당으로, OTT 관련 시장 상황, 정책 현황에 대한 기사를 발 빠르게 전달하며, 미디어와 통신, IT로 달라지는 미래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해당 인터뷰는 이메일과 전화로 진행되었습니다. - 편집자 주

OTT가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스포츠를 소재로 한 콘텐츠 제작이 본격화되고 있다. 또 올림픽, 유럽 축구 리그, 손흥민 출전경기 등 스포츠 단독 중계를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OTT 운영 주체는 통신·엔터테인먼트·커머스·OTT 전문 기업 등 다양하다. 이는 프로스포츠 산업계가 협업할 수 있는 접점이 많다는 의미다. OTT 시대의 정부 정책과 지원사업, 스포츠 콘텐츠 발전 가능성, 그리고 OTT와 프로스포츠의 윈윈 방안에 대해 듣고자 이양환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KOCCA) 정책본부장을 인터뷰했다.

Q

안녕하세요. KOCCA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KOCCA의 역할 중 OTT와 관련된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KOCCA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산하기관으로서 게임·방송·음악·만화(웹툰)·애니메이션·캐릭터·패션 등 콘텐츠 산업 내 장르 산업 진흥과 각 산업 내 기업 육성·인재 양성, 정책 금융·수출 지원, 연구개발(R&D) 및 지역산업 육성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KOCCA는 국내 방송영상콘텐츠 제작 활성화를 위해 콘텐츠 제작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OTT는 어떤 형태의 콘텐츠도 제공할 수 있는 멀티 플랫폼이기 때문에, KOCCA의 제작 지원작은 잠재적으로 모두 OTT에서 제공될 수 있습니다.

Q

OTT 관련 정부와 문체부의 기조는 무엇인지요?

A

OTT는 분명 방송영상산업, 콘텐츠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개별 OTT보다는 OTT를 포함해 플랫폼 사업화하는 콘텐츠 산업 변화에 더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엔 국내외 제작사, 통신사업자 등 매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섞여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정부는 ‘규제’와 ‘진흥’ 두 가지 측면에서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할지 결정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 수렴과 사례를 수집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 중 문체부는 문화산업 전반과 콘텐츠 산업 진흥을 담당하는 주무부처로, 규제보다는 진흥 측면에서 정책 방향을 잡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Q

그렇다면, 현재 문체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미디어 규제 완화와 OTT 진흥 정책은 무엇인가요?

A

지금 미디어·콘텐츠 산업은 기술의 발달과 OTT 플랫폼 사업자의 등장으로 영상물의 기획·제작·유통·소비 방식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OTT를 통해 한국 영상콘텐츠의 해외 수출이 촉진될 수도 있지만, 반면에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국내 시장이 잠식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영상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임을 깨닫게 하고 있습니다.

이에 문체부는 영상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범정부적 추진체계 및 각종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고, 급변하는 환경이 결과적으로 산업 발전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기존 ‘영상진흥기본법’을 ‘영상미디어콘텐츠진흥법’으로 전면 개정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OTT에 대한 법적 지위를 신설해 국내 OTT 사업자와 콘텐츠 제작·유통의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불공정 행위 금지, 자율적인 자체 등급분류를 할 수 있도록 영상물 등급분류를 완화하는 안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규제는 최소화하고 진흥을 통한 콘텐츠 경쟁력 확보가 우선인 법안으로, 올해 국회 심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글로벌 OTT 대비 국내 OTT가 갖는 강점은 무엇입니까?

A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국내 콘텐츠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한국 시장에 진입하는 해외 OTT와 경쟁할 때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와 제작을 늘려야 합니다. 양질의, 차별화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고, 관련 전문 인력 양성도 시급합니다.

Q

국내 OTT가 최근 추진하는 서비스 중 인상 깊은 것을 꼽는다면 무엇입니까?

A

대부분 OTT가 갖춘 서비스지만 ‘왓챠’는 일찌감치 방대한 소비자 데이터를 구축하고 개인화, 자동화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왓챠 콘텐츠 소비 70% 이상이 이런 추천에 의해 소비되고 있습니다. 소비자 특성을 파악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좀 더 정확하게 선별해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로 엄청난 노력과 기술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Q

‌OTT 산업 진흥과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상생을 위한 KOCCA의 사업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A

OTT는 아직 산업이라기보다 기존의 다양한 콘텐츠를 모아서 소비자에 전달하는 플랫폼으로서, OTT 플랫폼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콘텐츠입니다. KOCCA는 한국 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해 주로 영세사업자, 스타트업, 창작자를 대상으로 앞서 소개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한류 확대를 위해 수출 컨설팅과 마켓 참가 지원, 지역 콘텐츠 산업 활성화 지원, R&D 등 다양한 진흥 사업을 운영 중입니다. 이밖에도 서울 상암동 DMS 제작센터와 대전 스튜디오 큐브와 같은 방송영상 제작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시설도 갖추고 있습니다.

Q

‌OTT 오리지널 콘텐츠가 국내 콘텐츠 산업에 기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A

오리지널 콘텐츠는 OTT 유료 이용자에게만 독점 제공하는 콘텐츠입니다. 차별화가 필요한 OTT 사업자에게는 마케팅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지요. 또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다양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를 겨냥해 제작되기에 콘텐츠 산업 외연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해외는 오리지널 콘텐츠 중심, 우리나라는 지상파·케이블 콘텐츠 중심에서 오리지널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점차 오리지널 콘텐츠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며, 프로스포츠 장르가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OTT에서 스포츠 중계·콘텐츠를 활용해 차별화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의의를 말씀해 주신다면 무엇일까요?

A

다큐멘터리나 스포츠 관련 예능 등 스포츠 콘텐츠 확대는 콘텐츠 산업 전체 장르나 소재 스펙트럼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입니다. 성공 가능성도 높습니다. 종목별 충성도가 높은 팬층이 있고, 스타 플레이어가 있으며, 드라마나 예능에서는 줄 수 없는 현장감 높은 감동이 있습니다. 때문에 스포츠 콘텐츠는 화제성이 높고 시청률도 보장됩니다.

Q

‌OTT 관련 프로스포츠 산업 관계자에 도움이 될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A

국내 프로스포츠의 경우 특정 미디어나 플랫폼에 독점적 권리를 줘 유료화하는 것은 해당 프로스포츠 외연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콘텐츠를 무료로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특히 스포츠는 보편적 시청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특정 OTT가 프로야구 중계권을 독점한다면 결국 그 OTT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될 것인데, 이를 볼 수 없는 소비자들의 반감은 오히려 그 OTT에 독이 될 것이고, 프로스포츠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해외에서 프로스포츠 유료 시청은 흔히 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입니다. 따라서 소비자의 반감을 줄이는 일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료 옵션과 광고 기반 무료 옵션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또 프로스포츠 중계와 별도로 경기 뒷이야기나 스타플레이어 소재 다큐멘터리 등을 제작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Q

OTT가 스포츠 콘텐츠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요.

A

OTT는 실시간 중계 중심의 일반 지상파 방송에서는 불가능했던 해당 스포츠와 관련된 부가 콘텐츠를 다양한 시각에서 제작·제공하는 게 가능합니다. 프로스포츠 관련 섹션을 만들고, 프로스포츠 구단별 하이라이트, 스타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구단별 리그 전망과 통계 설명, 라이벌 구단 팬 반응 등을 콘텐츠화할 수 있습니다. 기존 방송에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해당 프로스포츠에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스포츠 중계 자체에 관심이 없거나 적던 소비자에게 다른 형태의 스포츠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입니다.

Q

프로스포츠 콘텐츠와 연계한 KOCCA의 OTT 지원 사업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KOCCA의 모든 지원 사업은 원칙적으로 특정 장르와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열려 있습니다. 프로스포츠를 소재로 게임·방송·웹툰 등 콘텐츠 산업 특정 장르와 연계해 KOCCA 지원사업에 신청하면 절차를 통해 지원 가능합니다.

Q

마지막으로 <PROSVIEW>를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을 부탁드립니다.

A

스포츠를 콘텐츠로 생각하고 좀 더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합니다. 앞으로도 스포츠와 콘텐츠 산업 연계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PROSVIEW THEME : POLICY

이 페이지 공유하기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