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에 펼쳐진
제주의 스마트-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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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월드컵 당시 아름다운 외관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제주월드컵경기장.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으로 손꼽히는 제주월드컵경기장이 근래 들어 ‘스마트’라는 수식어를 하나 더 얻었다. 와이파이를 이용해 ‘내 손안에 전광판’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한 것!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콘텐츠 기반의 스마트-스타디움을 구축한 제주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을 찾아가 본다.

▶ 스마트-스타디움 내 손안에 전광판은?

스마트폰과 홈경기장 내 설치된 와이파이를 이용해 구축한 온라인 플랫폼이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공되는 와이파이로 접속해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스타디움에 접속하면 선발 라인업, 실시간 경기 분석 정보, 관람 중 놓친 선수의 위치 같은 정보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의 상세한 표정은 물론, 관중이 접근할 수 없었던 선수단 대기 터널 같은 경기장 실내외 현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으며, 경품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 내 손안에 전광판 데이터 수집 종류와 절차

경기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화 서비스

내 손안에 전광판과 기존 구단 홈페이지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현장성’이다. 경기장에 구축된 와이파이에 접속해야만 스마트-스타디움 서비스가 실행되는 것이다. 실제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에게만 제공되는 특화된 서비스인 셈이다.

관중이 경기장의 와이파이에 접속하면 스마트폰의 화면은 별도의 앱 설치과정 없이 ‘내 손안에 전광판’ 사용을 묻는 화면으로 연결된다. 간단한 설문을 거쳐 전광판을 자유로이 이용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0초 내외다. 빠르다! 그 이후엔 내 손안에 전광판만으로 당일 경기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해소시켜 준다.

오늘 펼쳐질 경기의 프리뷰, 라인업, 선수단 소개는 물론 특정 선수를 클릭하면 선수의 기록과 피지컬까지 제공된다.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라이브 캠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경기 진행 상황에 따른 벤치 모습뿐만 아니라 관중이 접근할 수 없었던 선수단 대기 터널의 모습도 실시간으로 펼쳐진다.

주요 경기 장면은 촬영 즉시 업로드 된다. 스마트 데이터와 그래픽을 활용한 실시간 경기분석 서비스는 TV 전문해설자 못지않게 섬세하다. 한눈 판 사이 놓친 골 넣는 장면도 리플레이해 볼 수도 있다. 관중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이벤트와 상품정보, 그리고 경기장 주변의 맛집 정보까지 안내한다.

스마트-스타디움은 어떻게 완성되었나?

2020년 8월,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프로스포츠 경기장 와이파이 설치 및 운영’ 사업에 선정되어 약 5억 원을 지원 받은 제주유나이티드. 구단 측은 단순한 와이파이 사용을 뛰어넘어 이를 이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했다. 관객이 경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서 경기 관람 이상의 만족을 선사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답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올해 1월, 수만 명의 관중이 동시에 접속해도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66대의 AP를 설치해 와이파이 구축을 완료했다. 이후 IT업체와 협업을 통해 실질적인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경기장 촬영용 카메라 1대 외에 라커룸·선수단 터널에 캠을 설치했고, 사람이 직접 이동하며 촬영하는 리얼캠 1대를 도입해 스마트-스타디움과 연결했다. 또 경기 중 촬영된 사진을 곧바로 업로드할 수 있는 장비를 구입해서 스마트-스타디움 속 ‘경기장 라이브 캠’과 ‘실시간 사진’ 섹션을 완성했다. ‘실시간 경기 분석’ 서비스를 위해서 과감한 투자도 감행했다. 경기분석 장비인 트라캅(TRACAB)과 더불어 그래픽 솔루션 및 데이터 수집 장비를 도입한 것이다.

와이파이와 시스템을 구축한 후 몇몇 경기에서 시범테스트를 거쳤고, 드디어 올해 3월 20일 광주FC와의 홈경기에서 ‘내 손안에 전광판’을 정식으로 런칭했다.

MINI INTERVIEW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고민 중인 구단을 위해 조언해 주신다면?

제주유나이티드 홍보팀 원일권 대리


프로축구뿐만 아니라 야구, 농구, 배구 등 다양한 구단에서 저희에게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문의하시는데요. 저희가 경기장에 와이파이를 설치한 후 내 손안에 전광판을 정식 런칭하기까지 3개월 정도의 시간만이 소요되었을 뿐입니다. 구현하고자 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로드맵만 확실히 갖고 있다면, 이를 구축하는 데 드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전문 IT 업체와 협업하면 되니까요. 다만, 그곳에 무얼 담을지는 섬세하게 고민하셔야 합니다. 관중의 니즈에 부합하는 콘텐츠, 쉽고 빠른 로그인 환경, 그리고 무엇보다 사용하기 편리해야겠죠!

‘데이터’를 쌓는 내 손안에 전광판

고객 만족을 위해 기획된 서비스는 구단에 ‘데이터’라는 선물을 안긴다. 이용자의 성별과 나이, 사는 곳, 경기장 방문 수단, 동반자 수 등의 데이터가 그것이다. 경품 행사를 통해 경기장 방문 횟수와 전화번호 등의 데이터도 확보된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이용해 텔레마케팅을 진행하는 한편 방문 횟수에 따른 경품을 지급함으로써 충성 팬을 관리하고 있다.

제주유나이티드의 연고지인 제주특별자치도는 인구가 67만여 명에 지나지 않는 데다가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어서 프로구단이 자생하기에는 녹록지 않은 환경이다. 현재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는 관중은 경기당 평균 2,000명이다. 한 명 한 명의 관객이 더없이 소중하다. 구단은 차근차근 쌓인 데이터를 고정 팬들을 묶어두고 새로운 팬의 유입을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은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다. 제주유나이티드는 회원가입제도, 선수카드 수집, 콘텐츠 이용 빈도 확인 등을 통해 적극적인 데이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앞으로 추가 구성할 콘텐츠 하나하나에는 세분화된 데이터 축적이 가능한 요소도 가미하려고 한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의 활용 방안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개인의 콘텐츠 이용 행태를 통해 ‘특정 관객이 좋아하는 선수’ 같은 정보를 수집한 후 차후 특정 선수를 좋아하는 팬들을 위한 온라인 사인회를 열 수도 있을 것이다. 특정 관객 하나하나를 위한 특화된 마케팅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스마트-스타디움 구축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원일권 대리는 “우선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관중의 만족입니다! 많이 사용할수록 데이터는 자연스레 쌓이기 마련이니까요.”라고 전한다.

내 손안에 전광판 실행 화면

내 손안에 전광판 실행 화면 내 손안에 전광판 실행 화면

스마트-스타디움은 여전히 진행형

온라인 플랫폼은 유연한 확장성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내 손안에 전광판을 통해 관중에게 선보이고 싶어 하는 서비스 또한 다양하다.

놀랍게도 현재 제주월드컵경기장은 라커룸에 실시간 카메라를 설치해 두었다. 선수들의 반응이 의외로 호의적이라며, 팬들이 요구한다면 라커룸을 당장에라도 오픈할 태세다. 또한 스마트폰과 VR고글을 이용해 실제 경기와 가상 체험을 결합한 경기 관람도 기획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ESG경영을 선언한 모기업 SK와 발맞춰 경기장 내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관중에게 그린포인트도 적립할 예정이다. 내 손안에 전광판에는 경기장 주변 식당 지도도 삽입되어 있는데, 식당과 협의하여 경기를 관람한 관중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이는 경기장 주변 상권과 상생을 도모하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최초의 시도인 만큼,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제주유나이티드의 비상,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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