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향아 사진. 전재천
2025년 3월 5일, 한화 이글스의 새 보금자리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팬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개장했다. 세계 최초의 인피니티풀 좌석과 비대칭 외야 구조, 복층 불펜 등 ‘새로움’으로 무장한 다채로운 공간은 볼거리를 넘어 ‘머무를 이유’를 제공한다. 여기에 팬 친화적인 다양한 좌석과 선수들을 위해 세심하게 설계된 클럽하우스까지 더해지며, 승부의 짜릿함은 커지고 관람의 즐거움은 다양해졌다. 단지 야구를 ‘보는 것’을 넘어서, 팬과 선수가 야구를 매개체로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곳,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이하 한화생명볼파크)를 소개한다.
한화생명볼파크는 ‘홈 프렌들리’ 구장을 표방한다. 한화 이글스를 상징하는 오렌지 컬러를 곳곳에 반영해 시각적 통일감을 주고, 야구장 곳곳에 이글스의 역사를 담은 사진과 상징물을 전시하여 팀의 아이덴티티를 각인시킨다.
‘최초, 유일’이란 수식어가 붙는 다양한 시설은 선수와 팬 모두에게 ‘우리 홈구장’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한화생명볼파크의 자랑이다. 비대칭으로 설계된 외야 구조는 국내에서 한화생명볼파크가 유일하다. 홈에서 펜스까지 거리가 좌측 99m, 우측 95m, 좌중간 115m, 중앙 122m, 우중간 112m로 이루어져, 독특한 오각형의 외야 구조를 형성한다. 이 비대칭 구조의 중심에는 국내 최초로 도입된 ‘몬스터 월(Monster Wall)’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짧은 우측 펜스에 높이 8m, 길이 32m에 달하는 웅장한 ‘몬스터 월’을 설치함으로써 경기에 역동성을 더한다. 몬스터 월 표면은 미디어 글라스로 되어 있어, 관객들에게는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고, 경기의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몬스터 월 뒤쪽에 자리한 복층 불펜(1층 홈팀, 2층 원정팀) 역시 아시아 야구장 최초의 사례다. 불펜을 한 공간에 모아 배치함으로써 추가적인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홈/원정 투수가 동시에 몸을 푸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구장’이라는 마케팅적 요소가 반영된 설계다. 덕분에 팬들은 양 팀 투수가 위아래에서 몸을 푸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고, 선수는 팬들의 응원을 더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게 되었다. 경기 준비를 위한 공간이 팬과 선수의 감정이 교차하는 접점이 되는 순간이다.
“MLB 구장의 여러 복층 불펜과의 차별점도 명확합니다. MLB의 복층 불펜은 투구만 가능하다면, 한화생명볼파크의 불펜은 스트레칭이나 사이클, 가벼운 러닝 등 예비운동을 할 수 있는 추가적인 여유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초기 설계를 변경하여 전광판 위치를 1루(홈팬 구역) 맞은편으로 변경하고, 복층 불펜과 몬스터 월 같은 특별한 시설물을 홈팬 구역 가까이 배치한 것도 ‘홈 프렌들리 야구장’을 위한 선택. ‘우리 홈구장’에 대한 자부심은 팬들의 사랑으로 이어져, 한화생명볼파크는 KBO리그 사상 최초로 홈 21경기 연속 매진 기록 중이다(5월 25일 기준).
한화생명볼파크의 또 다른 핵심은 관객의 경험에 집중한 공간 설계다. 한화생명볼파크를 찾은 팬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메인홀’은 일상을 벗어나 야구의 세상으로 들어서는 ‘첫 관문’이다. 마치 독수리의 날개를 보는 듯한 ‘메인홀’의 양측에는 다양한 먹거리 존이 자리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서면 시야는 자연스럽게 좌우로 펼쳐진 굿즈 숍으로 이어진다. 그라운드에 들어가기 전부터 한화생명볼파크에서의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공간이다.
경기장 푸드 존에는 대전의 유명 먹거리가 입점해, 전국에서 한화생명볼파크를 찾은 관람객들과 만나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도모하고 ‘한화생명볼파크를 찾는 것이 대전을 즐기는 일’로 확장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된 사례다.
한화생명볼파크 2층 1루 내야 측에 위치한 ‘아라마크 1985 이닝스’ 매장은 메이저리그 스타일의 프리미엄 관람석으로, 야구 관람과 미식,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라마크 1985 이닝스는 전 세계 280개 이상의 스포츠 경기장에 입점한 MLB 최초 구단들의 공식 푸드 서비스 브랜드로, 국내에는 한화생명볼파크에 최초로 입점했다. MLB 구장을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MLB 각 구장에서 실제 판매 중인 인기 메뉴로 구성된 메뉴 역시 팬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요소다. 전면 유리창을 통해 경기장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서, 이국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맥주를 마시며 야구를 관람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새로운 공간을 통해 더욱 풍부하게 체험될 수 있음은 보여주는 긍정적인 사례다.
한화생명볼파크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팬 중심의 좌석 다양성이다. 관객의 성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차별화된 좌석 구성은 경기장을 관람의 공간을 넘어 ‘경험의 공간’으로 확장한다. 가족 단위의 관람객부터 친구, 연인과 방문한 관람객, 오롯이 야구 경기에 집중하고 싶어 하는 팬과 야구장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이들까지, 남녀노소 모두를 아우르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구장의 2층 3루 구역에는 가족 단위 고객이 함께 야구를 즐길 수 있는 7인석을, 1루 구역에는 커플 선호도가 높은 2인석을 마련하였다. 선호도가 낮은 1루 4층 구역에 탁자석을 설치하여 높은 구역에 대한 선호도를 높였고, 외야 중앙의 루프탑에도 탁자석을 150석가량 설치하여 특별한 뷰에서의 관람이 가능하다.
특히 4층에 조성된 인피니티풀은 아직 개장 전임에도 야구팬 사이에서 단연 화제다.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야구장을 통틀어 처음 도입된 이 시설은 팬들에게 ‘물속에서 수영을 즐기며 야구를 관람하는’ 전례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
“기획 초기 여러 국내외 구장을 조사했을 때, 공통으로 관람객의 선호도가 가장 낮은 구역은 최상단 원정 구역이었습니다. 이 구역을 특화하여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20~30대 여성 팬층이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트렌드를 감안하여, 인피니티풀과 스파, 캠핑이 가능한 관람 구역을 조성하였습니다. 원정 경기 혹은 비시즌에도 시민의 여가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온수 기능을 반영하였으며 파티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 공간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한화생명볼파크의 프리미엄 좌석인 스카이박스는 고급 호텔 라운지를 연상케 하는 공간 구성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고급 인테리어를 기반으로 냉난방, TV 중계, 전용 화장실, 룸서비스 등 최고의 서비스가 제공되어,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최상의 야구 관람을 즐길 수 있다. 해당 좌석은 법인이 시즌권 개념으로 1년 동안 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법인의 명패 부착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개별맞춤이 가능해, 직원 복지나 VIP 접대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팬들을 위한 관람석과 편의시설만큼 달라진 것은 선수단을 위한 공간이다. 새롭게 설계된 클럽하우스의 가장 큰 목표는 ‘클러스터화’다. 선수단 시설만큼은 초창기 설계를 전부 뒤집었을 만큼, 많은 고민과 변화가 녹아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MLB, NPB 구장의 내부시설을 벤치마킹하여, 정해진 예산 안에서 최고의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완성도 있는 클럽하우스가 탄생했다.
“클럽하우스는 말 그대로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집’과 같은 공간입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방, 거실, 주방, 화장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듯이, 선수들이 클럽하우스에 들어오는 순간 최적의 동선으로 경기 전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점 과제였죠. 라커룸 안에서 체력단련실, 실내 연습장, 샤워실 등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한 이유입니다.”
체력단련실과 실내훈련장은 전체적으로 넓어졌을 뿐만 아니라, 층고를 높여 탁 트인 개방감을 더했다. 가로 극장형 가로 구조로 설계된 선수단 회의실과 프레스룸은 해외 클럽을 연상케 하고, 구단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할 수 있는 미디어 스튜디오도 마련됐다. 경기 전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패밀리 라운지’ 역시 선수단의 만족도가 높은 공간. 가족과 만남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류현진 선수의 아이디어로 놀이시설이 설치되면서 ‘아빠의 직장’에 오는 아이들의 발걸음도 한층 즐거워졌다는 후문이다.
‘야구 관람’이라는 구장의 전통적인 기능을 넘어, 차별화된 공간 속에서 팬들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는 한화생명볼파크. 가슴을 뛰게 하는 ‘야구’라는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짜릿한 드라마, 이제 막 비상을 시작한 한화생명볼파크가 그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채우는 멋진 무대가 되길 바라본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단순히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장소가 아니라, 팬들이 다양한 감정을 공유하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이야기 중심’의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인피니티풀 좌석이나 복층 불펜, 몬스터 월 등 다른 구장과는 차별화된 공간을 만든 것도, 새로운 공간, 유일한 공간에서 만들어나갈 우리만의 이야기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홈경기가 진행되는 날뿐만 아니라, 원정 경기나 비시즌에도 경기장 곳곳에서 야구 이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와 공간 활용을 고민할 예정입니다. 흔히 대전을 ‘노잼 도시’라고들 하죠.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있어 대전이 유잼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이곳에서 쌓이는 기억들이 다시 대전을 찾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