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주희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전재천
‘강하고 빠른’ K리그에 ‘귀엽고 다정한’ 무해력이 더해졌다. K리그는 산리오캐릭터즈와 협업하며, MZ세대와 가족 팬층을 겨냥한 무해력을 선보였고, 대성공을 거두었다. 신설된 IP사업팀 인터뷰를 통해 팬 경험의 확장을 넘어, ‘공감하는 리그’로 진화 중인 K리그의 무해한 전략을 들어본다.
K리그는 산리오코리아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진행했는데요. 컬래버레이션을 추진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축구 경기는 일주일에 1~2회 진행되는데, 매치데이 외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또한 축구의 응원 문화에서 비롯된 마니아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대중친화적인 스포츠로의 전환이 필요했습니다. 스포츠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반경을 넓히기 위해 이종 산업의 브랜드, 기업들과 적극적인 협업을 시도하는 중입니다. K리그 팬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고객에게도 소구할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을 추진했습니다.
IP사업팀은 올해 신설된 부서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업무를 담당하나요?
K리그 IP를 활용한 사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전담 조직인 IP사업팀을 신설했습니다. IP사업팀은 다양한 콘텐츠 개발, 팝업스토어를 비롯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전개, 스토리텔링을 통한 바이럴, 상품화 사업 등 관중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리그의 가치 제고를 통해 연맹과 구단이 수익화를 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브랜드 관리를 위해 콘셉트 기획 단계부터 상품 기획, 디자인, 생산, 론칭 홍보 등 전반적으로 참여해 관리하며, 컬래버레이션 역시 동일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통합적으로 진행되는 마케팅 사업의 경우 각 구단의 의견을 반영하고 조율해 업무를 수행합니다.
K리그와 산리오코리아의 협업이 팬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산리오코리아와 함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K리그의 파트너사인 세븐일레븐과 팝업스토어를 개최한 적이 있는데요. 콘셉트 기획 단계에서 산리오코리아와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당시 산리오코리아가 가진 강력한 IP 파워가 K리그와 만나면 좋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산리오코리아의 경우 주 팬덤이 여성 고객인 반면 K리그의 팬 코어층이 남성 고객인데요. 두 브랜드가 서로 잠재적인 고객층을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산리오 캐릭터들은 ‘귀엽고, 순하고, 무해한’ 이미지로 대표되는데요, 여러 캐릭터 브랜드 중 산리오를 선택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산리오캐릭터즈의 다수 캐릭터는 대중적으로 친숙하고 남녀노소 인지도가 높습니다. K리그의 잠재 고객층을 확대하는 데 적합한 캐릭터 브랜드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축구라는 종목이 지닌 다이내믹하고 파워풀한 이미지와 산리오캐릭터즈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하나로 결합했을 때 세상에 없던 새로운 느낌을 선사하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치열한 경쟁 세계가 펼쳐지는 프로스포츠에 귀여움과 감성 코드를 접목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경기장 안과 달리 경기장 밖에서는 다 같이 즐기고 어우러질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을 지향했습니다. 지난 2023년 올스타전인 팀 K리그 경기가 끝난 후, 응원하는 구단이 다른 팬들이 K리그 구성원으로서 ‘합동 카니발’을 진행하는 모습이 인상 깊게 다가왔는데요. 이처럼 ‘원 팀’의 콘셉트로 스포츠의 치열함과 캐릭터의 귀여움을 접목하면 색다른 결과물이 나올 것 같았고, 다행히도 결과가 좋았습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번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면서 기존에 진행했던 캐릭터 마케팅 또는 굿즈와 비교해 개선·보완한 점이 있나요?
과거에도 마블, 미니언즈 등과 통합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당시에는 스토리텔링보다 상품화에 더 집중된 데다 굿즈 또한 기존 상품군과 비슷했어요. 요즘에는 트렌드가 정말 빠르게 바뀌고 있고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이 진행되는 만큼 소비자에게 참신한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최근에 유행하는 굿즈는 물론, 기존 구단 MD숍에서 보기 드물었던 교통카드, 반려동물 유니폼, 캐리어 등 다양한 상품군으로 영역을 확장했어요.
패션 커머스 플랫폼인 무신사와 협업한 배경도 궁금합니다.
무신사와 협업을 하며 경기장이 아닌 일상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굿즈를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또한 지방 팬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수도권 1회, 지방 1회 진행을 추진했습니다. 1차 팝업스토어는 ‘무신사 스토어 성수 대림창고’에서, 2차 팝업스토어는 ‘무신사 스토어 대구’에서 진행했는데요. 초반 이슈화를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우선적으로 검토했고, 팝업스토어의 성지라 불리는 성수동에서 첫 선을 보였습니다.
숫자로 보는 K리그×산리오코리아
1차 팝업스토어 성과
1차 팝업스토어에 6만여 명이 방문했다고요. 구단별 캐릭터 매칭은 어떤 기준으로 이뤄졌나요? 또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캐릭터와 굿즈, 이벤트는 무엇이었나요?
구단의 히스토리, 팀 컬러, 연고지, 마스코트, 주요 선수 등 자료를 취합해 전달했고, 산리오코리아에서 캐릭터의 특성과 컬러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매칭했어요. 팬들 사이에서 전북현대모터스와 포차코, FC안양과 마이스윗피아노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굿즈의 경우 인형 키링과 풋볼 저지가 인기가 많았고요. 대구 팝업스토어에서 진행된 대구FC 선수 방문 이벤트와 마이멜로디 코스튬 포토타임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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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래버레이션에 대한 팬들의 반응을 체감하신 적이 있나요? 또한 협업이 새로운 팬층 유입으로 이어졌는지도 궁금합니다.
감사하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셨어요. SNS뿐만 아니라 경기장에서도 남녀노소 많은 팬이 산리오캐릭터즈의 굿즈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서포터즈 또한 자발적으로 산리오캐릭터즈를 활용해 응원 깃발을 제작하는 모습들을 보며 기대 이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창출된 것 같습니다. 새로운 팬층 유입을 정량적인 데이터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해당 기간 방문객과 검색량, 버즈량을 보면 잠재 고객들에게도 K리그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마케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협업이 K리그 브랜드 이미지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또 성공 요인을 손꼽는다면요.
경쟁 위주의 스포츠에서 벗어나 팬들이 팝업스토어에 머무르며 K리그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하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축구산업과 IP 컬래버레이션 등 마케팅 요소가 결합된다면 충분히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성과도 창출했고요.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리그 단위의 대규모 통합 마케팅과 축구산업에서 드물었던 협업이 고객들에게 새로운 매력으로 인식된 것 같습니다. 아트워크 개발 과정에서 축구의 요소와 각 캐릭터의 요소를 다채롭게 표현하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는데, 이 부분도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올 수 있었습니다.
K리그 브랜드 강화를 위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 새로운 IP 컬래버레이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산리오캐릭터즈와 겹치지 않는 또 다른 콘셉트와 스토리를 통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도 좋지만 결국에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할 때 K리그의 경쟁력이 더욱 탄탄하게 구축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K리그의 마스코트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산리오캐릭터즈가 가진 IP 파워를 보며 K리그의 IP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를 통해 경기장을 넘어 일상생활에서도 K리그를 소비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마케팅에 더 집중할 예정입니다.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시나모롤처럼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캐릭터로 사랑받아 온 산리오캐릭터즈. K리그와의 협업은 캐릭터 고유의 평화롭고 귀여운 이미지를 스포츠에 접목한 파격적인 시도로 주목받았다.
K리그와의 협업 프로젝트가 시작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산리오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존재합니다. 국내에서는 ‘헬로키티’를 비롯해서 ‘마이멜로디’, ‘쿠로미’, ‘시나모롤’, ‘포차코’, ‘폼폼푸린’ 등 여러 캐릭터들이 다양한 연령대에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무한한 개성과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도 갖추고 있는데요. 기존 마니아층에서 사랑받던 캐릭터들을 더 많은 대중에게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니즈를 바탕으로 K리그 측에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했습니다.
산리오코리아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 및 브랜드와 협업을 하고 있는데요. 수많은 브랜드 중 K리그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K리그의 전 구단과 함께 산리오의 다양한 캐릭터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였습니다. 특히 구단의 특징에 맞춰 산리오의 캐릭터를 매칭하고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K리그가 캐릭터 매칭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덕분에 흥미로운 스토리 라인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K리그와의 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한 지점은 무엇인가요?
K리그의 주요 팬층이 남성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번 협업을 통해 여성 팬들뿐만 아니라 남성 팬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마침 K리그 역시 여성 팬과 가족 단위 팬의 유입이 활발해지는 시기였기에, 산리오캐릭터즈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이 자연스럽게 K리그를 접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신경 썼습니다.
산리오의 캐릭터는 오랫동안 귀여움, 다정함, 무해함의 아이콘으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캐릭터의 이미지 그리고 경쟁과 승부를 바탕으로 하는 스포츠를 이질감 없이 어우러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많았을 것 같아요.
물론 스포츠는 경쟁적인 행위이지만 팬심의 본질을 동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구단과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 그리고 캐릭터를 사랑하는 팬의 마음이 다르지 않다고 시각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스포츠 특유의 에너지 한 스쿱을 산리오캐릭터즈의 귀여움으로 전환한다면, 산리오의 기업 이념인 ‘모두가 사이좋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한다면,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구단과 선수의 성장을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요.
K리그와의 컬래버레이션은 기존 스포츠 팬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도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는데요. 이번 협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산리오코리아뿐만 아니라 산리오 본사 및 해외 지사들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산리오의 다양한 캐릭터를 보다 친근하게 선보인 계기를 마련한 점을 매우 긍정적인 포인트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산리오 마니아 팬들에게는 많이 알려졌지만 대중적이지는 않았던 ‘코기뮹’, ‘초코캣’, ‘코로코로쿠리링’ 등 보석 같은 캐릭터들이 K리그를 통해 널리 알려진 점도 매우 기쁩니다.
스포츠와 캐릭터, 패션 각기 다른 산업의 브랜드가 힘을 보탠 점도 돋보입니다. 무신사와의 연계에서 체감한 효과는 무엇인가요?
무신사가 지닌 온·오프라인의 파급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울 팝업스토어 매장뿐만 아니라 대구 무신사 매장 그리고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전국 각지 팬들에게까지 협업 콘텐츠가 손쉽게 도달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였습니다.
이전에는 볼 수 없던 굿즈나 콘텐츠로 많은 팬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요. 이 중 가장 인기가 있었던 제품은 무엇이었나요?
매 경기 캐릭터를 새긴 저지, 머플러, 짐색 등을 착용한 채 응원한 팬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인기 제품을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K리그 팬들이 두루두루 굿즈를 구매하고 활용해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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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에서 팬들 또한 다양한 피드백을 쏟아냈는데요. 가장 인상 깊었던 반응을 소개해 주세요.
‘수원삼성과 한교동의 만남은 필연’이라고 말할 정도로 매칭 완성도가 높았고, 반응 또한 매우 좋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원삼성 팬들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교동의 무해한 매력을 기꺼이 알아보고 함께 즐겨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번 K리그와의 협업을 통해 얻은 성과는 무엇인가요? 또 스포츠 리그와의 협업은 어떤 의미로 남았나요?
가장 큰 성과는 산리오의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는 새로운 접점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산리오캐릭터즈를 매개로 친구, 가족 등 여러 세대가 모여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팬들과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훌륭한 접점이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행보와 계획도 궁금합니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K컬처의 다양한 분야의 협업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더욱 많은 산리오의 캐릭터들이 사랑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멀리서 항상 응원해 주는 팬을 위해 다양한 접점을 만들 것입니다.
SSG 랜더스 유튜브 채널 ‘SSG 랜더스’, 일명 ‘쓱튜브’는 선수들의 진솔하고 유쾌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내 팬들에게 친근하고 무해함을 선사한다. 쓱튜브팀을 만나 그들의 무해한 콘텐츠의 비결을 들어봤다.
‘쓱튜브’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선수단의 일상 그리고 선수 간 케미스트리가 돋보입니다. 자연스럽고 친근하며 무해한 콘텐츠를 선보인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콘텐츠 방향성을 ‘무해함’으로 설정한 것은 아닙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무해한 분위기가 묻어난 것 같아요. 선수들이 카메라 앞에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고 웃는 모습이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팬들이 원하는 방향이나 좋아하는 지점에 맞춰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이때 억지스럽거나 인위적인 느낌은 지양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지닌 본연의 캐릭터가 돋보인 것 같아요. 예민하거나 까칠하지 않고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면서 무해한 무드가 형성됐습니다.
진솔함과 인간미를 담은 콘텐츠를 통해 구단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경기장 안에서는 승부를 가리기 위해 열정적으로 뛰고 팽팽한 긴장 모드로 임하지만, 평소 선수와 코치진, 구단 관계자 사이에서는 가족 같은 끈끈한 정이 존재하거든요. SSG 랜더스 특유의 따뜻하고 다정한 분위기를 팬들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선수들이 자주 등장하는 만큼 고유의 캐릭터가 콘텐츠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선수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선수들은 카메라 앞에서 어색해지기 마련인데요. 카메라 밖에서도 제작팀과 선수들이 유대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평소 촬영을 하지 않을 때도 인사와 스몰토크를 나누는 등 거리를 좁히는 노력들이 영상에도 묻어나는 것 같아요.
콘텐츠 기획 및 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시의성을 고려합니다. 지금 화제가 되거나 주목받는 아이디어와 주제를 중심으로 다룹니다. 요즘 워낙 트렌드가 빠르고 콘텐츠 소비 주기가 짧은 만큼 시의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데요. 제작팀과 구단이 휴일에도 메신저로 소통을 나누며 밈, 이슈, 논쟁거리, 게임, 놀이 등 요즘 관심을 받고 있는 새로운 소재를 찾아갑니다. 무엇보다 검수 과정을 꼼꼼히 진행합니다. 논란이 일어날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혹여나 자막 한 줄에 선수나 팬이 상처받거나 논란이 될 수도 있잖아요. 또 다양한 연령층의 팬이 콘텐츠를 시청하기도 하고요. 모두가 눈살을 찌푸리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쓱튜브는 시리즈별 콘텐츠를 선보이는데요. 특유의 무해한 분위기가 잘 드러나는 콘텐츠를 소개해 주세요.
스프링캠프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영상 중 밤하늘의 별자리를 관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별자리라니 이 얼마나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취미인가’라는 댓글이 달렸을 정도입니다. 시각적으로도 힐링되는 콘텐츠였달까요. 투수조의 미팅 콘텐츠도 추천하고 싶어요. 선수들이 쓱튜브 제작팀을 초대해 함께 참여했는데요. 선수들이 본업에 집중하는 전문성 그리고 선수와 제작진이 다정하게 안부를 주고받는 훈훈한 분위기가 잘 담겼습니다. ‘경기N분전’ 시리즈의 경우 팀 분위기나 선수의 캐릭터가 잘 드러나므로 이제 막 입문한 팬들에게 추천합니다.
선수들 또한 즐겁게 참여하는 게 느껴집니다. 선수들이 수동적으로 화면 안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네 맞아요. 주장인 김광현 선수를 비롯한 많은 선수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소재나 아이디어를 제작팀에 전달하기도 하고, 팬 반응을 공유하기도 하죠. 투수 조병현 선수의 경우 처음에는 낯을 많이 가렸는데, 이제는 쓱튜브 제작팀 사무실에 찾아와서 소통하곤 합니다. 지금은 가장 카메라 친화적인 선수가 되었죠(웃음).
선수들의 아이디어가 콘텐츠로 탄생한 사례를 말씀해 주세요.
2025 선수단 세리머니 후보 공개 투표를 비롯해 연애 프로그램 <환승연애>를 주제로 한 영상 등등이 있습니다. 직원 결혼식 현장을 담은 영상도 선수들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축의금을 받는 선수 모습에서 가족 같은 분위기를 잘 녹여낸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어요. 이처럼 선수들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콘텐츠의 반응도 매우 좋은데요.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진정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편집에서 특히 신경 쓰는 ‘무해력 연출’ 포인트가 있다면요?
1순위는 재미입니다. 너무 복잡하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도록, 시청자 누구나 웃으면서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이때 과장하지 않고 선수 특유의 분위기나 캐릭터를 헤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죠. 또 자막에도 신경을 쓰는데요. 센스와 위트를 담고자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인지 팬과 선수들 사이에서 자막이 화제가 되기도 하고요.
팬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특히 반응이 좋은 콘텐츠 유형은 무엇인가요?
친근감이 느껴지는 영상은 대체로 반응이 좋습니다. 직접 만나기 어려운 선수들의 의외의 면면, 익살스럽거나 재치 있는 모습을 좋아해 주는 팬들이 많아요. 팬들 사이에서 최지훈 선수는 쓱튜브의 대주주라고 불리는데요. 겉으로는 살짝 까칠해 보이지만 영상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죠. 알게 모르게 제작팀을 도와주려는 모습이 엿보여서 그런지 댓글 반응도 뜨겁습니다. 또 요즘 관심 있는 주제를 다룬 유형도 피드백이 긍정적입니다. 우리가 친구들과 나눌 법한 일상의 대화, 논쟁거리로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스프링캠프 당시 일본 편의점 먹방을 진행한 영상도 반응이 좋았습니다.
쓱튜브를 통해 입덕한 팬이 있을까요? 그 외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나 댓글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댓글을 통해 타팀 팬이나 프로야구에 입문한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팀을 응원하지만 선수 ○○○를 보러 왔어요’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하고요. SSG 랜더스의 퓨처스팀은 신인 선수들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루키 선수들이 게임하는 영상에 달린 ‘선수들 얼굴을 잘 몰랐는데, 영상을 보면서 이름을 외웠어요’ 댓글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선수들도 댓글을 열심히 챙겨보면서 영상 제작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쓱튜브를 통해 SSG 랜더스가 어떤 이미지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모두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팬분들게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보내주시는 만큼 저희도 더 노력해서 재밌는 영상으로 보답드리고 싶어요.
쓱튜브를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부탁합니다. 또 앞으로의 제작 방향이나 운영 계획도 말씀해 주세요.
대부분 업을 이어가며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잖아요. 쓱튜브를 보며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만끽하고 하루에 잠깐이라도 힐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제작팀은 앞으로도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쉼표 같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억지스러운 요소는 최대한 덜어내고 자연스러움과 선수단의 관계성에 주목한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쓱튜브 팬분들을 위해 즐겁고 참신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