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SA 한국프로스포츠협회

Vol. 19 2025

글. 강윤식 스포츠서울 기자 , 류청 골포스트 CEO, 조영두 점프볼 기자

#1
LG 트윈스를 사랑한 ‘빠더너스’,
‘빠더너스’를 사랑하게 된
LG 트윈스
LG 트윈스 X 빠더너스

한국시리즈 취재 현장에서 색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꽤 많은 팬들이 LG 트윈스를 상징하는 유광점퍼 대신, 인기 크리에이터 ‘빠더너스(BDNS)’와 LG 트윈스가 함께 선보인 컬래버레이션 재킷을 입고 있었다. 올가을 통합 우승의 순간을 함께한 이 재킷은 크리에이터와 프로야구가 손을 맞잡아 만든 상징적 결과물이자, 양측 협업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한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글. 강윤식 스포츠서울 기자

감격의 통합 우승 속 ‘빠더너스’ 컬래버 재킷

프로야구 LG 트윈스를 상징하는 옷이 있다. 바로 ‘유광점퍼’다. 유광점퍼는 가을야구를 향한 LG 팬들의 오랜 염원을 상징한다. LG 팬들은 날씨가 쌀쌀해지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가을이 와야, 그리고 LG가 가을야구에 가야 여름내 고이 모셔놨던 반짝반짝 빛나는 점퍼를 비로소 옷장에서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을의 희망이 유광점퍼에 담긴 것이다. 그 벅찬 희망을 가슴에 안은 LG 팬들은 반짝이는 점퍼를 입고 올 가을, 홈인 잠실구장을 찾았다. 또 한국시리즈 맞대결 상대였던 한화의 안방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를 누볐다. 잠실구장과 한화생명 볼파크를 찾은 LG 팬들은 유광점퍼와 노란 머플러를 두르고 LG 트윈스를 응원했다. 그리고 2년 만에 통합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한국시리즈를 취재하면서 필자는 LG 트윈스를 상징하는 그 유광점퍼 사이에서 독특한 다른 옷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몇몇 팬들이, 아니 꽤 많은 팬이 유광점퍼가 아닌, 다른 재킷을 입고 있었다. 바로 인기 크리에이터 ‘빠더너스(BDNS)’와 LG 트윈스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출시된 재킷이다. 감격의 통합 우승, 그 자리를 함께한 컬래버 상품. 크리에이터와 프로야구가 손을 맞잡은 성공 사례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LG TWINS x BDNS 7th. LG 트윈스의 2025 한국 시리즈 우승을 기념하는 컬래버레이션 © 빠더너스

2023년부터 시작된 LG와 빠더너스 협업

‘빠더너스’는 스케치 코미디 영상을 주로 제작하는 크리에이터 크루다. 영상에 출연하는 문상훈, 그와 함께 채널을 시작한 김진혁을 중심으로 ‘한국지리 일타강사 문쌤’, ‘딱대’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한다. 이게 젊은 팬들 사이에서 말 그대로 ‘인기 폭발’이다. 문상훈이 기성 미디어로 활동 영역을 넓히기 시작한 후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수직 상승 중이다. 11월 현재 222만 명의 구독자가 ‘빠더너스’가 만든 영상을 보고 즐기고 있다.

뜨거운 관심을 받는 ‘빠더너스’에서 최근 인기를 끄는 영상들이 있다. 바로 홍창기, 임찬규, 오스틴 딘 등 LG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직접 출연한 영상들이다. 이들이 출연한 영상 속 옷을 보면 일반적인 LG 유니폼과 차이가 있다. 모두 ‘빠더너스’와 LG의 협업으로 출시한 옷들이다.

LG와 ‘빠더너스’ 협업은 2023년 처음 시작됐다. 당시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노리던 LG는 가을을 앞두고 ‘빠더너스’와 컬래버레이션을 발표했다. 협업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의 유니폼 져지와 웜업자켓, 더그아웃자켓, 스웨트셔츠, 클래식 볼캡 등을 출시했다. 단순히 상품을 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협업을 함께 전개했다. LG 선수들이 ‘빠더너스’에 컬래버 의류를 입고 출연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게 여러모로 시너지를 냈다. 야구에 관심 없던 ‘빠더너스’ 구독자들은 영상을 통해 LG 선수들, 그리고 KBO리그를 접하게 됐다. 기존에 LG와 야구를 좋아하던 ‘빠더너스’ 구독자들은 올라온 영상에 더욱 열광했다. 당연히 LG 내부에서도 ‘빠더너스’ 협업으로 드러난 성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LG 마케팅 관계자는 “‘빠더너스’와 함께한 협업은 긍정적인 바이럴이 많이 됐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LG 트윈스 공식 인스타그램 ‘승리를 향해’ 한 장면 © 빠더너스 유튜브 캡처

MZ세대 마음을 움직인 ‘빠더너스의 진심’

‘빠더너스’ 프론트맨 문상훈과
총괄 디렉터 및 대표이사 김진혁 © 나무위키

이토록 성공적인 협업은 ‘빠더너스’가 LG에 진심이었기에 가능했다. 문상훈은 LG 팬으로 잘 알려져 있다. LG 경기의 시구를 했던 경험도 있다. LG 팬의 가슴을 뛰게 하는 영상과 상품이 나올 수 있던 배경이다.

LG 관계자는 “무엇보다 크리에이터가 LG트윈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LG 트윈스 팬으로서 팬들이 좋아할 만한 영상을 제작한다. 예를 들어 8월에 ‘빠더너스’에서 제작한 ‘승리를 향해’라는 영상은 LG 트윈스 팬이 아니라면 만들 수 없는 영상이다. 실제로 많은 팬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 발매한 가을 신상품 헤리티지 컬렉션 팝업 현장도 반응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많은 팬들이 ‘승리를 향해’ 영상에 “문상훈이 엘지팬인 게 너무너무 좋다”, “구독자 200만 채널에 응원하는 팀 영상 올리는거 진짜 권력 있다. 문상훈 보유구단뽕 미치겠네”라는 댓글을 남기며 열광했다.

특히 MZ세대의 마음을 움직인 컬래버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MZ세대는 콘텐츠 소비의 중심에 있다. LG와 ‘빠더너스’ 협업은 이들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 MZ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거래 중개 플랫폼 크림(KREAM)이 지난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월까지 플랫폼 내 야구단 협업 굿즈 아이템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3% 급증했다. 이중 LG와 ‘빠더너스’ 협업 상품의 거래량은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LG 관계자는 “크리에이터야 말로 MZ세대와 현재 마케팅에 제일 민감하다고 생각한다. LG 팬으로 시작해 시구, 또 협업까지 진행한 ‘빠더너스’와 컬래버는 서로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 그러면서 서로의 마케팅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협업에는 서로의 진심이 담겨야 한다

이 성공 사례를 단순히 야구단과 크리에이터의 협업 결과로 봐서는 안 된다. 더욱 깊숙한 곳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건 야구단과 크리에이터가 만나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다. 수박 겉핥기식 컬래버레이션은 더 멀리 나아갈 동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일회성에 그치고 말 가능성이 높다. 협업에 서로의 진심이 담겨야 한다. 그래야 성공적인 협업이 될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다.

‘빠더너스’가 LG를 사랑하는 마음이 협업에서 드러났다. 그리고 그 협업의 결과물에 담긴 진심이 고스란히 LG 팬들, 더 나아가 야구를 사랑하는 MZ 팬들에게 닿았다고 볼 수 있다. LG가 컬래버에 앞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LG 관계자는 “‘빠더너스’뿐만 아니라 컬래버를 진행하면서 구단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LG 트윈스, 그리고 야구를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다. 구단, 선수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브랜드만이 아닌 LG 트윈스와 함께하는 성공적인 컬래버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브랜드에 LG 트윈스 로고만 얹어서 하는 컬래버는 성공할 수 없다고 본다. 물론 LG 트윈스도 ‘빠더너스’의 마케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협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 트윈스를 사랑한 ‘빠더너스’가 있다. 그들에게 LG와 협업이라는 기회가 왔다. 그 기회를 멋지게 살렸다. 이제는 LG를 향한 일방적인 사랑이 아니다. 컬래버를 통해 많은 LG 팬이 ‘빠더너스’를 접하게 됐다. LG 트윈스 또한 ‘빠더너스’를 사랑하게 된 셈이다.

© LG 트윈스 공식 인스타그램

#2
펜보다 강해진 팬심,
K리그를 다시 쓰다
K리그 틱톡 크루,
쿠팡플레이 크리에이터 패스
K리그 X 크리에이터

시대가 변하면 명제도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적어도 프로스포츠계에서는 ‘펜(pen)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을 ‘팬(fan)은 공보다 강하다’쯤으로 변경해도 될 것 같다. 팬이 없으면 성립하지 않는 게 프로스포츠다. 팀과 선수에 관심을 보이며 티켓과 머천다이징을 구매하는 팬이 아니라면, 선수에게 임금을 주고 구단을 운영할 근거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팬은 이러한 전제 조건에서 조금 더 걸어 나와 적극적인 의미가 됐다. 전통적으로 언론의 몫이었던 창작자 영역에서도 차이를 만든다. 무엇보다 모두에게 공평해야 하는 언론은 각 구단과 선수가 지닌 서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팬은 이런 서사를 이용하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 이것 말고도 팬이 프로스포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데 지니는 장점은 많다.

글. 류청 골포스트 CEO

K리그의 팬 크리에이터 실험 ‘K리그 틱톡 크루’

© K리그

많은 프로스포츠 리그와 팀이 팬 크리에이터 영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난 뒤 유료 평균관중 1만 명 시대를 연 K리그는 콘텐츠 창작에 있어서는 선구적인 리그다. 축구계는 여전히 보수적이지만, 리그와 구단이 자체적으로 콘텐츠팀 혹은 전문 업체를 운영하면서 여러 금기를 깼다. 라커룸을 열어젖히고 훈련장 장막을 거두면서 많은 팬을 유치했다. <푸른파도(울산HD)>처럼 구단이 직접 만든 다큐멘터리를 OTT 플랫폼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한발 더 나아갔다. 연맹은 틱톡코리아와 함께 ‘K리그 틱톡 크루’라는 팬 참여형 콘텐츠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2025년 초, K리그1 12개 구단별 크리에이터를 각각 1명씩 선발해서 ‘팬심’을 제대로 담겠다고 나섰다. 이들은 ‘팬의 관점에서 다른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숏폼’을 기준으로 잡고 구단별 크리에이터와 협업했다.

이 작업을 연맹 측에서 주도했던 우청식 프로는 “리그 전체 색깔도 중요하지만, 구단별 색깔을 명확히 드러낼 수 있는 ‘팬 관점에서 제작한 영상’을 바라면서 K리그 틱톡 크루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영상이 “또 다른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봤고, 각 구단의 정체성과 팬덤 문화를 진정성 있게 전달할 수 있는 1인을 담당 크리에이터로 선발했다. 선발 과정에서 가장 자세히 들여다본 부분은 영상의 개성과 창의성이었다.

우려가 없는 건 아니었다. 관점이 다양한 자유로운 콘텐츠는 크리에이터와 구단(+선수) 그리고 팬 사이에 새로운 ‘선’을 만들어야 했다. 누군가에게 재미있는 콘텐츠가 누군가에게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위험성도 없지 않았다. 연맹이 생각한 해결책은 확실한 매뉴얼이 아니라 상호 존중하는 문화였다. 세 영역 모두가 서로의 역할과 의도를 인정하면서 문화를 만들려고 한 것이다.

포항 틱톡 크루가 구단과 협업해 포항 클럽하우스를 방문해서 만든 콘텐츠는 크리에이터가 지닌 강점을 보였다. “이 결과물은 K리그-크리에이터-구단이 함께 공동작업자 형태로 올라갔고, 조회수는 약 14만 회를 기록하는 등 큰 반응을 얻었습니다. K리그와 틱톡코리아가 구상했던 ‘팬의 관점에서 다른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숏폼’이라는 것을 가장 잘 드러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2025 K리그 틱톡 크루 추꾸밍과 포항 구단이 함께한 콘텐츠 © K리그 공식 틱톡 © 쿠팡플레이

중계권자까지 뛰어든 팬 크리에이터 시대

중계권자도 크리에이터 협업에 적극적이다. 스포츠 중계권을 거의 모두 확보한 쿠팡플레이는 K리그와 함께 ‘쿠팡플레이 크리에이터 패스’라는 이름으로 2023년부터 여러 유튜버와 동행을 시작했다. 2023년부터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크리에이터에게 ‘크리에이터 패스’라는 상(골드, 실버, 브론즈 플레이)도 시상하고 있다.

크리에이터가 가장 확보하고 싶은 것은 ‘공식성’과 중계 화면이다. 쿠팡플레이는 이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했고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팔을 걷어붙였다. K리그 필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인 ‘오늘의 K리그’ 앱을 만들어 운영하는 얌스튜디오도 ‘오늘의 축구’라는 채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들은 2024년과 2025년 브론즈 플레이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동준 얌스튜디오 대표는 “저희가 이 제도에 참여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경기 영상 소스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좋은 품질의 방송 소스들을 활용해 소셜 미디어상에서 턱없이 부족했던 K리그 영상 콘텐츠들을 적극적으로 제작하고, 이를 통해 기존 K리그 팬은 물론 새로운 라이트 팬들에게까지 K리그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되길 바라면서 활동에 임했습니다”라고 말한다.

© 오늘의 K리그

쿠팡 크리에이터 패스의 ‘다양성’

쿠팡 크리에이터 패스가 지닌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다양성이다. 관점이 다르고, 이야기를 푸는 방식도 다른 여러 크리에이터가 만든 영상은 취향이 다른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 K리그와 오래 호흡한 ‘오늘의 K리그’는 “어느 한 팀을 고정해서 그 팀만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K리그 모든 팀의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면서 팀별, 선수별 특징을 구체적으로 파악, 이를 치우침 없이 콘텐츠에 녹여낸 점이 저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는 달리 한 팀에 밀착한 크리에이터도 있고, 전술과 전략 등 전문적인 지식을 내세운 곳도 있다.

참여형 콘텐츠는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계속 진화 중이다. 주최자와 크리에이터 모두 이에 공감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내년에 모두가 더 새롭고 예상치 못한 콘텐츠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연맹의 우청식 프로는 “올해 처음 시도한 틱톡 크루를 내년에는 더 섬세하게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려 합니다. 올해 운영을 통해 얻은 장점과 개선 포인트가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크루 운영 방식을 더욱 정교하게 설계할 계획입니다. 특히 포항 구단과 협업해 제작했던 콘텐츠처럼, 구단·크리에이터·리그가 함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방식을 더 확대하고자 합니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동준 얌스튜디오 대표 역시 “제작한 콘텐츠에 댓글, 2차 콘텐츠 등 더 많은 이야기가 이어지면, 제작자 본인도 몰랐던 더 자세한 스토리까지도 알 수 있다는 점이 참여형 콘텐츠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에 있을지도 모르는 제도 변화에 개의치 않고 리그-매체-팬 사이에서 팬에 가까운, 팬들의 참여와 의견을 적극적으로 담아내는 매체 역할을 이어갈 계획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 오늘의 K리그

‘K리그 틱톡 크루’와 크리에이터 패스 실험은
팬의 시선과 진정성을 앞세운
크리에이터 협업이 리그의
콘텐츠 경쟁력과 팬 확장을 동시에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준다.

#3
늡덕후와 '크블짱' 김지유까지
KBL의 새로운 시도
KBL X 크리에이터

크리에이터 전성시대에 걸맞게 KBL은 올 시즌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NBA 전문 유튜브 채널 ‘늡덕후’와 협업해 ‘KBL 모먼트’ 채널에 콘텐츠를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또한 개그우먼이자 유튜버인 김지유를 ‘크블짱’이라는 캐릭터로 변신시켜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글. 조영두 점프볼 기자

NBA 유튜버 ‘늡덕후’와 KBL의 컬래버

현재 수많은 농구 유튜버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KBL, WKBL 등 국내 농구 소식이 아닌 NBA 영상을 다루는 유튜버가 대부분이다. ‘늡덕후’ 역시 NBA 영상을 꾸준히 업로드하는 대표적인 유튜브 채널로, 구독자 약 14.9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시즌 KBL은 프로농구 공식 경기 영상 하이라이트를 선보이는 신규 소셜미디어 채널 ‘KBL 모먼트’를 오픈했다. ‘늡덕후’와의 협업을 통해 ‘늡덕후’가 직접 제작한 2025-2026시즌 KBL 라운드 MVP 하이라이트 영상, 주요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업로드 중이다.

그렇다면 KBL이 NBA 유튜브 채널과 협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지난 여름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과 일본, 카타르의 네 차례 평가전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7월 일본, 카타르와 각각 두 차례씩 국내에서 평가전을 가졌다. ‘늡덕후’ 채널은 남자농구 대표팀의 평가전 콘텐츠를 업로드했는데 4개의 영상 합산 조회수가 157만 회를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KBL은 평가전 콘텐츠를 통해 ‘늡덕후’ 채널이 NBA뿐만 아니라 국내 농구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고, 파급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협업을 제안했다. 국내 농구에 다소 관심도가 떨어지는 NBA 팬들의 신규 유입 효과도 있을 거라 기대했다.

KBL 마케팅팀 최예헌 사원은 “지난 여름 ‘늡덕후’ 채널에서 국가대표 경기 콘텐츠 올린 것을 보고 NBA뿐만 아니라 국내농구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조회수 결과도 좋았기 때문에 KBL 콘텐츠로 확장성을 보고 협업을 제안했습니다. NBA 전문 채널과 협업으로 기존에 KBL을 보지 않던 NBA 팬들의 KBL 입문을 유도하여, 신규 팬 유입을 늘리고자 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농구 관련 유튜브 채널과 협업함으로써 농구 콘텐츠 활성화를 유도하고자 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늡덕후’는 2025-2026시즌 개막 후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1라운드 맞대결을 리뷰하는 영상을 ‘KBL 모먼트’ 채널에 업로드했다. 올 시즌 활약이 좋은 변준형(정관장)과 1라운드 MVP를 수상한 허웅(KCC) 영상 역시 올라왔다.

© 늡덕후 © KBL 모먼트

늡덕후가 확장한 KBL의 팬 지도

‘KBL 모먼트’ 채널에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것만이 협업의 전부가 아니었다. ‘늡덕후’ 채널에 ‘큽덕후’라는 타이틀로 과거 KBL 명경기를 소개하는 영상을 업로드 중이다. 과거 명경기 영상을 통해 KBL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NBA를 즐겨보는 ‘늡덕후’ 구독자들이 자연스럽게 KBL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예헌 사원은 “‘늡덕후’ 채널에 올라간 ‘큽덕후’ 콘텐츠 영상 댓글을 통해 과거 명경기 영상 추억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공감하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각자 보고 싶은 경기 영상을 댓글로 많이 남겨주셨는데, 국가대표 휴식기 기간 등 프로농구 경기가 없을 때 팬들이 계속해서 농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KBL은 MZ세대 팬들이 체육관을 많이 찾으면서 인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NBA 팬들까지 KBL에 유입된다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동시에 ‘늡덕후’와의 협업도 좋은 선례로 남게 될 것이다.

최예헌 사원은 “NBA 팬들도 KBL만의 스토리와 치열한 경기의 즐거움을 느끼고, 체육관까지 직접 찾아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리그의 수준 차이를 떠나 KBL이 팬퍼스트에 앞장서며 더 재밌는 리그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 ‘늡덕후’와 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농구 유튜브 채널과 협업을 시도할 예정입니다. 농구팬들이 경기 중계 시청이 끝난 뒤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며, 농구를 통해 더 많은 즐거움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는 계획을 밝혔다.

© KBL 모먼트

© 늡덕후

© KBL TV

개그우먼 김지유가 ‘크블짱’이 된 사연

KBL은 개그우먼이자 유튜버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김지유를 섭외해 ‘크블짱’이라는 캐릭터로 변신시켰다. 김지유는 농구 지식이 전혀 없는 ‘농알못’이다. 농구와 동떨어진 인물이 KBL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늡덕후’와의 협업이 NBA 팬 유입이라면 ‘크블짱’은 농구를 잘 모르는 대중들이 KBL 매력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KBL 홍보팀 현소연 과장은 “최근 KBL 콘텐츠는 경기 외적인 재미와 팬과의 접점을 넓히는 방향으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협업은 농구를 잘 모르는 대중에게도 리그의 매력을 친근하게 전하고 싶다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농구 직관의 재미와 현장감을 유쾌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을 찾던 중, 개그우먼 김지유의 밝고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가 이번 콘텐츠의 콘셉트와 잘 어울려 함께하게 됐습니다”며 김지유를 ‘크블짱’으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KBL은 공식 유튜브 채널 ‘KBL TV’에 ‘오리지널 크블짱’이라는 제목으로 3개의 에피소드를 업로드했다. 첫 번째 영상은 크블짱을 소개함과 동시에 농구 지식을 테스트하는 시간을 가졌다. 두 번째 영상에서는 ‘크블짱’이 현대모비스와 부산 KCC의 시범경기 현장을 찾았다. ‘크블짱’은 잘생긴 선수들만 찾아다니는 소위 ‘얼빠’의 면모를 뽐냈고, 선수들에게 엉뚱한 질문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 세 번째 영상에서는 ‘크블짱’이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공식 개막전 창원 LG와 서울 SK의 맞대결이 열리는 창원체육관 현장을 찾았다. ‘크블짱’은 역시나 잘생긴 선수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며 나오는 ‘찐’ 리액션이 영상이 그대로 담겼다. 농구를 아예 몰랐던 ‘크블짱’이 조금씩 KBL의 매력에 빠져드는 모습이 3개의 콘텐츠를 통해 잘 담겼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지유는 1라운드가 끝나고 KBL 주관 방송사 tvN SPORTS에서 방영된 ‘KBL COUNTDOWN’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하기도 했다. ‘KBL COUNTDOWN’은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방영되는 라운드 리뷰 프로그램으로 김지유 역시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함께할 예정이다.

© KBL TV © KBL

‘농알못’을 팬으로 이끄는 힘

현소연 과장은 “개그우먼 김지유가 직접 경기장을 찾아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 문화나 팬들의 열기를 몸소 체험하는 ‘첫 농구 직관기’ 형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농알못’이 ‘크블짱’이 되어 농구를 알아가는 과정이 콘셉트입니다. 경기 전 현장 분위기부터 선수 인터뷰, 응원단과의 교류 등 다양한 요소를 담아 농구장을 처음 찾은 사람의 시선으로 리그의 매력을 소개했습니다. 경기 중에는 팬들과 함께 응원하며 실시간으로 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중심으로, 농구 특유의 속도감과 박진감을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경기 후에는 선수와 팬 인터뷰를 통해 직관의 여운과 현장의 열기를 마무리하며 처음 농구장을 찾은 시청자도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구성했습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팬들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댓글에서는 ‘우리 구단도 방문해주세요!’ 같은 반응이 정말 많았고, 실제 조회수도 다른 콘텐츠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농구 입문 콘텐츠’로써 접근성이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젊은 시청층 유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크블짱’ 콘텐츠를 통해 ‘농알못’도 직관을 간다면 충분히 재밌게 KBL을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신생팬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KBL은 김지유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통해 농구의 매력을 전달할 예정이다. 현소연 과장은 “농구를 아직 잘 모르는 일반 대중이 자연스럽게 리그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기존 팬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신규 팬들에게는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콘텐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아가 ‘농구는 생각보다 가깝고 즐겁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크블짱’ 콘텐츠에 대해 팬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이 이어지면서, KBL은 이에 부응하는 후속 기획과 일정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리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 농구의 매력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시도를 지속할 계획이다. 직관형 콘텐츠뿐 아니라 팬 참여형 영상 등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도 구상 중이며, 궁극적으로는 유튜브 채널을 리그와 팬이 더욱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구팬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며
더 많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