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SA 한국프로스포츠협회

Vol. 19 2025

글. 노준영

변화하는 트렌드를 먼저 읽고 마케팅에 적용하는 마케터이자 강사다. 저서로는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인싸력을 높여라!>, <이것이 메타버스 마케팅이다>, <알파세대가 온다>, <요즘 소비 트렌드 2025>, <나의 첫 생성형 AI 마케팅 수업>, <요즘 소비 트렌드 2026> 등이 있다.

#01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자산인 ‘커뮤니티’ 활용 넥슨 & 크리에이터,
카카오프렌즈 & 김연경

브랜드와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협업은 다양한 방향성으로 진행된다. 먼저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 콘텐츠에 공감하는 팬과 소통하거나, 크리에이터의 팬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콘텐츠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타깃 대상을 크게 확장한다는 강점이 있다.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을 서비스하고 있는 넥슨은 아이콘 매치를 열었다. 국내외 레전드 축구 선수들을 모아 팀을 구성하고, 직접 경기를 열어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것이다. 넥슨은 아이콘 매치에 크리에이터들을 영리하게 활용했다. 축구 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슛포러브’, 그리고 피파온라인 크리에이터인 ‘두치와 뿌꾸’ 등과 협업하며 축구와 게임 커뮤니티를 한 번에 활용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특히 피파온라인 크리에이터들과는 아이콘 매치에 대한 후일담을 나누기도 했는데, 해당 이벤트에 참여했거나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넥슨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경기 전부터 경기가 끝난 후까지 이벤트의 효과를 유지했다. 이 과정에는 크리에이터 협업이 큰 역할을 한 게 사실이다. 가까운 미래에 지속적으로 아이콘 매치를 열 수 있는 동력 또한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스포츠 스타들이 직접 크리에이터가 되어 브랜드와 협업을 벌이는 방식도 커뮤니티 활용에 해당한다. 김연경 선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식빵언니 김연경’을 활용해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하며 색다른 콘텐츠를 선보였다. 김연경 선수의 구독자는 탄탄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카카오프렌즈 역시 팬이 많아 긍정적 효과가 많았다. 최근 김연경 선수처럼 스포츠스타들을 향한 팬덤은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로 크리에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스포츠스타들이 많은 편인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넥슨 © ‘식빵언니 김연경’ 유튜브 캡처

#2
브랜드 메시지 경험을 이끄는 챌린지와 AI 활용 삼성전자 ‘고 울트라 챌린지’,
KT ‘팬메이드
K-AI 응원가 챌린지’

두 번째는 브랜드 메시지를 크리에이터 협업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워치’를 홍보하기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고 울트라 챌린지’라는 콘텐츠를 진행했다. 불의의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자전거 유튜버 ‘CJ Park(박찬종)’이 극한에 도전하는 스토리를 담았다. 주인공은 갤럭시 워치 울트라와 함께 294km 거리를 약 14시간 만에 완주하며 감동을 선사한다. 이 콘텐츠는 갤럭시 워치 울트라가 가진 특성을 감동적인 스토리로 경험하게 만들었다. 브랜드가 말하고 싶었던 도전에 대한 메시지는 자연스럽게 확장됐고, 이 효과를 인정받아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소셜커뮤니케이션 부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AI 활용도 브랜드 메시지 경험에 활용되는 추세다. KT는 AI를 활용해 스포츠 응원가를 제작하는 이벤트 ‘팬메이드 K-AI 응원가 챌린지’를 개최한 적이 있다. KT가 후원하는 프로야구 KT wiz, 프로농구 수원 KT 소닉붐, 그리고 축구 국가대표팀을 위한 응원가를 AI를 활용해 제작하는 캠페인이었다. AI 음악 생성 플랫폼에서 응원하고 싶은 종목을 선택한 뒤 보컬을 정하고 가사 키워드를 입력해 자동으로 음원을 만들어내는 방식이었다. 대중들은 이 과정을 통해 KT가 후원하는 스포츠 관련 브랜드의 메시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경험했다. 또한 스포츠에 진심인 KT의 이야기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 사례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힘 있는 크리에이터가 동원된 건 아니다. 하지만 이벤트에 참여한 모두를 잠재적 크리에이터라고 보면 좋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광고가 아닌 챌린지와 참여 유도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는 모두 콘텐츠 크리에이팅 과정이 들어있다. 과거 일방적으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던 시대를 넘어, 이제 콘텐츠를 통해 입체적인 효과를 노리는 시대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 삼성전자 © KT

#03
크리에이터와의 공동 기획,
새로운 브랜딩의 기준
더투탑 & 푸마, 마스터욱 & 리복

마지막 3번째 방향성은 크리에이터와의 공동 기획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크리에이터는 광고 채널의 역할을 넘어 브랜딩에 관여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브랜드에 새로운 에너지를 더하고, 대중들은 해당 브랜드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최근 대중들은 “진짜”를 원하고 있다. 단순히 크리에이터가 제품을 받아 착용만 하는 건 진짜가 아니다. 기획부터 생산까지 직접 참여하며 진심 어린 모습을 보여줘야 제품의 가치를 신뢰한다.

또한 대중들은 소통을 원하고 있다. 본인들이 참여하는 소통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와 기획자가 진행하는 소통도 중요하게 여긴다. 긴밀한 소통이 이뤄져야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크리에이터와 함께 만드는 브랜딩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축구 크리에이터인 ‘더투탑’은 푸마와 활발한 협업을 진행했다. 직접 캠페인에 참여하는 건 물론이고, 관련 제품까지 출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 협업은 장기간 지속되며 맨체스터 시티 구단(이하 맨시티)과 인연을 맺는 일까지 이어졌다. 푸마가 맨시티 공식 유니폼 스폰서였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은 브랜드가 크리에이터에게 임무를 맡기는 방식이 아니라, 크리에이터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결과물을 만드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리복과 농구 인플루언서 ‘마스터욱’의 협업도 좋은 예시다. 농구 인플루언서인 마스터욱은 서울 삼성 썬더스 농구단과 협업한 컬렉션에 참여했다. 마스터욱은 컬래버 컬렉션을 시작 단계부터 공동 기획했다. 이 사례 역시 마스터욱이 리복의 제품을 단순히 착용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제품 기획에 진심을 보여주고, 이 진심이 브랜딩에 관여한 좋은 케이스로 보인다.

© 워프코퍼레이션 © 리복

브랜드의 공동 창작자, 협업의 가치에 주목하라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협업은 이제 산업 전반의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과거의 협업이 단순히 인지도 확장이나 노출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브랜드의 세계관을 함께 구축하고 새로운 소비 문화를 만들어가는 파트너십의 형태로 발전했다.

크리에이터는 더 이상 광고의 도구가 아니라 브랜드의 공동 창작자이며, 팬덤과 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매개 역할을 한다. 이들은 브랜드가 다가가기 어려운 커뮤니티 안으로 진입하게 하고, 소비자의 일상 언어 속에 브랜드를 녹여낸다. 산업계는 이 변화를 통해 홍보의 방식이 ‘의미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협업의 가치는 매출보다 관계, 일회성 캠페인보다 지속 가능한 대화에 있다는 걸 잊지 말자. 또한 브랜드의 언어를 크리에이터의 맥락 속으로 번역하고, 크리에이터의 진정성을 브랜드의 자산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성공적인 협업은 노출의 양이 아니라 공감의 깊이에서 결정된다. 이는 오늘날 스포츠 산업이 브랜드 정체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진화시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시대는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대중이 함께 만들어 간다. 수평적 사회 구조와 뉴미디어가 가져온 소통 방식의 변화를 더 발전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길 바란다.